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중학교 『한문』 교과서의 漢詩 수록 양상을 분석하고, 한시 작품 해석상의 주의 사항 몇 가지를 제시한 것이다.
중학교 『한문』 교과서에 수록된 한시를 놓고 진행한 분석을 통해, 한문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가장 유효하게 달성할 수 있는 교수-학습 재료가 바로 한시임에도 불구하고, 한시 텍스트는 絶句 위주의 매우 적은 수량이 수록되어 있으며 작품 해석도 또한 미진한 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교과서의 한시 수록은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과거 한문학에서 한시가 차지하였던 실상과 어긋난다.
한시교육 종사자들은 한시교육의 이론과 실천을 점검하여 한시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안팎으로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밖으로는 한문교과의 수업 시수를 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안으로는 한문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더욱 많은 명편의 한시 작품을 수록하고 보다 유효한 교수-학습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 국가의 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현하 는 데에 이바지하게 하는 함”이라는 목적 달성에 부응할 때 한시교육의 이론과 실천은 강화될 수 있다.
한자·한문을 공부하기 시작한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난관으로 작용하는 사항이 있으니, 바로 자전을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이다. 자전을 익숙하게 사용하 는 방법의 터득은 일정 기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자전의 사용법 그 자체를 놓고 공부해야 하는 현상은, 다른 외국어 자전을 사용할 때에는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이는 3천여 년의 장구한 역사를 지닌 한자의 특수성에서 비롯한 문제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요즈음 학생들이 자전을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기에는, 주위 환경이 30여 년 전과 비교하여 매우 불리하다. 전자 사전이 널리 보급되고 또 인터넷망이 발달함 으로써 전통적인 책자 자전의 사용률이 저하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스마트폰의 확산에 따른 다양한 ‘자전’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로 인하여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 상된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의 변화는 학생들에게 자전의 활용 방법을 안내해줄 필요가 생겨났다. 곧 자전을 통한 한자 학습이 전자사전 등 여타의 도구를 사용한 한자 학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장점을 지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도 록 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비록 자전 사용 방법의 습득이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이를 장악하여 익숙히 사용하는 능력을 배양해주어야 한다. 자전을 활용하지 않고 한자를 학습할 경우 모호한 정보로 인하여 한자에 대한 이해가 잘못되고 학습 의욕이 저하되는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자전을 사용하고 자 할 때 자음색인, 총획색인, 부수색인을 이용하는 세 방법 모두가 그다지 쉽지 않은 일임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자·한문 학습자는 자전을 사용하여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에 자전의 구성 면모 서문, 범례, 본문, 부록, 색인 등을 소개하 였고, 마지막으로 자전의 효율적 사용 방법을 모색해 보았다. 자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구체적 방법으로는, 분류수록 체계의 장점을 활용 하는 방법, 의항의 관계에서 파생 원리를 터득하는 방법, 표제어의 숙독을 통해 어휘력을 신장하는 방법, 용례와 어휘에서 전통 문화에 대한 흥미를 진작시키는 방법 등 네 가지를 제시해 보았다. 『論語』에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장인이 자기 일을 잘하고 싶으면 반드시 먼저 그 연장을 예리하게 갈아 놓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한자·한문을 공부하 는 사람에게 자전은 가장 기본적인 연장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자전이라는 연장 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학습 효과가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지금까지 고찰한 내용이 자전이라는 연장을 예리하게 만들 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에 일정한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漢詩는 작가의 입장에서나 독자의 입장에서나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 다. 한시는 작가에게 사소하고 은밀한 정서의 토로를 가장 잘 보장한다. 독자는 한시를 읽으면 작가의 삶의 진실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어떤 인물을 이해하고자 할 때 그가 남긴 고담준론의 철학 저술을 읽는 것 못지않게 그가 남 긴 단편의 한시를 꼼꼼히 읽는 것도 중요하다. 俛宇 郭鍾錫(1846~1919)의 한시가 수록된 俛宇集의 편차는 기본적으로 編年의 방식을 따르고 있어 작품의 창작 시기를 대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간 행 문집에 수록되어 있는 한시 작품의 수량은 1,541題 1,998首에 이른다. 16세 부터 59세까지의 작품이 전체 수량의 약90%이고, 을사늑약 이후에 해당하는 60세부터 74세까지의 작품은 175제 255수로 10%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 문 집 간행이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작품 분포가 심한 편차를 보이는 것이다. 본 논문은 곽종석의 한시 창작에 대한 태도를 우선 살피고, 이어 자연물을 마 주하여 느꼈던 정서를 토로한 詠物詩를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한 정서를 표현한 한시를 해석해 보았다. 그는 가슴에 감응하는 정서를 자 연스럽게 토로하는 방식의 한시 창작을 긍정하면서 일생 동안 한시를 지었다. 자연을 마주하여 物我一體의 심정을 느끼기도 하고 심성 수양을 돌이켜보기도 하면서 인격을 완성해 나갔다. 이리하여 붕우 간, 사제 간, 가족 간의 인간관계를 우정과 공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유지해 나가는 인격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었다. 한시 작품을 통한 이상의 고찰은 곽종석이 <布告天下文>과 <巴里長書>를 발 송한 배경을 이해하는 데에 일정한 도움이 된다. 민족 간 국가 간 유지되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서로의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상호존중이다. 집단 간의 상호존중은 근본적으로 자연과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개 인의 인격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본 발표에서 이해를 시도하는 澹山 河祐植(1875~1943)은 지금까지 본격적 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새로운 연구 대상이다. 이에 본 연구는 그의 文集 인 澹山集을 통한 텍스트 분석에 치중하였다. 澹山集은 그가 사망하고 십 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간행되었지만, 그 編次는 그가 생전에 손수 확정해 놓은 면모 그대로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澹山集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담산의 인생에는 다음의 세 가지 특기할 만 한 사항이 눈에 띈다. 첫째, 南冥學을 수용함과 아울러 艮齋 田愚에까지 이어지 던 栗谷學을 함께 계승한 學問淵源을 지니고 있다. 둘째, 일제의 침략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항거하는 대신 비협조로 일관하며 조선왕조에 대한 충성을 변치 않 는 ‘靖獻’의 삶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셋째, 學問淵源이 닿은 선현들의 문집 간행을 돕고 집안에 전해지던 遺文을 수습하여 간행하는 등 문헌의 정리와 간 행 사업에 전념하여 업적을 남기고 있다. 조선왕조가 망국의 길을 걷는 과정과 일제의 식민통치시기를 몸소 겪어야 했 던 담산은 ‘時義’를 중시하는 出處觀을 지니고 있었으며, 우주의 원리와 心性의 원리 및 양자의 관계성을 통일된 원리로 일관되게 설명하는 心性論에 대한 심 후한 소양을 지니고 있었다. 담산이 일제의 식민통치 하에서 변절하지 않고 끝 까지 절조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마음공부가 작용하고 있었다고 하 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잘 살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 채 인물의 도덕성을 부차적 문제로 간주하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담산의 인생이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해주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