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상상과 관련된 이론을 상상의 속성, 상상력 발휘의 조건과 관건, 상상력과 언어표현의 관계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유협이 <文賦>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론을 전개했음을 볼 수 있다. 창작의 경로를 思→意→言로 인식한 점도 그러하다. 그 중 상상력 발휘의 조건을 허정(虛靜), 학문(積學), 이치(酌理), 독서와 연구(硏閱), 정취(馴致)로 세분화한 점이나 상상력의 관건을 통솔하는 요소로 志氣를 제시한 점 등은 육기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킨 부분이다. 두 사람의 이론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본 논문은 육기가 창작자의 시각으로 문학의 문제에 접근했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육기는 창작의 고통을 깊이 체험하고 <文賦>에서 상세하게 묘사했다. 유협은 상상의 근본원리에 대해 분석하고 이론적으로 접근했지만 육기는 불가지의 영역으로 인식했다. 오히려 상상이 막혔을 때의 고통에 대해 묘사했다. 이런 특징은 문체론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나는데 유협이 뚜렷한 기준을 설정하여 문체를 구분하고 각 문체의 특징을 상세하게 서술하는데 중점을 둔 반면 육기는 문체운용에서의 임기응변과 창조성을 강조했다. 역시 창작자의 입장이 투영된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두 사람의 이론이 문학의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