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은 2013년 5월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한국인에 의한 자생적 민간단체로 100년의 역사를 지닌 단체는 흥사단이 유일하 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수명을 다하고 시들어가는 조직이 아니라 현재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며 미래를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 100년은 민족사를 통틀어 가장 극심한 수난과 격변의 시기를 겪으며 세계가 괄목할 압축 성장을 이룩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흥사단은 민족과 더불어 영욕을 함께 하며 시대의 문제를 안고 씨름했다. 국권상실기에는 국권회복을 위하여, 광복 후에는 조국의 부흥과 재건을 위하여, 군부독재와 산업화 시기에는 민주화를 위하여, 민주화 이후에는 성숙한 시민사회 건설을 위하여 다양한 활 동을 해왔다. 그러나 흥사단의 다양한 활동은 어느 시기에나 외부의 도전과 내부의 갈등이 존재했다. 그러한 도전과 갈등은 대부분은 시대적 상황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흥사단 내부의 갈등 역시 목적 과 이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거나 인격훈련과 현실참여의 문 제에 대한 견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흥사단운동에 대한 평가 역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25일 창립 100주년기념 심포지엄에서도 ‘흥사단운동 100년의 민족사적 의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 밖에도 흥사단운동의 역사적 의의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부분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졌다. 특히 도산학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사에 있어서 도산과 흥사단의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 졌다. 반면 해방 후의 흥사단의 활동에 대한 객관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흥사단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내일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난 100년에 대한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하여 흥사단만이 가진 강점을 찾아내어 그 토대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그동안 논의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좀 더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를 시도해 보고자 한다. 먼저 지난 100년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흥사단이 민족사에 무엇을 공헌했는가를 짚어보고, 흥사단의 한계와 과제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해방 후 도산 안창호에 관한 연구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는 전기나 평전, 전집, 자료집, 논문집 등 다양한 형식으로 출판되었다. 전기는 1947년에 출판된 이광수의 도산 안창호가 판을 거듭하면서 오랫동안 가장 널리 읽혀지고 활용되었다. 그 후 1963년 주요한에 의하여 편찬된 안도산전서는 비교적 과학적이고 객관적 입장에서 생애와 사상, 그리고 일기와 연설문, 서간문, 회고록, 논문 등 그때까지 수집된 자료들을 망라한 저술로 초기의 도산 연구에 많은 기여를 했다. 2000년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에서 독립기념관에 보관된 새로운 자료들을 추가하여 그때까지 수집된 거의 모든 자료를 총망라하여 전질 14권으로 된 島山安昌浩全集을 편찬하였고, 이어서 2005년에는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의 지원으로 도산학회에서 전질 22권의 미주국민회자료집을 편찬하여 도산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본 연구는 그동안 이루어진 연구 성과 중에서 도산의 교육사상 및 교육활동과 관련된 연구 성과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연구 과제를 생각해보는데 목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연구 성과라고 하면 1차 자료의 발굴과 해석 및 창조적 재구성 결과를 의미한다. 교육과 관련된 도산 연구는 1차 자료와 기존의 연구물을 토대로 한 2차적 작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서는 대학원의 학위논문과 학술지 혹은 학회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을 대상으로 분석하기로 했다. 따라서 잡지나 단행본의 일부로 실린 수필형식의 짧은 글은 제외하고 주(註)를 포함한 논문의 형식을 갖춘 것만을 대상으로 하기로 했다. 물론 기러기를 비롯한 잡지류에 게재된 수필 형식의 짧은 글이라도 귀중한 연구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많은 경우 이런 글은 다른 연구 논문과 중복될 가능성이 많아 여기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또한 ‘교육사상에 관한’ 연구를 어떻게 한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도산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학문 영역별로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논문의 주제에 ‘교육’이라는 용어가 포함되어 있는 연구물을 원칙으로 하고, 주제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연구자가 교육학 전공자이며 그 내용이 교육에 관한 연구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한 ‘교육사상’은 좁은 의미의 사상(철학)에 국한하지 않고 도산의 교육에 관한 생각과 주장 및 교육적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연구물은 그동안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문헌 목록과 최근 이명화 박사가 종합 정리한 자료목록, 국립 중앙도서관 및 국회 도서관의 자료 검색을 종합하여 작성하였으나 여전히 누락된 것들이 있을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까지 도산의 교육사상에 관한 연구는 주로 겉으로 드러난 행적과 업적을 바탕으로 평면적인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는 도산의 모든 활동을 넓은 의미의 교육활동으로 보고 그러한 운동을 가능하게 한 내면의 교육사상, 즉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을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그러기 위하여 20세기 이후 현대의 진보적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듀이의 교육관을 기본적인 틀로 사용하고자 한다. 듀이는 프래그머티즘의 철학을 집대성했을 뿐 아니라 그 사상을 토대로 진보주의 교육운동을 주도했으며 수많은 저작을 남겼다. 그 중 38세(1897년)에 작성한 ‘나의 교육신조(My Pedagogic Creed)’는 비교적 초기에 자신의 교육관을 5개 영역으로 나누어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신념을 피력하는 형식으로 서술하였다. 그 5개의 질문은 ①교육이란 무엇인가? ②학교란 무엇인 가? ③교재란 무엇인가? ④교육방법이란 무엇인가? ⑤교육과 사회진보 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다. 그리고 1916년에 출판된 민주주의와 교육은 모두 26장(chapter)에 걸쳐 새로운 교육이 추구하는 방향과 과제를 전통적 교육과 대비하여 폭넓게 논술한 대표적 저작으로 그의 교육사상을 집대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도산의 교육관을 듀이가 제시한 5개 영역을 기본 틀로 하여 듀이가 시종일관 강조하고 있는 새로운 교육 관에 비추어 분석해 봄으로써 도산 교육관의 본질을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