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60년대 이청준 소설을 프로이트 정신분석학과 아도르노 비판미학과의 관계 속에서 탐구하였다. 의학지식의 대중화를 통해 문학 분야에 적극 유입 됐던 프로이트 정신분석학과 한국 지식담론장의 비판인식에 영향을 끼쳤던 아도르노 비판미학이 어떻게 구조화되었는지를 탐구한 것으로 이를 통해 구원의 서사로서 이청준 소설이 갖는 의미를 해명하고자 했다. 이청준 소설은 이윤의 목적성에 훼손된 근대의 부정성을 공격하며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로운 무목적적 미의 세계를 유토피아로 투시한다. 현실에 대한 분노를 가학적 공격성을 통해 표현하는데 여기에 문화지식이 중층적으로 개입된다. 타나토스의 본능을 위험한 충동으로 부정한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이 고통으로만 구원이 투시될 수 있다고 강조한 아도르노 미학을 경유하여 비판적으로 전유되고 있다. 소통과 화해 대신 분노와 불화를 통해 구원을 모색하는 것으로 격자소설 양식, 성찰적 서술자 운용, 거짓말과 말없음 등 전통 문법을 해체하는 형식적 고안들도 비판미학과 연결된다. 이를 통해 문화지식담론을 전유하며 유토피아를 희구한 이청준의 구원의식과 사회의식이 온당하게 이해되며 70년대 이후로 비판미학의 수용 시기를 진단한 연구도 재론될 수 있다. 이론이나 잡지와 함께 소설은 문화지식 수용의 텍스트로 의미를 가지며 그러한 점에서 60년대 이청준 소설은 아도르노미학 수용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The Science and Religion is a Christian apology that was written in response to the intellectual discourse of the 1920s, when materialistic socialism was rapidly propagated to intellectual youth as scientific discourse. Van Buskirk, a professor at the Severance Medical Research Department, combines the ideology of science, which was a qualification for knowledge, with Christian doctrine. In this way, Buskirk's text constitutes a Christian social evolution theory. Specifically, the narrative frame of Darwinism, which had already been approved by science, is dedicated to selectively combine the doctrine of salvation, soul, love, and sacrifice. With this, it criticized the materialism and the mechanical determinism of materialistic socialism which has emerged as a dominant discourse, and built a discourse that would cope with it. It thus provides an important key to identifying the role of Christianity in the formation of knowledge discourse in the 1920’s.
한무숙의 『만남』은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문학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천 주교의 전래와 그 과정에서의 고난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런데 작품 에서 천주교는 물론 탄압의 주체인 유교, 그리고 불교와 무속까지 ‘모순적 공존’ 을 보여주고 있다.『만남』에는 관조와 초월의 시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데 대 상과 거리를 두고 사심 없이 바라보는 미학적 향유로서의 관조를 통해 현상이 대립이나 갈등보다 ‘아름다움’으로 인식된다. 또 세계를 불가항력적인 힘에 의해 지배된다고 보는 초월의 시선으로 조망함으로써 주술적 신비를 인정하고 인위적 인 혁신보다 현존하는 제도와 윤리를 수용하게 된다. 이러한 두 개의 시각은 한 무숙 문학의 중요한 미학적 특징으로 가부장적 억압을 자학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극복하고자 했던 작가의 체험과 연결된다. 작가는 결혼 후 전통적 인습으로 인해 자아 상실을 경험하지만 정면의 도전보다 억압적 요구를 철저히 수행함으로써 비판적 항의를 실현하는 역설적 저항을 보여준다. 경계를 무너뜨리거나 이탈하 기보다 안에서 억압을 철저히 수행함으로써 모순을 통찰하는 밖의 시선을 확보 하게 된 것으로 경계의 안과 밖을 가로지르는 시각을 통해 인식적 저항을 실천 하고 있다.
손창섭 소설은 장애인물이 특징적으로 많이 등장하며 그러한 점에서 그의 소 설은 ‘병리적,’ ‘병적,’ ‘장애소설’로 지칭되었다. 기존의 논의들은 장애를 반사 회, 비도덕, 불건강한 것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작가 개인의 전기나 전후라는 사 회적 알레고리로 해명하고 있다. 따라서 장애를 통해 말하고자 의미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분석되지 않았는데 이 글은 장애 인물의 시각에서 손창섭 소설을 살 펴보았다. 손창섭 소설은 ‘같은 인간’의 시각에서 주류 사회의 가치를 추종하는 인물을 불건강한 인물로 배치함으로써 ‘건강’과 ‘건전’의 신화를 전복한다. 미결 정의 시각에서 양자의 경계를 무화시킴으로써 자본주의적 근대의 속물성을 공 격하고 있다. 또한 언어와 시선이 구성하는 폭력성을 간파하며 하위 배치된 영 역에 대한 공감과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제도권 언어가 자기중심적 이기성과 폭력성에 물들어 있음을 비판하며 불구/신체를 가진 장애 인물들의 신음과 목소 리를 적극 복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손창섭 소설은 장애를 통해 중심 권력과 지배 담론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주변화 된 존재에 대한 공감을 촉구하 는 타자의 윤리를 담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고는 정연희가 기독교를 수용한 70년대 중반 이후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기독교 윤리가 구조화되는 방식을 해명하였다. 외형적으로 이전의 사회비판 소설과 동일한 형태를 취하지만 인식과 구조, 미학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이들 작품에서 종교적 윤리성이 구성되는 방식과 내용, 윤리적 실천 양태를 작품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정연희 기독교 소설은 그동안의 폐쇄적, 특권적 내면에서 벗어나 타자와의 공감을 회복하면서 사회적 윤리성을 구성하게 된다. 이후 신의 시선을 내면화한 자아가 그 시선으로 자아와 세계를 인식하고 비판하는데 신에 속하지 않은 대상에 대해 분노, 질타하면서 질타의 초점을 인간의 욕망에 맞추고 있다. 이는 욕망을 문명적 창의의 긍정적 에너지로 추앙했던 이전 소설들과 극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정연희 기독교 소설의 중요한 변곡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분노, 불안, 공포가 고압적으로 노출되면서 사회비판 소설의 서사적 객관성을 넘어서는데 이는 현재의 부정성을 통해 미래의 종말을 계시하려는 묵시록적 서사를 취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창작을 통해 멸망의 징후를 예고하려는 종교적 실천의 결과인 것으로, 부정성을 부정함으로써 최후의 멸망을 부정하려는, 역설적 긍정을 내재한 미학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