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로부터 핵연료 물질(예: 차세대형 원자로의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과 초우라늄원소군(TRU)을 분리, 회수하기 위한 파이로 처리공정(pyroprocess) 시설의 개념설계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시설의 목적은 공학적 실증시험을 통하여 상용 규모의 확대(scale-up) 자료를 확보하는 것과 운전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고 그 용량은 비교적 작은 공학적 규모인 20 kg HM/batch 로 설정하였다. 처리 대상 핵연료로는 경수로의 전형적인 핵연료 형태인 3.5 % 농축우라늄, 35,000 MWd/tU 그리고 5년 냉각시킨 경수로 사용후핵연료를 선택하였다. 본 개념설계연구에서 고려한 주요 항목은 차폐셀을 포함한 파이로 처리공정 시설의 배치, 공정 운전에 대비한 시설 안전 관리, 방사선 안전, 차폐셀 내 불활성 분위기 관리, 연료 물질의 계량 관리, TRU 제품의 핵임계 관리 등이다.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근거하여 현재 운영중이거나 계획중인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할 사용후핵연료의 양과 특성을 추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고려된 대상 특성은 핵연료집합체에 대한 제원, 핵연료봉 배열, 무게, 235U 초기 농축도 및 방출연소도이다. 이들은 파이로공정 시설을 설계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2077년말까지 가압경수로 사용후핵연료의 예상발생량은 약 23,000 tU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5U 초기 농축도 4.5 wt.% 이하를 갖는 사용후핵연료의 비율은 전체 발생량의 약 95%를 차지할 것이며, 16×16 배열을 갖는 핵연료집합체는 74%를 차지할 것 같다. 현재 사용후핵연료의 평균연소도는 45 GWd/tU인데 반해, 2010년대 중·후반 이후 발생할 사용후 핵연료의 평균연소도는 55 GWd/tU이 될 것 같다. 이상의 결과에 따라 파이로공정 시설의 설계를 위한 기준 사용후핵연료를 도출하였다. 예상 사용후핵연료는 21.4 cm × 21.4 cm의 단면적, 453 cm의 길이, 672 kg의 질량, 4.5 wt.%의 235U 초기 농축도 및 55 GWd/tU의 방출연소도를 갖는 16×16 한국표준형연료가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