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안원(顔元)의 『사존편(四存編)』을 통해 그 교육적 의미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여기서 사존(四存)이란 존성(存性), 존학(存學), 존치(存治), 존인 (存人)을 말한다. 존성은 인성을, 존학은 치학을, 존치는 정치를, 존인은 종교 등에 관한 것으로 안원은 「존성편(存性篇)」, 「존학편(存學篇)」, 「존치편(存治篇)」, 「존인편(存人篇)」을 각각 써서 자신의 학설을 수립했다. 그는 『사존편』을 통해 역학치지(力學致知), 습사견리(習事見理)를 강조하고, 정주리학(程朱理 學)을 비판하며 경세치용(經世致用)의 실학을 주장하였다. 안원은 이중「존학편」을 통해 배움에 있어 습행(習行)을 강조하고 실천의 중요성을 피력하였다. 그리고 「존성편」을 통해 인간 본래의 선성(善性)을 확보하고, 이러한 선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후천적으로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본 연구는 안원의 사존 중「존학편」, 「존성편」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교육적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이 논문은 중국의 17세기 말엽의 혁신적 사상가였던 顔元의 개혁사상을 학문 론과 교육론을 위주로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안원의 사상에 대한 그 러한 논의는 이후에 전개할 남명 사상과의 본격적인 비교 논의를 위한 예비적 작업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하겠다. 안원은 초기에 朱子學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이윽고 생명을 잃을 뻔한 실존 적 체험을 겪고 난 뒤에 품은 의문을 계기로 사상적 전환을 행하게 된다. 이후 그는 주자학 체계에 대한 철저한 비판을 행하면서 당대의 지식인들이 현실의 위기에 직면하여 실제적인 공헌을 하지 못하는 원인이 그들의 사유가 주자학적 인성론에 얽매여 있음을 깨닫고서 이를 비판하여 새로운 인간 개념을 공식화하 기에 노력하였다. 그러한 그의 인성론에 대한 논의가 지니는 실천 지향적 특성 은 이후 그의 사상이 후대에 나타나는 實學 사상의 한 선구적 존재가 되게끔 하 였다. 안원은 우주를 생명력이 가득한 공간으로 보고 인간도 본질적으로 선악을 벗 어난 주체적 존재로 보고 있다. 이렇듯 인간성을 자아실현의 진정한 도구로서 낙관적이면서 구체적으로 보았던 그의 관점은 이윽고 학문과 수양의 과정에서 실천적 주체로서의 자아의 존재를 강조한다. 그러한 실천적 주체로서의 자아는 학문과 수양의 과정을 통해서 구체화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그가 발견한 길 은 공자의 원시유학에서 제시하는 三事와 三物, 특히 六藝의 학문을 習行하는 방법이었다. 그가 강조하는 習行의 방법론은 끊임없이 현실적 과제나 구체적 사물과 관련을 맺으면서 이루어지는 학습과 실행을 강조함으로써 주자학 체계 가 지니는 개념적이고 초월적인 성격과 뚜렷하게 대립하였다. 이렇듯 현실의 구체적인 경험세계를 중시하는 안원 사상의 특징은 格物致知 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곧 그는 이 말이 지니는 의미를 ' 실제로 그 일을 한다'라는 뜻으로 해석하고서 그 행위의 대상이 곧 六藝라고 해 석한다. 이러한 해석의 전환을 행함으로써 그는 학문과 수양의 주체를 수동적 이고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해방시켜 현실의 경험 세계 속에서 대상 사물과의 동적인 관계를 맺는 주체적 자아로 바꾸어 놓았다. 이상과 같은 맥락에서 안원이 학문과 수양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는 진정한 목 적을 轉世之人, 곧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는 데 두고 있는 것은 그의 이 론의 당연한 결론이라 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해 안원의 사상적 탐구는 자아 수 양의 정신적 역량을 어떻게 하면 유교적 이상에 부합하는 세계 형성을 위한 사 회정치적 힘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시종일관 향해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현실 세계를 변혁하는 주체적 자아를 강조하는 안원의 사상을 그보다 앞선 16세기 조선의 대표적인 실천 사상이었던 남명 조식의 사상과 비교의 관 점에서 논의해 보는 것은 남명사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동아시 아 유학사를 연구하는 데에 있어서도 하나의 중요한 기초적 작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顔元元은 중국 명말청초의 걸출한 사상가이자 교육가였다. 그는 야심찬 기백으로 2천여 년 동안의 학술 권위에 도전하고, 2천 년 동안 열지 못한 입을 열였고, 2천 년 동안 대지 못한 붓을 대였다. 그는 漢學과 宋明理學을 맹렬하게 비판하고, 周 公• 孔子의 正學으로 되돌아갈 것을 강렬히 요구하였다. 그는 ‘復古’의 깃발을 내세워 유학의 새로운 형태에 대하여 탐구하였다. 그의 사상은 한 마디로 退本開 新으로 특정지을 수 었다. 이런 사상을 근본으로 한 그의 사상척 특정을 좀더 구 체적으로 상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명말청초의 사상적 특징은 천하의 일을 자신의 임무로 하는 유학자들이 사회적 책임의식을 강하게 전개한 점인데, 안원에게서 그런 의식이 뚜렷이 나타난다. 안원은 “성인의 책을 읽으면 세상을 바꾸는 사람야 되어야지, 세상에 따라 바뀌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하여, 적극적인 사회 개혁을 주창하였다. 이처럼 그의 사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세상을 바꾸자는 사회개혁사 상이다. 둘째, 그의 사상에는 깊은 반성과 주체적 자각이 자리하고 있다. 안원은 이론을 내세울 때는 옳고 그른 점만 따져보고 같고 다른 점은 따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그의 학술적 자각이다. 또 안원은 옳은 것이라면 비록 한두 사람의 견해일지라 도 바꿀 수 없다고 하였으니, 이는 높은 학문척 주체의식이다. 이런 반성과 주체척 자각을 통해 안원은 송명이학은 물론 한학까지도 철저히 버판하였다. 셋째, 안원은 배워서 실제에 응용하는 것을 중시하여, 用을 본체로 삼고 用을 학문으로 삼았다. 그는 兵• 農• 錢· 穀 · 水· 火• 工· 盧를 體이면서 用으로 보아, 體와 用응 하나로 보았다. 그의 習行哲學은 이런 사상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사상척 특징으로부터 명말청초 중국철학의 새로운 동향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그가 숭상하고 실행한 習行哲學은 外在的인 사회에서는 그 결과를 볼 수 없였고, 학문 안에서만 탐구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