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형성되고 발전하는 과정은 다양한 작용하는데, 특히 ‘사상’은 미술 전개에 중요한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선종사상이 반영된 동아시아 하였다. 선종은 언어와 문자를 초월해 좌선과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직관과 기존의 불교는 경전과 의례의 형식 등을 다양한 분야에서 불교미술이 발전하였다. 하지만 과 의례의 형식을 거부하고 특정 승려나 깨달음의 는 정도에 머무는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이나 한산(寒山), 습득(拾得) 등 선승들을 그린 동자와 소를 통해 깨달음의 과정을 그린 심우도( 있다. 동아시아에서 전개된 미술이 여러 사상으로부터 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를 상이 반영된 동아시아 회화를 확인할 수 있을
인간에게 존재하는 불성(佛性)을 소에 비유한 심우도는 선(禪)의 수 행 단계를 소와 동자에 비유한 그림이다. 방황하는 자신의 본성을 발 견하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10단계의 그림으로 표현하였 다. 반면에『법화경』「신해품」에 나오는‘장자궁자의 비유’는 아버지 인 장자의 곁을 떠나 타국에서 고생하던 아들이 아버지 곁으로 돌아 와 모든 재산을 상속받는다는 이야기이다. 불성을 잃어버린 중생들 이 삼계를 윤회하고 있음을 불쌍히 여기고 깨달음을 주기 위해 비유 적으로 설법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장자는‘부처’를 그 아들인‘궁 자’는 불성을 찾아 헤매는 구도자나 무지한 중생으로 해석된다. 그러 나 경우에 따라서는 무엇인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세상 속을 헤 매고 있는, 이것저것 도모해 보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등하는 정 신적 사춘기를 상징하거나, 또는 자아의 근원을 찾아 방황하며 떠도 는 인간 그 자체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장자궁자의 비유’는 궁자의 가출에서 귀향까지의 과정이 심우도 에서 동자가 소를 찾기까지의 과정과 닮은 점이 많다. 마음의 본질을 한 단계씩 깨우쳐 나아가면 성인(聖人)이 되고 결국 지혜를 얻게 된 다는 이야기인‘심우도’와‘장자궁자의 비유’에서 궁자의 귀향 과정 은 마치 인생을 살아가며 성장해 가는 자아인식의 단계들처럼 보이 기도 한다. 본고는‘심우도’와『법화경』이라는 매우 이질적인 종파적 배경 속에서 표현되고 있는 설법의 내용을 상담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자아발견의 과정으로 보았다. 두 내용을 형태상으로 대별 하여 비교 분석함으로써 두 사상의 지향점이 지니는 공통분모가 무 엇인가를 살펴보았다.
학교현장에서는‘학교폭력’, ‘집단따돌림’, ‘학교부적응’등의 문 제가 이슈화되어 청소년들과 교사, 학부모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 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또래들로 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왕따’라는 평을 듣거나 친구들에게 그렇게 인식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집단따돌림은 넓은 의미에서 학교폭력의 한 유형으로, 서구에서 정의하는 스쿨불 링(School bullying)과 일본의 이지메(Ijime)와 비슷한 개념이다. 따 돌림을 당하는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의 태도와 말투의 이면에 숨은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며, 그 상황과 분위 기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배척당하면서 집단따돌림 의 피해자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집단따돌림의 해결을 위해서 선(禪) 수행의 심우도(尋牛圖) 는 존재의 근원을 통찰하여 본 성품을 자각하게 하는 길잡이가 된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자신을 알아차리고 나아가 탈자동화를 거쳐서 자 기의 정체성을 찾아가게 하는 것은 청소년의 비행과 집단따돌림 현상 에서의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심우도는 누구나 알기 쉽게 문자나 언어의 설 명 없는 불립문자(不立文字)로 마음속으로 스며들게 하며, 참나를 찾 아가는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10단계의 그림으로 나누어 깨달음을 찾아가게 하는 심우도는 청소년의 문제해결을 위한 자기치 유력(self-healing)을 높일 것이다.
불교 사찰이나 대순진리회(Daesoon Jinrihoe) 도장에 가면 벽면에 소가 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다. 이 소 그림을 ‘심우도(尋 牛圖 Simwoodo)’라고 한다. 수도과정을 동자가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형식의 심우도 그림은 티벳이나 도교(道敎)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하는 주장도 있으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며 불교의 선종(禪宗)에서 사용하여 불교의 그림으로 인식 되어 왔다. 대순진리회의 심우도에서도 수도인이 입도(入道)를 하고 수도과정을 거쳐 도통(道通 Dotong)에 이르는 과정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미술에서 ‘차용’기법은 현대미술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미술사나 광고 미디어 등에서 과거에 이미 등장한 형상과 다른 형상을 합성시켜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는 기법을 말한다. 즉 과거나 기존에 존재했던 작품이나 이미지를 빌려와 합성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서양에서는 마네(E. Manet), 피카소(P. Picasso), 뒤샹(M. Duchamp)을 거쳐 레빈(S.Levin)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가들이 과거 미술사의 유명한 작품들을 차용하고 새롭게 만들어 원작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의미를 확장시켰다. 본 연구에서는 불교 사찰이나 대순진리회에서 사용하는 ‘심우도’를 현대미술의 ‘차용’ 개념으로 접근하여 불교 사찰의 심우도와 대순진리회의 심우도가 같아 보이지만 차이가 있으며 서로 차용의 독창성이 있음을 논하고자 한다. 그 결과 불교와 대순진리회의 심우도가 오래전부터 소를 상징으로 하여 전해져 오는 목상도(Moksangdo), 목우도(Mokwoodo), 십우도(Sibwoodo), 팔우도(Palwoodo) 등 유명 ‘심우도’의 개념을 차용하고 새롭게 각색함으로써 불교와 대순진리회의 새로운 ‘심우도’로 표현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