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존 밀턴의 실낙원에 담긴 서사시의 전통을 영웅적 줄거리와 영웅적 자질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진정한 영웅은 누구인지를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호머의 그리스 영웅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는 신의 계보를 가진 용맹한 군인이자 존경할 만한 지도자로서, 과오에도 불구하고 힘과 충성심으로 칭송을 받는다. 버질의 로마 영웅 아이네아스는 강력한 지도자이자 영광스러운 전사로, 신들의 명령을 이행하여 용맹한 나라의 토대를 구축한다. 비록 이니아스가 디도를 절망에 빠뜨린 채 떠나도, 그는 잊을 수 없는 의무에 대한 헌신으로 여전히 존경을 받는다. 밀턴의 실낙원에 나타난 영국 서사시의 영웅적 자질은 그리스-로마 서사시의 영웅적 자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저항이 아닌 복종, 자만이 아닌 겸손, 영웅적 죽음 이후의 영광스러운 부활을 통해 실낙원은 기독교적 영웅의 자질을 드러낸다. 사탄은 그리스-로마의 영웅을 답습하는 거짓 영웅이지만, 하나님은 예지하지만 허락하고 배신에도 불구하고 희생하며, 부활하여 구원함으로써 진정한 영웅으로 부상한다. 이러한 새로운 영웅적 자질로 인해 실낙원은 왕정복고 시기의 사회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영국의 기독교 서사시라는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본고는 오랫동안 비평적 무관심을 받아 온 존 밀턴의 가장 초기 시들, 즉 시편 114편과 136편의 운문 번역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이 운문 번역 시편들은 밀턴이 15세에 쓴 것으로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이 작품들을 밀턴의 습작(習作)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운문 번역이 쓰여진 1620년 초기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밀턴의 시편 114편과 136편 번역은 지금까지보다 섬세한 독해를 요구한다. 본고는 밀턴의 초기 시편 번역이 단순한 습작이 아니라 모국어 운문 시편 번역 전통 안에서 밀턴 특유의 시적 자유와 시편의 전례(典禮) 전통을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시도라고 주장한다.
블레이크는 후기시의『밀턴: 두 권의 시집에서 시』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신화적 우주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한다. 블레이크의 신화적 우주는 고대 그리스의 우주와 달리, 성경의 우주를 변형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우주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의 대우주는 천국, 지옥, 골고누자, 뿔라, 울로, 제너레이션, 지상 세계로 나눠지며, 더불어 인간의 육체는 소우주로 설명된다. 독자들은 밀턴이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블레이크의 우주를 탐험하지만, 이 시에서 블레이크의 우주를 명료하게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이는 블레이크가 시적 영감을 받은 대로 시를 구술해 나가기에 그의 우주에 대한 노래가 체계적으로 서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 시에서 블레이크의 영감과 상상력에 깊은 찬사를 보낼 것이다.
밀턴은 정치, 표현의 자유, 인권, 이혼 등에 관한 여러 가지 시민 사회의 필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한 선각자였지만, 유독 젠더의 평등, 여성의 지위, 남녀의 역할 등의 문제에서는 보수적이고 최악의 경우 여성혐오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비난받아왔다. 이 연구는 이런 주제에 대한 밀턴의 사상을 재해석함으로써, 그는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그의 형상대로 창조한 행위에서 이미 젠더의 평등을 완성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결론 맺는다. 창세기 1장에 기록된 첫 창조 이야기에 따르면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가 동시에 창조됐음을 선 언하고 두 성별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밀턴의 결혼관은 바로 이 점에 기초하여 타락 이전부터 여자는 남자의 종속적인 존재로 창조 되었다는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밀턴에게 있어 남자와 여자는 상호 동반자로서 이성적 의존의 관계와 대화를 위해 창조되었으므로, 성(性)은 “혼인한 사랑”의 관계에서 우선순위가 아닌 부차적인 것이 된다.
이 글은 존 밀턴의 『실낙원』 5권과 12권에 나타난 이브의 꿈을 신의 섭리를 정당화하는 매개임을 주장한다. 밀턴이 『실낙원』에서 성서와 다르게 타락 전 이브와 타락 후 이브에게 각각 두 차례 꿈을 꾸게 한 이유를 17세기 꿈에 대한 비평들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이브의 자유의지를 다룬다. 특히 밀턴의 “or” 의 사용이 서로 다른 항목을 제공할 뿐 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결과가 불분명해지는 불확실의 기법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밀턴이 이브가 타락 전 꿈을 꾸기 전 상황에서 “or”를 사용한 것을 분석한다. 이에 따라, 이브가 타락 전 꿈에서 선악과를 따먹은 행위는 이브가 수동적이거나 사탄에 의해 타락한 것이 아니라 이브가 그녀 스스로 자유의지에 의해 행동한 것이라 읽는다. 또한 밀턴이 타락 후 이브에게도 아담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미래에 대한 꿈을 보여준 것은 이브가 신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하려는 신의 섭리로 읽는다.
많은 웨슬리 학자들은 형 존 웨슬리와 더불어 감리교의 창시자이며, 기독교 시인이자 찬송시저자인 찰스 웨슬리의 문학적 기교 및 문체가 밀턴의 실낙원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실낙원의 주석을 달고 복사할 뿐 아니라 1763년 밀턴의 실낙원의 발췌본을 발간할 정도로 일생동안 밀턴의 작품을 애송했던 형 존과 달리, 찰스는 밀턴의 작품을 번역하거나 자신의 저널이나 설교문에서 직접 인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찰스는 찬송시 곳곳에서 밀턴이 실낙원에서 사용한 단어와 개념을 암시적으로 사용하였다. 실낙원에서 쓰인 단어를 선택해 그대로 인용하거나 아니면 조합함으로써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신학적 입장이나 교리를 보다 분명하고 생생하게 제시한 것이다. 본 논문은 밀턴이 실낙원에서 쓴 시 구절이나 단어를 사용한 찰스의 찬송시를 분석함으로써 실낙원이 찰스의 찬송시에 끼친 문학적 영향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Yeats는 현대시인이라 이해하기 쉽다. 반면, Milton은 르네상스 시인이고 아주 복잡하고 어렵다. Milton은 당대에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어렵게 느껴진다. 그의 시어의 특징 때문이기도 한데, 당대의 독자에게도 그러했다. 그러나 위에서 보았듯이, 그의 시어와 시의 내용의 위대함에는 동의했다. Yeats도 자신의 주제에 적절한 표현 방식을 빚어낸다. 처음 그의 시를 대하면, 그의 시가 일상의 대화처럼 간결하게 명쾌해 보이나, 이른바 Keats가 말하는 다른 감각을 느끼게 한다. Milton과 Yeats 둘 다 음악적이나 다르게 느껴진다. Milton은 읽을수록 모던하게 느껴지며, 반면 Yeats는 퍽 신비롭게 다가와 어떤 왕국의 신비주의자처럼 느껴진다. Milton과 Yeats의 여성에 대한 태도를 보자. Milton은 사랑의 자유로움을 주장하지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Yeats는 남성과 여성이 각기 다른 역할을 가진다고 믿는 것 같다. Yeats는 여인들과 정신적 육체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는다. 위에서 비평가들이 지적 한대로, Milton 시어는 당대의 시어와도 달랐고, Yeats와는 아주 다르다. 그러나 이 두 시인들이 자극하는 상상력은 최고로 강렬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언어는 각기 다르지만,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시간과 공간이 둘을 가르고 있지만, 둘 다 좋은 시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두 시인은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시를 썼으나,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마찬가지로 강렬하다.
Daniel Albright는 현대 과학의 이론에 근거하여 새로운 시학을 제안한다. 현대 물리학의 particle 과 wave의 이론에서 두 가지의 시론을 정립한다. 하나를 the poetics of particle model이라 하여, Pound, 등의 image을 시의 구성 원리로 삼는 시를 여기에 분류한다. 다른 하나는 the poetics of wave model이라 부르고, 여기에는 Yeats, Eliot, 등이 속하는 것으로 보았다. Albright의 wave poetics는 시의 전체를 보려는 시도이며, 반면에 particle poetics는 시의 부분을 이해함으로 시의 의미를 알 수 있다는 차이를 부여하고 있다. 비록 Yeats는 wave poetics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나, Albright 자신도 인정하듯이, 평생을 두고 Yeats는 시의 각 부분 부분 (image, poetic form, diction, mood, mental construct, passion and feeling, etc)에 세심한 정성을 쏟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의 최상의 시들은 Albright의 이분법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Albright의 이론은 짜임새나 적용 성에 있어 뛰어난 면이 있다. 이 이론적 model에 비추어 좀더 많은 시인들의 시를 비교, 분석해 볼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논문은, Albright가 High Modernist의 시만을 대상으로 그의 wave 시학을 설명하고 있으나, 동일한 이론으로 Renaissance (Milton)와 Romanticism (Shelley)의 시도 설명될 수 있으며, 더나가, 우리 시대의 시 (e e cummings)도 잘 읽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밀턴은 청교도 혁명이 진행되던 1643년부터 45년에 걸쳐 작성한 이혼론 산문 4편과 실낙원 등을 통해 결혼과 이혼과 성의 문제를 다루었다. 『이혼론』 초판과 재판은 의회와 웨스트민스터 종교회의를 대상으로 저술하면서 교회법 개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혼에 관한 법률제도를 개혁하고자 하였다. 당시 영국에서 교회법과 의회법 모두에서 결혼을 성사로 인정하여 합법적인 이혼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음행 등의 이유로 이혼한 경우에 과실이 없는 사람도 재혼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함께 영국의 이러한 이혼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한 밀턴은 불합리한 이혼제도를 개혁하려고 공적 논쟁에 뛰어 들었다.
밀턴은 이혼론 산문들을 통해 결혼의 목표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내세우게 되었다. 당시까지 자녀출산과 음행 방지가 결혼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이해되고 있었는데, 밀턴은 창세기 2장 18절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부부간의 고독을 해결하기 위한 영적인 성숙과 정신적인 사랑이 결혼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주장하였으며, 자녀출산은 결혼의 목적이라기보다는 사랑의 결과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부부간의 정신적인 대화와 사랑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이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음행만이 이혼의 근거가 된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바리새인들의 과도한 이혼에 대한 책망이므로 문자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며, 신명기 24장 1절에서 이혼 사유로 인정한 수치스러운 것에는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였다. 따라서 밀턴은 부부간의 정신적인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에도 이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밀턴의 이혼론은 남성의 입장에서 제기되어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반영하여 여성의 위치를 비하하는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밀턴은 결혼에서 여성을 대화의 동등한 반려자로 인정하고 행복의 동반자로 인정하는 측면도 있다. 더 나아가 당시 밀턴의 관심은 영국의 국교회와 왕정 하에서 종교와 개인과 정치의 개혁을 통한 인간의 자유의 확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혼론 산문들은 인간의 개인적인 자유의 확보를 위한 차원에서 저술되었다.
그의 이혼론 산문들은 부부간의 사랑이 결혼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밝힌 것은 중요한 공헌이었고, 당시 그의 이혼에 관한 입장은 수용되지 못하였으나, 20세기에 들어와 성격차이가 이혼의 요소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이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밀턴이 말한 바와 같이 부부간의 건전한 사랑의 관계가 잘 형성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