이 연구의 목적은 네덜란드 안락사법의 입법과정을 분석하고 그 특징 및 함의를 찾 아보는 것으로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네덜란드 안락사 비 범죄화, 즉 안락사 인정 요건은 다양한 안락사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례를 통하여 구축되었다. 둘째, 네덜란드는 임신후기 낙태 및 영아 안락사 비범죄화를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안락사법에서 포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셋째, 네덜란드는 1세에서 12세 미만 아동 안락사 비범죄화를 장관 부령으로 규정함으로써 아동 안락사 가 죽음으로 가는 미끄러운 경사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인다. 넷째, 네덜란드의 왕립의학협회를 포함한 의료계는 안락사법 제정 및 아동 등의 안락사 비범죄화 제도 개선에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하여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다섯째, 네덜란 드는 중증 노인성 질환, 치매 등을 치료 불가능한 질병으로 간주하고, 안락사를 허용 함으로써 안락사의 비범죄화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여섯째, 네덜란드는 의사가 시행 하는 안락사와 조력사망일 경우에만 비범죄화함으로써 안락사의 의학적 판정을 존중한다. 일곱째, 네덜란드는 의사의 안락사 시행의 적정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심사위 원회를 두어 안락사 비범죄화의 남용을 억제한다. 네덜란드의 안락사법 입법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함의는 안락사법상 명확한 안락사 또는 생명종료 요건을 규정하고, 안락사 요건 및 적절성 심사에 대한 의료계의 적극적 인 의견 표명, 아동의 안락사 의사결정의 존중 여부, 노인성 중증 치매의 안락사 허용 여부, 안락사의 적절성 여부를 심사할 심사기구 설치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충실하 게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소극적 안락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지 죽음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를 벗어나 하나님에 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기독교 관점에서 죽음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식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안락사 는 자연사가 아니다. 환자로 하여금 편안하고 쉽게 죽고, 가정의 사회경 제적인 비용을 절감한다는 함의를 가지고 있음에도 비자연적인 죽음은 허용돼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성경에서 기록되어 있는 대로 하나님에 의해서만 허용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세 가지의 관점으로 검토되었다. 첫째, 안락사는 어떤 경우에도 고통을 절대적인 악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단지 고통을 경감하 기 위한 죽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환자의 극단적인 고통이 계속되고 그의 가족이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가장 최선의 대안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적절한 대안은 환자가 죽음 과 하나님의 의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준비된 경우 호스피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독교윤리는 생명경시사상을 불식하기 위한 조건 하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의학적인 윤리 조건은 안락사를 포함하여 확립되어야 한다. 이 경우에도 하나님의 주권과 생명의 존엄성은 깊이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 셋째, 환자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고 사망에 임박해 있는 경우, 우리 사회는 가정의 경제적인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따라서 의료적인 비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더욱 더 중대한 방법으로 논의되어야 하고, 건강보험제도는 의료보험 혹은 공공부조제 도를 포함하여 환자 혹은 가정을 위해 그 제도의 재구조화와 관련하여 개선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소극적인 안락사에 관한 학제적인 연구를 토대로 하고 있고 선교적인 실천방안의 관점에서 방향성 혹은 대안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때보다 안락사 법제화에 관한 논의가 뜨겁게 일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 각국의 논의와 관련 법제 및 판례를 검토하고 그 시사점을 찾아보는 것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 나치정권에 의해 안락사라는 명분하에 자행된 학살행위의 경험 때문에 안락사는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기 보다는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사고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부터 주로 소극적 안락사를 긍정하는 연방대법원의 결정들을 계기로 안락사의 의미와 그 허용범위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안락사를 법제화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도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2009년 6월에는 연방의회에서 사전지시서에 관한 법률(Gesetz zur Patientenverfgung)이 통과되어 동년 9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처럼 안락사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던 독일에서의 논의와 최근 판례 및 입법의 경향은 우리에게도 참고할 만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헌법상 안락사는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기본권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인정할 경우 국가는 어느 범위까지 이를 제한할 수 있는가,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와의 관계에서 생명의 침해에 대해 국가는 어떠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생명의 처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인간의 생명에 관한 중요한 문제이며 또한 현실적으로 남용 내지 악용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 조건 및 한계와 제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며, 관련된 이익을 엄격하게 형량하여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상이한 조건 하에 매우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안락사에 대해 헌법적으로 상세하고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안락사와 관련된 분쟁은 일차적으로 법원에서 다루어지게 되는 만큼 자기결정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것 역시 법원의 몫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안락사의 문제는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사항이 될 뿐만 아니라 공개된 토론과 타협을 거쳐 사회적 합의에 의해 확정되는 것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분쟁의 해결이 법원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로 정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기하고 남용 내지 악용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입법의 틀은 물론 헌법적 관점에서 설정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