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데렉 마혼의 시 세계가 역사에 대한 시인의 죄의식과 시인의 책임감을 거쳐 예술의 자율성에 대한 추구로 발전되었음을 고찰한다. 첫째, 마혼은 개신교도로서 북아일랜드 사태에 대한 죄책감을 경험하는데, 이것이 그의 시의 기저를 이룬다. 둘째, 이러한 죄책감에 기인하여 마혼은 아일랜드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 희생된 이들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며 시인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마혼은 엑프래시스의 독특한 시적 형식과 빛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초월성 및 예술의 자율성을 추구한다.
『담예록(談藝錄)』은 첸중수(錢鍾書, 1910-1998)의 문예비평서이자 중국 최초의 중서(中西) 비교 시학서이다. 첸중수는『담예록(談藝錄)』집필 과정에서 동서고금의 문예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현상 및 쟁점을 정리, 그 속의 오류를 밝혀내어 학술적으로 바로 잡고자 했다. 또한 방법론적으로는 중국과 서양의 고전 및 문예이론에 대해 상호 비교(參較), 상호 참조(參互)를 진행하여 동서고금의 문예 전반을 포괄적으로 아우르고자 했다. 이에 근거하여 본 논문은 크게 ‘감상(appreciation)’과 ‘평론(critic)’의 문예학적 시각을 통해 양자(兩者)의 접점이『담예록』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첸중수 학문 연구의 궁극적 지향점인 ‘시심(詩心)’과 ‘문심(文心)’ 의 ‘보편적’인 ‘문예심리(文藝心理)’가 『담예록』에서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고찰하여 학자 첸중 수와 그의 학문에 좀 더 다가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보고자 한다.
이 논문은 퇴계의 한시에 나타난 ‘졸박’의 미의식을 탐색한 논문이다. 퇴계는 약 2000여수의 시를 남겼다. 그의 시 대부분이 산수 자연을 노래한 전원시 경향을 드러내고 있으며 시의 소재도 노송, 오두막, 학, 물고기, 매화, 달, 연못, 연꽃, 대나무, 바위, 시내, 누정 등 소박한 정감을 드러내고 있다. 퇴계의 한시에는 산수자연의 생활체험과 예술감각이 교융된 졸박(拙樸)의 미학이 드러나고 있다. 퇴계의 강호가도는 도산십이곡을 비롯하여 도산잡영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있으며 퇴계는 도산을 졸박의 미학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퇴계의 산수시, 매화시, 愛蓮詩, 누정시, 등 시 전반에 걸쳐 졸박의 미학이 감지되고 있다. 그의 시를 통해 졸박의 미학을 탐색하여 퇴계시에 대한 감상의 폭을 넓히고자 하였다. 졸박! 이것은 퇴계의 자연시 창작의 미학 이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