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우리나라 대학 교양수업 중, ‘한자어’와 관련한 ‘원격수업’을 여하히 준비하여 유익하고 효과적인 학업-성취도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된 것이다. 다만, 글의 성격 상, 학술적 논의나 혹은 이론적 典據를 제시하여 논증하였다기보다, 실재 필자의 대학 교양수업 사례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임을 차제에 밝힌다. 이미 우리나라는 2019년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고등교육법〉 상 대학內 ‘원격수업’을 20%로 제한시켜 놓았다. 이유는 ‘출결 관리 미흡’, ‘고등교육의 질 저하로 인한 학력 격차 우려’, ‘시험 관리 부적절’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작년(2020)부터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원격) 수업이 점차 확대되면서, 기존의 우려는 필연적 과제만을 남겨놓았고, 교양과 전공을 불문한 채 다양한 강좌에서 다소 결이 다르기는 하나 문제점과 대안들을 내놓게 되었다. 본고는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대학 교양수업 중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자어’와 ‘어휘’를 어떻게 분류·선별하여 가장 효과적인 학습을 진행할 수 있을지를, 실재 수업 사례를 예시로 작성되 었다. 요즘 중·고교 현장 교사들도 학생들의 기초 학력 부재로 인하여 모든 교과마다 학업 성취도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고 한탄한다. 그러나 이는 대학교육에서도 마찬가지며, 원격수업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필자는 “원격수업은 인터넷 강의가 아님”을 전제하고, “원격수업 설계부터 학습전략, 그리 고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체계적으로 구성해 보았다. 그리고 교수자가 원격(교양)수업에서 ‘한자어’와 ‘어휘’는 어떻게 선별함으로써 학습자들로부터 관심과 흥미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하여 언급 해보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육의 질은 교수자(교사·교수)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명제는 대면수업 이나 원격수업에서도 결코 외면할 수 없음을 인지하여,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소통’이 원격수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큰 요소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글의 결말을 맺었다.
교양교육은 영어의 ‘liberal education’을 우리말로 번역한 용어로 자유 교육이라고도 한다. 이는 사회적 유용성과는 거리가 먼 인간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교육이다. 현재 대학의 교양교육도 중세 대학 교양교육과 유사한 개념으로 전공 내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수할 수 있는 기초 능력 배양과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교양을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 종래의 대학 교양 한문 강좌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문・사・철을 막론하고 한국・중국의 고전을 망라했던 ‘한문’ 강좌는 줄어드는 반면 ‘한자’ 강좌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교양’ 또는 ‘기초’라고 명명되었던 강좌명도 ‘실용’이나 ‘생활’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도 한자가 어엿한 과목의 하나로 개설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즉, 이러한 한자교육과 관련된 교양 과목의 개설은 지금까지 대학에서 敎授 되었던 漢字로 기록된 文言文인 한문 고전에 대한 학습 보다는 ‘실용’, ‘생활’과 같이 학습자들에게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필요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漢字나 語彙 학습을 통해 올바른 언어생활과 다른 교과 학습에 도움이 되는 기초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고는 대학의 교양 과목으로 운용되는 교양 한문의 현황과 대학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재를 검토해보고 이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볼 것이다.
본고는 현재 우리나라 4년제 대학의 한자 교육 현황을 반성적으로 점검하고 그 개선책과 운용 방안을 살펴본 것이다. 그간 대학의 교양 교육은 지식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의 배양과 문장을 독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의 신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진행되어왔다. 하지만 시대적 요구와 교육환경의 변화로 인해 이제는 대학에서도 한자 중심의 실용적 교과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2007년 11월, 25개의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4개 대학에서 한자 또는 한문 과목을 독립된 교양교과로 운용하고 있었으며, 8개 대학에서는 “한자와 생활언어”, “21세기와 교양한자”처럼 ‘한자’를 부각시킨 강좌도 개설하고 있었다. 같은 시기에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 재학생 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4.5%의 학생이 한자를 몰라 곤란을 겪었던 적이 있었으며, 대학 진학 이후 한번이라도 한자 학습 경험이 있는 학생이 45.5%였다. 또 이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대학에 개설된 한자 관련 강좌를 통해 한자를 학습했지만 한자 교재를 구입해 공부했다고 답한 경우도 34%에 이르렀다. 한문 수업이 어떤 점에서 유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르는 한자를 배울 수 있어서”와 “언어생활에 도움이 되므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교양을 쌓을 수 있어서”,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다른 과목의 학습에 도움이 되므로”가 뒤를 이었다. 반면 한문 수업이 유익하지 않았다면 어떤 이유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한자를 몰라도 학업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와 “교과서의 내용이 진부하기 때문에”라는 답변이 1위와 2위를 차지하였다. 요컨대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일반교양으로서의 한문보다 실용적 목적에 부합하는 한자 학습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대학의 한자·한문 강좌는 이들의 요구를 충분히 소화하고 있지 못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의 교양 한자 교육이 올바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첫째, 대학 교양 한자 교육의 성격과 교과 목표를 제시하여야 한다. 중·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을 감안하여 최소한의 연계성과 위계성이 확보된 교양 한자 교육의 성격과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왕지사 대학에서 한자를 가르치기로 하였다면 그 학문적 성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모호하고 포괄적인 목표를 수정하여 한자 교과에 진정으로 합당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목표를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학습자의 요구와 수준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알맞은 학습목표와 학습내용을 개발하는 일이다. 학습자의 능력과 기대수준을 고려한 수준별 강좌를 개설하고 각각의 강좌에 알맞은 학습목표와 학습내용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학습교재를 개발하는 일이다. 중·고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성 및 위계성을 고려하여 대학 교양교재다운 교재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넷째, 시대의 변화에 걸맞는 교수법과 교수매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일이다. 교육 환경의 변화에 따라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의 수업 장면도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교재의 내용이 진부하거나 평면적이지 않은지, 새로운 교수매체와 교수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효과적인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한자 학습의 경우, 부분별·단계별 학습이 가능한 장점을 살려서 학습 자료를 온라인상의 학습 공간에 탑재함으로써 학습자들이 언제든지 자가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섯째, 교과목표와 학습목표의 성취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학습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평가기준과 도구를 마련하는 일이다. 대학에서의 한자 교육은 점차 그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이미 전체교양필수과목으로 지정한 대학도 여러 곳이다. 이럴 경우 해마다 수천 명의 평가 대상자가 발생하는데, 그 성취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평가 기준과 도구를 마련해야할 필요성이 대두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한문학과 한문교육학을 전공한 이들이 기존의 한자자격시험을 대체할만한 새로운 한자능력 평가도구를 개발하여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도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