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컴퓨터가 초래한 사회적 상황의 변동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기본권으로 승인된 것처럼, 21세기에는 다양한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저장 및 공유됨으로써 발생하는 각종 피해를 구제하기 위하여 새로운 정보주체권으로서 잊혀질 권리를 기본권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 인격권으로부터 도출되는 잊혀질 권리는 타인이 인터넷상에 작성한 게시물에 대하여 명예 내지 인격을 회복하기 위하여 행사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타인의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잊혀질 권리와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규범조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음란한 표현 내지 리벤지 포르노물은 규범에 의하여 보호되지 아니하므로 잊혀질 권리가 우선한다고 할 것이고, 명예훼손적 표현에 대하여도 규범은 잊혀질 권리의 행사를 원칙적으로 보장한다. 그러나 명예훼손적 표현이라 할지라도 공적 인물이나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국민의 감시기능이 필요하거나 민주사회를 유지하기 위하여 찬반토론이 요구되는 영역이므로 잊혀질 권리의 행사가 제한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미성년자의 신상정보를 포함하는 표현이거나 시간이 흘러 더 이상 표현을 계속할 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잊혀질 권리가 행사될 수 있다. 잊혀질 권리의 행사는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인 개별 인터넷 사이트나 포털 사이트를 상대로도 가능하다.
인간에게는 괴로움을 잊기 위한 망각의 축복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인의 기억과 기록을 무제한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다. 잊혀질 권리라고 하더라도 잊혀지지 않을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에 양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공공의 이익이 있는 경우로만 한정될 것이고, 공익적 필요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인간은 정보로부터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다.
게임 규제의 필요성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주제이다. 게임은 문화적, 산업적, 사회적, 기본권적 가치를 가지는 복합적 저작물이다. 한국의 경우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하여 게임이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폭력게임법 위헌여부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게임이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또한 미국 연방대 법원 판결은 게임 규제에 대한 개입은 최소한으로 자제되어야 하며 덜 침해적인 수단이 있는 경우 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
한국의 경우 게임 규제를 위하여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를 도입하였으며 각기 다른 법률에 근거하여 중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특정 시간대에 게임 서비스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제도이다. 헌법재판소는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하여 합헌으로 판시하였다. 그러나 강제적 셧다운제는 그 적용대상 범위가 여성가족부 고시로 정해진다는 점에서 명확성 원칙 및 표현의 자유 위반 소지가 있고, 등급분류제와 선택적 셧다운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원칙 위반의 소지가, 국내 게임업체를 부당하게 차별하여 평등원칙 위반의 소지가 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시행 8년차를 맞았지만 그 효 과는 미미하여 실효성이 충분하지 못하며, 따라서 입법론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게임 규제에 대한 일률적 규제라는 단편적이고 획일적인 수단을 제시하기 보다는, 등급분류제를 세분화⋅실질화하고, 선택적 셧다운제를 통한 자발적 참여를 통해 청소년 보 호를 실행하여 나아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최근 인터넷이나 SNS 등 IT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그 내용을 이루는 문화산업 내지 컨텐츠 산업도 눈부신 속도로 발전을 하고 있다. 한국의 영화, 드라마나 음악 등 ‘한류’ 산업은 이제 일본, 중국, 동남아를 넘어서 유럽과 남미 등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문 화산업은 미래를 이끌고 나갈 유망산업의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을 할 것으로 예 상된다. 이러한 문화산업의 중심에는 배우나 가수 등 유명 스타들이 있으며 이들 스타들의 주목도는 문화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하고 있다. IT 기술의 발달 뿐만 아니라 문화산업 을 육성하기 위한 각국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하여 산업환경과 발전전략은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 러한 변화되는 환경에 맞게 그리고 미래시장을 선 점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이 수립되어야 하고 법률도 적극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195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한 퍼블리시티권 이론은 미국의 문화산업을 발전시 키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비록 그 범위가 모호하고 알권리 등 타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도 많지만, 유명인의 고객흡인력 즉 퍼블리시티권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들이 발달하면서 현재 헐리우드 산업, 그리고 미국의 문화산업을 만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이휘소 사건에서 처 음 퍼블리시티권이 다루어진 이후로 퍼블리시티 권의 각종 쟁점들을 다루는 판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러한 판결들은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구조와 관련된 각종 쟁점들을 짚어내면서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으며, 한편으로 많은 논문 들이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하면서 퍼블리시티권의 범위는 계속 확장되었다. 최근 법원이 아직 성문법이 제정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퍼블리시티권을 부인하고 기존의 인격권 법리를 재산권적 요소에까지 확장해서 해결하는 판례들을 내놓고 있지만, 초상권의 기본적인 성격은 인격권에 기초한 소극적 청구권이라는 점에서 양도나 상속 등의 문제에 있어서 제3자에게 대해서 경제적인 권리를 안정적으로 주장하는 데에는 이론적으로도 실무적으로도 여러 가지 어려움들 이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태생적으로 타인의 권리들과 의 충돌을 예정하고 있다. 퍼블리시티권을 자기 동일성의 가치를 타인이 허락없이 사용하는 것을 통제하는 권리라고 정의하는 순간부터 이를 이용 하려는 타인과 충돌은 불가피하고, 이런 충돌 속 에서 퍼블리시티권은 이론적으로도 계속 발전해 왔다. 물론 타인의 동일성 가치를 이용하는 모든 경우에 퍼블리시티권의 침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 닐 것이다. 오히려 비록 상업적인 이용의 성격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정당한 권리행사로 보호받아야 할 경우가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결론 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의 발달도 필요하다. 미국이나 일본의 많은 판례와 학설들은 충돌하는 권리들 사이의 우열관계를 따져 보기도 했고 또는 두 권리가 서로 양보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기도 했다. 이러한 판례와 학설들의 노력들이 지금의 퍼블리시티권의 모습을 만들어 온 것이다. 퍼블리시티권은 특히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여러 가지 면에서 충돌을 일으켜왔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수정헌법 제1조 즉, 표현의 자유의 우 월성이 강조되었고 이에 상업적 이용 기준, 뉴스 가치 기준 등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두 권리를 둘 러싼 이해관계들을 고려하여 더욱 타당한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으며 이에 지배적 이용 기준, Rogers Test, 변형적 이 용 기준 등이 제시되었다. 일본에서도 퍼블리시티 권과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 하여 법원의 판례를 중심으로 오로지 기준설, 상업적 이용설, 종합 고려설 등이 논의되어왔고, 최 근 일본 최고재판소는 핑크레이디 사건에서 오로 지 기준설을 취하면서 그 세부적인 침해유형을 “① 초상 등 그 자체를 독립하여 감상의 대상이 되는 상품 등으로서 사용하거나, ② 상품 등을 차 별화할 목적으로 초상 등을 상품에 붙이거나, ③ 초상 등을 상품의 광고로써 사용하는지” 등 세 가지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퍼블리시티권과 관련 하여 많은 논의가 있어왔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인정여부나 성질, 주체와 객체 등 효력 범위 등에 대한 논의가 주류를 이루었고, 타인의 권리와의 관계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 지의 한계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었다. 과거 우리 나라 판례들은 유명인사의 초상 등을 광고 등에 무단 사용된 경우에 초상권 이론에 기초하여 ‘수 인가능성’ 여부로 판단해왔다. 그리고 퍼블리시티 권 법리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에는 소설 등에 이용은 ‘상업적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일련의 판례들이 나왔다. 그 후 판례들도 점차 권리 충돌과 관련된 제반 이익들을 비교형량하고 있고 이러한 고려 요소들은 계속 확장되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일본의 핑크레이디 판결에 나타난 판단 기 준을 그대로 도입하여 “① 초상 등 그 자체를 독 립하여 감상의 대상이 되는 상품 등으로서 사용하 거나, ② 상품 등을 차별화할 목적으로 초상 등을 상품에 붙이거나, ③ 초상 등을 상품의 광고로써 사용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례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 핑크레이디 판 결은 완결적인 판단기준이 아닐 뿐만 아니라 특히 우리나라에 마땅한 근거규정도 찾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최근에 도입된 저작권법상 공 정이용(fair use)의 법리를 유형적 형량기준의 하 나로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퍼블리시티권과 표현의 자유 등 다른 권리와의 충돌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따라서 이러한 퍼블리시티권의 한계 문제는 추후 새로운 법률 이나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정리될 수도 있다. 하지만 법률이 제정되거나 대법원 판결이 있다고 해 서 퍼블리시티권과 관련된 이익충돌 상황이 자동적으로 혹은 일거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헌법의 틀 안에서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유지하면서도 개인의 동일성 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정립하고 이에 터잡아 다양한 사례들이 뒷받침된다면 양자의 충돌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타당성과 예측가능성이 높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check the Game Rating and Administration Committee(GRAC), established in 2013 as revision of law to the Game Industry Promotion Act, restricts the freedom of expression. Game Rating system in Korea is not formed spontaneously in the market, unlike oversea, the Government has designed public systems. The GRAC has classified only “Rating”, but it regulates the expressions of the Game and gaming industry itself by other than raising rating. In cases the GRAC issued decisions of rating rejection are suspected to be in mistake in the interpretation of relevant laws, resulting in expressions of the game is limited. The content modification notifying system has unclear criteria, and it regulates not the contents of the game but the ways of using games. It is contrary to the principle of the content centrality of rating, and Operators have to impose self-censorship when they change game contents.
이 논문은 2008년 11월 5일 미국의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내려진 E.S.S. Entertainment 2000 Inc. v. Rock Star Videos, Inc. 사건에 대한 판결의 의미와 한국 게임법제도 및 게임 제작상의 시사점을 살펴본 것이다. 이 사건에서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비디오게임의 배경이 되는 도시나 사용되는 아이템을 실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구현하는 경우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본 연구에서는 상기의 판결에서 채택된 법리를 바탕으로 게임 시나리 오를 제작할 때, 상표권의 침해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게임 제작시에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에 대하여 검 토하였다. 그리고 상기 판례에서 다룬 쟁점사항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게임 제작시 발생할 수 있는 상표권 분쟁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권은 모두 헌법상 인정되는 기본권으로서 헌법적 차원에서 보호된다. 기본권의 법적 성격을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일정한 행위 또는 보호를 요청할 수 있는 주관적 공권으로 파악하는 한 표현의 자유와 명예권 사이에서 상호 충돌할 여지는 없다. 그러나 기본권을 주관적 공권으로서 성격뿐만 아니라 객관적 법질서로서의 성격까지 가지는 것으로 파악하게 되면 개인과 개인 사이에 발생하는 표현의 자유와 명예권 사이의 상호 충돌현상을 발견하고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헌법상 보호되는 표현의 자유와 명예권이 서로 충돌할 경우에는 법익형량의 원칙 또는 규범조화적 해석방법 등을 통하여 두 법익이 조화를 이루는 해결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우리 형법은 이러한 기본권의 이중적 성격을 수용하여 개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한편,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내용의 표현행위에 대해서는 위법성을 조각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권 사이에 합리적 조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명예훼손의 경우에도 전통적인 오프라인에서의 명예훼손 행위에 적용되는 법리가 기본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사이버공간에서의 명예훼손행위는 사이버공간이 가지는 기술적 특성, 전파의 광범위성, 피해의 신속성 등 특유한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터넷이 가지는 이러한 고유한 기술적 특성을 반영한 구제수단의 마련이 필요하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최근의 개정을 통하여 인터넷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한 권리구제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인터넷이 지닌 장점을 잘 살려 인터넷이 개인의 표현을 촉진하고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발전시킴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는 동시에 개인의 명예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를 통하여 헌법적 보호가치를 가지는 두 법익이 최대한 구현되도록 우리의 법제를 운영함에 있어 항상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을 둘러싼 규제와 관련하여 최대의 논쟁의제로 설정되어 있는 것이 소위‘포털(portal site)’규제의 필요성과 정당성의 문제이다. 이러한 포털규제와 관련된 사회적 논란은 소위‘포털의 사회적 영향력’과‘포털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담론에서 출발하여, 현재의 상황에서는 법률, 법원의 판결 등 법제도적인 차원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 글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포털규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포털규제담론이나 법제도화의 내용과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포털규제 관련 입법안, 포털의 법적 책임 범위에 관한 법원 판결들, 포털규제와 관련된 현행 법제도 중 인터넷 실명제를 분석대상으로 설정하고, 한국의 인터넷 규제시스템이 기본적으로‘봉건제형 인터넷 규제시스템’에 해당한다는점에서 출발하여, 최근 진행되고 있는 포털규제의 법제도화의 방향이나 내용이‘인터넷에 대한 몰이해를 바탕으로 한 봉건제형 규제시스템의 유지’에 터 잡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