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는 한국의 첫 번째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벤치마킹 할 모델로서 주목하고 있다. 그 때문에 KIST가 어떻게 설립되었고, 운영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KIST 모델’의 구축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KIST는 5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새로운 연구소를 세워 자국의 과학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개발도상국에게는 현재의 KIST가 아닌, 역사적 궤적을 통해 재구성한 설립 초기의 KIST 모델이 필요하다. 이 글은 1966년 설립에서 KIST가 한 국 사회에서 안착하여 성공적인 연구소로 인정받았던 1980년까지를 대상으로 KIST 모델의 형성과 변천을 추적해보고자 한다. 특히 중장기 산업정책 수립 등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KIST가 한국사회에 미친 기여를 정확히 이해해볼 것이다. 동시에 KIST가 거둔 성취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 요소를 확인함으로써 KIST 모델의 이식 성공 가능성을 높여 보겠다.
본 연구는 국가혁신체계가 구성되지 않은 1970년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육성 된 조선산업의 성공요인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한국 조선산업 초기 발전 과정의 성공요인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의 연구원들이 역할을 강조한다. 고급인력 유치 정책으로 귀국한 연구원들은 산업 육성 과정에서 산업의 구축자로서 모습을 보여주었 으며, 김훈철 박사는 조선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도입을 통한 혁신을 시도하였고, 그 과정에서 게획 및 조사, 그리고 공급자와 교섭 단계에서 산업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위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연구의 결과를 통해 제시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의 기여는 개발도상국이 새로운 사업의 육성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산업 육성 인력이 수행해 야 하는 역할을 미시적인 관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다양한 자료를 수집ㆍ활용하여 초창기 한국과학기술연구소 (KIST)가 한국 철강공업에 기여한 바에 대해 분석했다. KIST의 철강공업에 대한 가장 중요 한 기여로는 1969년에 있었던 신사업계획의 수립을 들 수 있다. 신사업계획은 종합제철사업 계획 연구위원회가 마련했으며, KIST의 김재관과 윤여경이 이를 주도했다. 신사업계획은 규 모의 경제, 설비의 구성, 제철소의 확장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우수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신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한국은 일본과의 협상을 추진하여 포항제철소 건설사업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 포항제철의 공식 기록은 오랫동안 신사업계획을 KIST가 주도했다는 점에 대해 언급 하지 않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이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KIST의 연구진이 신사업계획을 주도했다는 점은 KIST의 주장에 머물지 않고 포항제철도 인정하는 사실이 되었다. 신사업계획의 수립 이외에도 KIST는 일본과의 실무협상 추진, 제철소 운영에 대비한 예비조사, 일본 기술자를 활용한 기술자문 등을 통해 포항제철소 건설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이처 럼 KIST의 한국 철강공업에 대한 기여는 계획수립, 실무협상, 기술지원 등을 망라하는 총체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이에 반해 기계공업, 조선공업, 자동차공업 등과 같은 다른 중공업 분야의 경우에는 KIST의 역할이 주로 계획수립의 차원에 머물렀던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날 세계 5위의 생산 규모로 성장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 대한 논의는 1976년 우리나라 최초의 승용차 고유모델 ‘포니’를 개발한 현대자동차 고유의 추격 전략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포니’ 개발 당시 정부의 ‘장기 자동차공업 진흥계획’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1974년 수립된 ‘장기 자동차 공업 진흥계획’의 주요 내용을 심층고찰하고, 이전 정부 정책과의 비교를 통해 본 계획의 의의와 ‘포니’ 탄생에서의 역할을 제시하였다. 연구결과 본 계획은 자동차 산업에서의 외국모델 기반의 소규모 부분조립생산 체제가 가지는 기술학습과 산업 성장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대량생산 체제 도입을 위한 고유모델 개발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이의 효과적 실행을 위해 완성차 업체의 고유모델 개발을 전제로 한 해외 차관 보증 지원, 승용차의 인테그랄 아키텍처 특성을 고려한 부품 게열화 지원, 수요 창출을 위한 세제 및 관세 개편, 경제성 분석, 외부 지식기반 정보 제공 등 상당히 정밀하면서 총체적인 정책 지원을 포함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본 계획에 대한 완성차 업체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서 제출을 유도함으로써 본 계획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 간 상호 신뢰 구축은 물론 추진 의지를 확인하고, 기업 내부의 반발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16번째로 자동차 고유모델을 보유한 나라가 되었으며, 이에 힘입어 부품 국산화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성공하였다. 현대자동차 또한 내수시장 석권은 물론 해외 수출에 성공하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비약적 성장을 견인하였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초기 성장 과정에서의 정부의 역할을 심층 고찰하였다는 점에서 후발국 산업 추격 이론에 대한 심화와 함께 정책 수립에 대한 중요한 함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급속한 경제발전은 많은 국가에게 여러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특히, 경제발 전 초기에 KIST설립을 통해 산업발전의 초석을 쌓은 일은 한국 산업발전의 성공요인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그동안 KIST사례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었지만 기술경영 관점에서 KIST의 성공요인을 이론적인 분석틀 안에서 체계적으로 사례연구를 진행한 사례는 많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역동적 역량과 혁신시스템 이론을 기반으로 KIST사례에 대한 정책적 요인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특히, 산업정책, 과학기술정책, 인력정책을 토대로 KIST의 기술적 역량과 혁신시스템 내 조직적 역량을 통해 산업발전을 이룬 성공요인에 대해 심층적인 사례 분석을 실시하도록 한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정책과 산업발전에 대해 정책적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관련 문헌들에 대한 내용분석과 분석적 서술을 통해 1960-1970년대 우리나라 중공업발전 사례에서의 발전모습을 산업추격관점에서 분석해보고, 그 과정에서의 KIST의 역할을 재조명하였다. 중공업 발전 초기 단계에서 우리나라는 국가 주도의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롭게 요구되는 산업추격전략이 필요했다. 산업추격전략에서는 개별 기업의 기술학습능력 보다는 국가 수준에서 산업 전반을 고려한 산업 설계역량이 필요 했으며, KIST 그러한 산업기획 및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산업계획가로서 역할을 했다.
산업계획가는 ‘국가 경제발전을 위하여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분석하여 국가 수준에서 산업을 설계,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 또는 기관’ 이라고 정의 할 수 있으며, KIST는 ① 산업발전을 위한 필요 범용기술의 인지와 기술선택, ② 전후방 효과에 대한 분석과 가치사슬 설계, ③ 다학문 융합적 사고 또는 다분야 집단지식의 발현, ④ 사명감 및 애국심에 의한 동기부여 등의 역할 및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