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와「약한 자의 슬픔」은 발표된 시기와 문화적 배경이 다름에도 불구 하고, 근대화 시대의 상징 권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근대의 상징 권력 하에서 여성은 여전히 쉽게 타자로 간주 된다. 주체적 존재로서의 여성의 삶은 사랑과 종교 담론에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된다. 두 작품 속에 나타나는 주인공인 테스와 엘리자베트가 꿈꾸는 낭만적 사랑은 근대화 시대의 상징 권력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궁극적으로 사회의 상징 권력에 대한 개인적 태도에 따라서 미래의 삶에 대한 양상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두 작품의 비교는 과거를 통하여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기획 하는데 문학적 지혜를 제공한다. 위기에 놓인 인간의 주체적인 삶에 대한 모색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근대, 근대화, 탈근대라는 역사의 진행 과정에서 각 시대의 상징 권력을 뛰어넘음으로써 참된 사랑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때 사회적 상징 권력에 종속되거나 패배하지 않고 개인의 행복을 꿈꿀 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다는 점을 두 작품은 보여준다.
하디가 인식한 신이란 그 존재가 회의적이거나 존재한다 하더라도 인간사에 관심이 없거나 오히려 적대적인 존재이다. 『쥬드』는 이상적 신의 부재에 근원 한 염세주의 사상과 죽음의 문제를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재현함으로써 인간사 의 잔혹한 현실을 형상화한다. 하지만 상세한 텍스트 분석은 이 작품이 비극의 틀 안에서 아이러니에 의해 형성되는 희극성을 지닌 작품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대조의 양상에서 형성되는 희극성은 현실과 이상의 대조로 인한 인물간의 대립 과 삶의 부조리를 상징적으로 재현한다. 이점에서 텍스트에 내포된 희극성은 독자로 하여금 희극과 비극의 모호한 경계선 위에서 작품의 비극적 의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장치로서 작용한다. 결국 『쥬드』에 나타나는 비극성 속의 희극성은 희극적 완화(comic relief)로서 극적 효과를 높인다. 희극적 완 화의 효과는 작품에 나타나는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라는 주제의 측면뿐 아니라, 이상적 신의 부재로 인한 냉혹한 우주 속에서의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현실 의 부조리라는 비극적 효과를 강화시키며 작품의 비극성을 끊임없이 재음미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은 변화와 역설의 시기였다. 왜냐하면 과학과 기술과 관련하여 발전과 업적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서로 상반되는 생각들이 공존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 당시엔 물질주의와 반물질주의, 세속화와 영성, 과거와 현재 등이 복잡하고 미묘하게 서로 얽여 있는 시대였다. 한편으로 문명과 삶이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었지만, 동시에 퇴보라는 생각도 공존하였다. 특별히 챨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라는 책은 아마도 새로운 세상, 그리고 발전과 진보라는 희망을 상징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러한 희망 안에서 퇴보라는 느낌도 겪어야 했다. 토마스 하디의 비천한 주드라는 작품을 보면, 주드와 슈라는 두 등장인물 안에서 그러한 측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특별히 이 두 등장인물을 통해서 다뤄지는 종교와 여성의 문제에 관하여 빅토리아 시대의 문맥 안에서 이 작품을 고찰하고자 한다. 두 인물은 교육과 여성성과 관련하여 나름대로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엔 실패로 돌아간다. 그들의 실패는 하디의 비관론적 차원에서 퇴보를 암시한다.
개종 이후 T. S. 엘리엇은 문학 평가에 있어 엄격한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면을 강조한다. 낯선 신을 찾아서: 현대 이단의 입문서에서 엘리엇은 도덕가로서 ‘전통,’ ‘정통,’ ‘이단’ 그리고 ‘모독’이란 비평의 개념을 전개시키면서 현대 문학의 효용성을 평가한다. 토마스 하디는 불가지론자, 무신론자로서 여러 시를 통해 하나님을 부정하고 구원을 거부하고 예수님의 존재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표현한다. 엘리엇은 전통적인 종교적 신앙인 기독교 정통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고, 자유주의적 윤리나 종교, 퇴폐적인 감상주의, 기괴함 그리고 악마적인 요소를 시에 드러내며 자신만의 ‘낯선 신’이나 신화를 찾는 하디를 낯선 신을 찾아서에서 ‘이단’으로 공격한다. 본고에서는 하디의 시를 통해 “믿음의 징조”인 ‘모독’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 그의 이단성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