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가 아시아의 역사적 정체성을 띠고 서구에 대항하는 수단이 되면서 미술시장에 서 변화를 만들고 있다면, 그 차별화된 미술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는 무엇일까? 본 연구는 중 국의 개혁・개방 이후로 경제 발전기인 1990년대부터 ‘당대 미술(컨템포러리 아트)’로서 ‘수 묵화’를 중심으로 그 의미와 한계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미술품 경매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2010년대에 이르면 아트페어와 같은 시장이 현지화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사회주의 중국에서 반(反)전통과 반(反)서구적 방법으로 모색했던 ‘신수묵’의 범주에 속한 ‘실험수묵’이 어떤 당대적 의미를 담거나 포기하고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미술 작품의 가치에 대한 무수한 담론은 시대를 아우르며 형성되어왔다. 현대 미술계는 20 세기 이후로 급진적으로 변화하여 다양한 유통 체제가 발전하였고 시장은 미술품의 생산과 소비 뿐 아니라 작품의 본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미술작품의 상품화 경향이 심화되며 현대미술과 자본과의 관계에 대한 쟁점이 대두되었다. 본 연구는 현대미술계에서 미술품의 상업적 가치가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현상에 대하여 부정적 결론을 도출하기 이 전에 미술 작품의 가치 평가가 어떠한 이론 과정을 통해서 정의되어 왔는지, 작품의 본질적, 상업적, 사회적 가치를 살펴보고 관계적 가치에 대해 모색한다. 또한 예술제도론을 토대로 미술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예술계의 체계를 탐구한다. 본 연구에서는 미술 시장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가치 형성 체계의 주체를 후원자, 화상/비평가, 경매로 정의하고 현대 미술계에서 자본과 상호작용하며 시대에 맞게 진화해나가는 미술계를 고찰한다.
본 연구는 개항기에 등장하여 미술 생산자인 화가, 중개자인 거간 등의 상업적 욕망을 자극하며 근대 미술시장 형성에 영향을 끼친 서양인 미술 수요자를 다 룬다. 수교 이후 한국을 찾았던 서양인은 외교관·의사·간호사·엔지니어·선교사 등 다양했는데, 상당수가 미술시장 신규 수요자로 가세하였다. 서양인들이 구 입하고자 한 미술품은 취향, 목적, 장르에서 기존과 판이하게 달랐다. 그 하나 가 한국의 삶과 풍속에 관한 정보를 담은 ‘민속적 풍속화’이며, 다른 하나가 ‘쉬느와즈리’의 영향으로 동양 도자기 애호 차원에서 수집된 고려자기이다. 서 양인 구미에 맞춰 화가들은 어떻게 새로운 풍속화를 개발하고, 중개상들은 어 떤 방식으로 도자기 도굴품까지 취급했는지를 살펴보면서 개항장과 대도시에 서 서양인 고객을 중심으로 형성된 미술시장을 고찰한다.
본 논문은 18세기 중국회화사에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을 가져온 양주화단의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휘상들의 문화적 성향과 경제적 영향력이 당시 그림시장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중국 商幇가운데 휘상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문사적 향유를 중시하는 경제성향에 관해 문헌을 통해 고찰하였다. 아울러 연관 작품들의 비교 분석을 시도하였다. 강남부자를 대표했던 안휘출신 상인들, 이른바 휘상들은 세 명이 상인이면 한명은 유학을 공부할 만큼 문풍이 만연했던 문헌국 출신들로서 賈而好儒란 문화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당시 유교적 사회제도에서 천한신분의 상인계층에 속하면서도 문사의 풍격을 숭상하는 지식인으로 평가받은 휘상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과 자부심은 안휘지역의 문화적 정서로부터 배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여타의 상방보다 本鄕의식속에 각인된 地緣중시의 결속력도 남달랐던 휘상들은 소금이나 쌀. 차 등외에도 고향의 특산품인 서화와 문방용품을 취급하였다. 일찍부터 서화상품에 조예가 있었던 휘상들은 명대 중. 후반기부터 서화와 고동품 소장에 참여하는 한편 예술시장에 무리로 움직이는 적극성을 보여주었다. 이후 휘상들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 화단에서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며 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자신들의 본거지인 안휘와 지형적으로 근접한 거리에 위치한 양주에서이다. 16세기를 전후하여 양주에 진출했던 휘상들은 청초부터 소금사업으로 축적한 막대한 자금을 문화 사업과 서화시장에 유입시켜 양주화단의 새로운 변화와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기여하였다. 그 결과 상류지식계층의 전유물이었던 문인화를 현실적이고 대중적인 시장상품으로 전환시켜 서화시장의 유통구조에 새로운 국면을 조성하였다. 특히 양주화단에 그림의 상품화가 본격화 되면서 작품가격 공개와 작품 값 흥정 같은 파격적인 현상들이 성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휘상들의 본향에 대한 각별한 자부심은 초일하고 분방한 안휘지역 화파의 화풍들을 자연스럽게 양주화단으로 전이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또한 안휘인들의 문화적 욕구 가운데 문사 숭상의 성향과 서화에 대한 조예는 양주지역에 서화소장과 감상을 즐기는 풍조가 만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기이한 것에 관심이 높았던 휘상들의 심미 취향은 대중적 성향의 서화상품화와 그림시장의 흥행을 조장하여 화가들로 하여금 창신에 대한 독특한 표현방식을 가시화시키는데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