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천태의 참법 중 『법화삼매참의』의 수행법을 열 가지로 밝힌 정수행방법(正修行方法)의 십법(十法)에 나타나는 ‘봉청삼보(奉請三寶)’ 작법이 참법에서 행해지는 이유와 목적에 대해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법화삼매참의』가 『법화경』의 정신에 입각하여 제법실상의 이치를 관하 는 법화삼매의 증득을 최종 목적에 두고 행하는 참회 수행법이라 볼 때 행자(行者)의 죄과를 참회하고자 할 때 청하는 삼보는 『법화경』에 출현하 는 삼보이다. 『법화삼매참의』에서는 정수행방법의 십법에서 참회를 행하 는 전단계에 참법을 행할 도량과 행자의 삼업을 정화하고 나서 삼보를 청하여 찬탄하고 예경하는 구성과 체계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지 의 이전의 중국 불교에서 자행되던 참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구성이다. 논자가 정수행방법의 십법 중에서도 ‘봉청삼보’에 무게를 싣는 이유는 행자가 참회를 하기 위해 우선 도량과 자신의 삼업을 정화하는 것은 삼 보를 참법을 행하는 자리에 초청해 모시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며, 삼보가 오시지 않는다면 찬탄과 예경 그리고 참회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 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봉청삼보’는 참회가 성립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법화삼매참의』의 이러한 구성과 체계 는 참회가 죄과를 참회하는 개인의 수행적인 측면에서 더 나아가 의례적 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은 천태가 제정한 참법 중의 하나인 『법화삼매참의』의 구성과 내용, 그리고 문화사적인 의의가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해를 위해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을 살펴보고, 문화사적 의의에 대해서는 역사와 수행으로 구분해 살펴보고 있다. 천태는 다양한 참법을 제정했지만 그것을 수행론과 결부해서 체계화시키고 있다. 일상의 의례와 수행을 별개의 것으로 간주하지 않고, 수행과 의례가 언제나 병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천태의 참법은 단순한 계율에 머물러 있었던 참회를 의례 속에 수용하여 수행의 차원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점이다. 이런 점은 참회가 세속화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의례를 통해 종교적 감흥과 체험을 지향하고자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천태의 수행법은 당대에 그치지 않고, 중국 의례문화의 역사에 일대 전환기를 만들게 된다. 이전의 단순한 참회, 내지 계율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던 참회를 의례 속에 포용하여 일상의례로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는 당송대를 거쳐 발전하는 동북아시아 의례의 전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의 의례 문화가 발전하고 정착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법화삼매참의』는 천태의 定慧幷修나 理事無礙의 사상적 토대 위에 제정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다양한 대중을 포용하기 위해 事懺과 理懺의 원리를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
『법화삼매참의』는 천태지의에 의해 만들어진 참의서이다. 시기적 으로 중국불교의 안정기에 들어가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전의 혼란스 러웠던 정국 속에서 개인적인 참회법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배경 속 에 편찬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중국 전통사상과 융합 및 발전했던 불교가 전통 불교사상을 펼쳐나가던 시기로 불교의 전통적 인 의례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로 이해할 수 있다. 본서의 구조는 매우 간략하다. 그러나 참회의 시작부터 모든 단계 별로 공양의 방법, 대상, 행자가 행해야 할 사소한 행위까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수행과 불교의식을 치루는 데에 있어 일 종의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그 내용에 있어서는 육근참회와 연결시킴으로써 초기불교에서부터 이행되었던 수행방식을 적극 도입하면서 대승불교의 깨달음을 추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법화삼매참의』의 찬술배경과 함께 중국 내에 서 불교사상을 영위할 수 있는 대상이 지극히 한정적이었던 시대를 뛰어넘어 민간층에서도 자연스럽게 불교의식에 동참할 수 있는 제반 을 마련한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을 밝힌다. 그리고 본서가 의식과 수 행을 겸하면서 그 속에서 대승불교에서 추구하는 깨달음을 제시하였 다고 여겨진다. 이로써 중국 전통사상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냄과 동 시에 발원 등을 통한 기존의 소극적 참회에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적극적이면서도 중국적 변용이 아닌 순수한 불교의 교리를 습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