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 1115~1234)이 적극적으로 시행했던 관영수공업 체제와 정책에 주목해 금대 동 경(銅鏡)의 새로운 경향과 특징을 고찰하였다. 금에서는 요, 송계로 구분할 수 있는 전통적 인 양식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폭포, 나무, 암석, 누각 등을 이용해 회화적인 화면구도로 재구성한 금계 동경들이 제작되었다. 원근법과 상하 구도를 적용한 화면 구성이 거울의 한정 된 공간 속에 적용되었고,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선경의 세계를 표현하거나 관폭도와 같이 떨어지는 폭포를 바라보는 장면들이 동경에 표현되었다. 이러한 특징은 12세기 초부터 금의 수도가 세워졌던 상경성 내지(지금의 黑龍江省 阿城 부근)의 관영 공방을 중심으로 제작되 었다. 금 초기부터 관영수공업 체제에서 동경의 주원료인 구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동경을 제작하였고 동원(銅院), 경자국(鏡子局), 주경소(鑄鏡所)와 같은 관서를 별도로 조직해 체 계적으로 동경을 제작 및 관리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한편 중앙관청 중에도 공예품의 제작 과 장인의 운영을 담당했던 소부감과 관련이 있고, 그중에서도 금속공예품의 도안을 담당했 던 도화서 소속의 장인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파악되었다. 금 정부는 실력 있는 외부 장인 들을 정책적으로 상경성에 집중시켰다. 여진의 토착문화와 기타 여러 민족의 외래문화가 상 경성 내지를 중심으로 흡수 및 통합되면서 금만의 새로운 동경들이 제작될 수 있었다.
1796년 봄에 김홍도(金弘道, 1745-1806년 이후)가 그린 ≪병진년화첩(丙辰年 畵帖)≫(1796년, 리움미술관(구(舊)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은 그가 이전에 추구했던 정묘(精妙)한 화풍 및 호방(豪放)한 화풍과는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이 화첩 속 그림들은 단순한 화면 구성, 시정(詩情)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 간략한 산수, 인 물, 동물 묘사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화풍으로 그려졌다. 김홍도가 ≪병진년화첩≫ 에서 사용한 화풍은 간이(簡易), 간솔(簡率)함을 특징으로 하는 전형적인 문인화풍(文 人畵風)이다. 즉 김홍도는 평담(平淡)한 문인화풍을 사용해 산수, 인물, 풍속, 화조를 그렸다고 할 수 있다. ≪병진년화첩≫은 총 20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홍도는 충청 북도 단양(丹陽) 지역의 명승지들인 옥순봉(玉筍峯), 사인암(舍人巖)과 도담삼봉(島潭 三峯), 뱃놀이하는 사람들, 낚시꾼들,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노인, 숲속에 뜬 둥근달, 소를 타고 강물을 건너는 사람들, 쟁기질하는 농부, 오리, 백로, 까치, 꿩 등을 담담 (淡淡)한 필치로 그렸다. 이 그림들에는 풍속, 동물, 새, 꽃들이 산수 배경과 잘 어우 러진 풍경들이 나타나 있다. 김홍도는 이 화첩에서 단순한 구도, 정적(靜的)이며 서정 적인 분위기, 간략하고 부드러운 필묵법(筆墨法), 맑은 담채(淡彩)의 사용 등 그의 이 전 그림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화풍(畵風)을 구사하였다. ≪병진년화첩≫은 직업화가에서 사대부적 취향을 지닌 문인적 화가로 변신하려 고 했던 김홍도의 의식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간솔, 평담천진(平淡天眞)한 화풍이 라는 그의 새로운 화풍을 선보인 작품이다. 결국 ≪병진년화첩≫은 김홍도의 화가로 서의 생애에 일대 ‘전환점’을 제공한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화첩에서 주목 되는 것은 김홍도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과 사물이 지닌 가치를 발견하고 담담하게 기록했다는 점이다. 즉 이 화첩은 ‘일상의 발견과 기록’이라는 김홍도의 혁 신적인 작화(作畵) 태도를 보여준다. ‘일상의 발견과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김홍도의 새로운 회화적 실험은 명나라의 저명한 문인화가인 심주(沈周, 1427-1509)의 작화 태도와 매우 유사하다. 심주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동물, 식물, 사람들을 담박(淡泊)한 필치로 묘사하였다. 기존의 문인화와는 달리 심주는 일상이 지닌 가치를 발견하고 소 경(小景), 즉 주변의 작은 경치와 풍경 및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과 생물들을 관조적인 자세로 충실히 기록하였다. 이러한 일상의 발견과 기록이라는 화가의 태도와 작화 방식에서 김홍도와 심주는 매우 닮았다. 김홍도와 심주가 그린 문인화 작품들은 문인 화론(文人畵論)의 미학적 핵심인 ‘평담천진’의 회화적으로 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프랭크 볼링의 분실된 그림 <렌트Lent >(1963) 사례를 통해 한 그림의 실물 복제품과 디지털 복제품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였다. 원본은 볼링의 초기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그림 중 하나였으나, 1980년대 초에 그의 작업실에서 사라져 버렸다. 따라서 <렌트> 의 복제는 볼링의 기억과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에 기초해서 원본에 대한 (낮은 해상도의) 디지털 복제물을 이용해 실행되었다. 필자는 이 연구에서 복제물과 함께 텍스처, 제스처, 색 상의 복제에 대한 도전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복제물이 쉽게 포착할 수 없는 회화의 고 유한 특징에 대한 문제도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원래 작품의 새로운 측면을 드러내기 위 해서 디지털 복제물을 조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모색해 보았다. 볼링의 동의하에 필자는 이 연구에서 복제품의 운명과 원작과의 관계를 고찰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원작과 관련된 회 화 복제품과 디지털 복제품의 존재론적 상태, 기능, 가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였다.
조제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노예선>은 인간 경험의 극적이고 감정적인 측면을 포착 하는 사례다. 1840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격렬한 폭풍 속에서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들이 배 에서 밖으로 던져지는 비인간적인 장면을 묘사한다. 또한 이 작품은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의 잔인성과 경제적 이익을 위한 인간 착취의 윤리적 의미에 대한 회화적 증언이다. 그러나 노 예무역의 열악한 환경은 종 호 사건은 물론 노예무역을 둘러싼 복잡한 법적 문제를 발생시 켰다. 본 연구는 <노예선>이 ‘노예제 폐지’나 ‘노예무역폐지’와 같은 사안들과 결합하는 과정 에서 파생되는 메시지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형상화시키고 있는지를 사회사적 관점에서 분석 한다. 이를 통해 노예제도에 함축된 정치경제적 맥락과 작가의 조형 의식 형성 간의 관계성 을 조명하여 터너의 작품 세계에 대한 기존의 인식론적 지형도를 확장시키는데 집중한다.
본 논문은 부뉴엘이 이미지와 상상력을 극단적으로 활용하여 그려낸 <안달루시아의 개>와 <황금시대>에 나타난 회화적 이미지의 저항적 의미를 탐구하고자 한다. 말하자면, 이는 초현실주의의 환각을 통해 드러난 시선이 어떻게 영화 속에서 왜곡된 이질적인 이미지들로 나타나는가를 밝혀 내는 것이다. 그의 반이성주의 및 반부르주아적 태도는 영화 속에서 각종 억압 체제를 비판하는 힘과 욕망으로 나타난다. 이렇듯, 그의 영화는 초현실주의의 영향, 자신의 신념, 그리고 풍부한 상상력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초현실주의의 기법인 카다브르 엑스키(cadavre exquis)가 영화에 접목된 이중인화의 장면들은 기존의 질서를 전복하는 기능을 한다. <안달루시아의 개>와 <황금시대>는 꿈과 몽상에 기초한 환각의 서사로 이루어진 초현실적인 영화이다. 부뉴엘의 초현실주의적 미학 원리는 작가의 고유한 시선, 사회제도에 대한 강한 저항의 시선, 그리고 종교적 우상 숭배에 저항하는 신성 모독적인 종교적 시선에서 잘 나타난다. 이 세 가지 시선은 초현실성을 바탕으로 기존의 억압체제를 비판하는 저항의 수단이다. 그의 두 작품은 사회와 종교의 억압성을 비판하고 초현실적 시선으로 자신이 욕망하는 세계를 몽환적으로 그려낸 일련의 저항적 회화이다.
The works of Eric Fischl(1948-) have plainly or suggestively exposing private problems such as alcholism, voyeurism, and masturbation, he has paid attention to 'confidential and morbid desires embedded in the richness of American middle class' and thereby he has been paid attention to. However, the aspect of 'pictorial narrative' in his works, which he himself has mentioned in a number of interviews, have hardly been highlighted. From his early works of mid-'70s to recent series, Eric Fischl has introduced varied modes and techniques to express narratives of his own. Based on both his works and his remarks concerning narrative, this study tries to examine what his 'pictorial narrative' is, through what modes it has developed, and how it is revealed in the works. For that purpose, it applies the narrative theory of Seymour Chatman to the analysis of his major works, and partly puts into consideration those of Shlomith Rimmon-Kenan, Gerard Genette, and Roland Barthes. In the mid-70s, Eric Fischl tries to create his story by putting words into his glassine works like a pictorial poem. Thereafter, in 1980s, Eric Fischl develops his pictorial narrative in more varied ways. His series show traditional narrative features including classical narrative factors and storytelling under a plot. However, despite those features, his works get out of the traditional narrative structure on the ground of the absence of clear directions and inexplicit storytelling. In his next series, the irregular appearance of a person, the absence of order, and the ambiguity of cause and effect induce the viewers to participate in the works and recreate their own texts. Eric Fischl rejects a closed structure in which the conclusion is suggested unilaterally by an artist, building up his own narratives in an open structure. For that purpose, by establishing intended absence of information, lapse of time, variability of a meaning and time change, he stimulates the viewers to fill the blanks for themselves in the recognition of the shortage of analytic clues. These contrivances shown in Fischl's works mean an open text, getting out of the separation between the artist who dominantly delivers the meaning and the viewer who passively reads the works. That is, the viewers are invited to actively participate in the story, restructuring the narrative. In those respects, it is not ignored that some features of Post-structuralism are inherent in his works. The existing studies on Eric Fischl have focused largely on the psychoanalytical features. Against it, this study analyzes Fischl's works in the perspective of narrative analysis based on the theories of Structuralism. In the result, this study finds that the works of Eric Fischl not only have narrative factors of Structuralism to deliver his stories, but they also aim to an open-ended structure to widely communicate with the viewers, thereby extending the narrative territory into Post-structuralism.
본 논문에서는 아이폰을 기반으로 하여 브러시 스트로크 프로파일을 이용한 회화적 렌더링 시스템에 대해 소개한다. 이를 위해 실제 스트로크 데이터와 유사하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확장하여 사용한다. 그리고 원본 이미지를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스트로크의 조합으로 재생산하여 회화적인 느낌을 표현하였다. 또한, 우리가 소개하는 아이폰 기반 회화적 렌더링 시스템은 PC 기반이 아닌 스마트폰 이라는 한정된 CPU와 메모리를 가진 디바이스에서 빠른 렌더링 속도를 요구한다. 때문에 본 논문에서 우리는 최적화를 위하여 다양한 성능개선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회화적 렌더링에서 대부분의 기술은 스트로크의 생성이나 화구의 텍스처를 표현하는데 집중되어 있으나 회화적 렌더링의 기술에 있어 다양한 색의 표현기술은 각각의 스트로크나 텍스처의 샘플링에 필수적인 기반 기술이다. 본 연구에서는 척 클로즈(Chuck Close)의 격자기반 색 분할 방법을 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색 분할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다중 스트로크 형태로 회화적 렌더링에 적용한다. 또한 이를 기존의 랜덤한 노이즈를 추가하는 방법과 시각적인 결과를 비교해 본다.
예이츠(W. B. Yeats)는 화가를 아버지로, 화가 수업을 받은 시인이었다. 시인으로 성장하면서 문인 못지 않게 여러 화가들과 예술가적 환경에서 생활하였는데, 그의 저술 여기저기에 회화에 대한 언급이 많다. 따라서 그의 시의 형성에는 화가적 시학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다는 전제가 이 논문의 바탕이 된다. 그리고 그의 시작 초기에 결정적 영향을 준 사람이 시인이며 화가인 영국의 대표적 낭만주의 시인인 블래이크(William Blake)이다. 예이츠는 이 시인을 두 번에 걸쳐 편집하고, 곧 이어서 두 편의 글 “회화의 상징성” (1898년)과 “시의 상징성” (1900년)을 발표한다. 이 작업을 통해 예이츠시의 골격이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기의 시들은 회화의 상징주의와 잘 비교 대조된다. 이 시기 이전의 예이츠는 힘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예이츠시는 본질적으로 고전적인 회화적 형상성을 처음부터 보이나 상징적 특정이 가미되면서 시는 더욱 깊어진다. 예이츠 시의 또 다른 특성은 추상성이다. 이 특성은 예이츠가 의도적으로 시도했다기보다 선구적인 그의 기질이 이런 시를 만들게 했다고 보인다. 추상주의 미술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으나, 예이츠는 “추상”이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한다. 이러한 회화와 시 읽기에서 다루어지는 작품과 작가는 들라크루와(Delacroix)와 예이츠, 예이츠와 셰익스피어, 「레다와 백조」(Leda and the Swan)와 「비너스와 아도니스」(Venus and Adonis), 블래이크와 예이츠 및 「방울 달린 모자」(The Cap and Bells,)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와 예이츠, 모로의 회화작품들, 「쿨 장원의 야생 백조」(The Wild Swans at Coole)와 후기인상파 화가들 및 모로, 예이츠와 화가 시인 컴밍스(e e cummings)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