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19세기 말의 세기 전환기 혹은 20세기를 벗어나 16-17세기 음악의 그로테스크를 탐 구한다. 우선 그로테스크가 만연할 수밖에 없었던, 혼란과 격변의 16세기 유럽의 시대적 배경을 살핀다. 신대륙 발견과 종교개혁이라는 근본적 질서 재편의 시기, 그 혼돈의 중심에 있던 베네치 아에서 카니발 기간을 위해 작곡된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포페아의 대관≫은 여러 면면에서 그 로테스크를 뚜렷하게 담아낸다. 극심히도 부도덕한 사랑의 주제, 이러한 사랑이 신에 의해 옹호되 는 서사는 분명 인간의 삶에서도, 예술 작품에서도 이질적이고 불편하다. 한없이 진지하고 비통한 극적 전환점에서는 대칭구조가 사용되나, 그 틀 안에는 우스꽝스럽고 외설적인 쥬스티니아나의 구성이, 대칭의 가장 중심에는 유쾌한 춤곡 리듬이 자리한다. 또한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영향을 받아 진지한 서사를 단절하는 라찌적 장면이 삽입된다. ≪포페아의 대관≫에는 여러 층의 그로테 스크가 포개어져 있는 셈이다.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혼란과 당황스러움, 놀라움, 기이의 ‘그로테스 크들’과 그것들을 담아내는 견고하고 균형적인 구조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포페아의 대관식》에 등장하는 포페아와 옥타비아는 둘 다 로마 제국의 5대 황제였던 네로의 부인이었다. 오페라에서 두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실제보 다 추악하게 왜곡되었는데 이것은 이 작품이 완성되고 초연되었던 베니스 공화국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고대 로마 역사가인 타키투스, 수에토니우스, 디오 카시우스의 원전을 살펴보고 여기에 기록된 포페아와 옥타비아의 실제 모습과 오페라 속의 모습을 비교 분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