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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

제23집 (2012년 6월) 10

1.
2012.06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되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중․한 두 나라 간의 정치, 경제, 무역, 문화 등 분야의 교류가 갈수록 밀접해지고 활발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어 인재들이 중요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울러 한국 언어뿐만이 아닌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탄탄한 이해를 가진 고 소질, 고 실력의 한국어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런 인재의 양성은 한국문화 교육을 떠나서 한국 언어교육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언어를 외면하고 문화를 이해할 수 없고 문화를 외면하고 언어를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언어교육과 문화교육은 유기적인 연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문화교육 실태를 살펴보면서 존재하는 문제를 짚어보고 풀어야 할 과제를 지적하였다. 논의는 한국문화교육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문화교육의 목표에 비추어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지금까지 무절제하게 이루어지던 중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최근 들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어 교육의 질적 향상의 불균형으로부터 우승열태(优胜劣汰)의 경쟁을 거쳐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질적 향상을 추구하는 과학적인 재정립이 필요한 단계에 들어섰다. 이는 한국어교육에서 단순한 언어교육이 아닌 한국학 전반에 관한 지식 교육 즉, 언어교육과 문화교육 통합 진행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진일보적인 증명과 강조로 된다.
5,700원
2.
2012.06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본 연구는 1930년대 한국의 비평가, 김환태를 중심으로 비평의 예술과 비평의 교육적 기능이 ‘언어’와 ‘자국어’의 표현과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다.김환태를 중심으로 박용철, 박영희, 윤기정, 김문집 등의 비평은 일제하의 문단에 “세계 설명”이라는 자각을 하게 하였다. 비평은 곧 예술로서 인간성의 성숙과 세계관을 넓히는 데 박차를 가하였던 것이다. 특히 이데올로기적 표현중심의 KAPF의 경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순수문학의 금자탑을 세운 것은 한국문학사에서 중요한 전거로 주목하고 있는 사실이다.순수문학은 새로운 세계를 설명하고 수용할 것을 전제한다. 새로운 세계로 열려있는 지평에서 ‘자국어’에 대한 관심과 예술적 표현에 무게를 두고 영원불멸한 가치를 창조하기 때문에 자연과 인간 세계, 그리고 인간 관계의 창조를 주장한다. 이는 성리학적 측면에서 통섭의 원리를 원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환태는 참신한 비평적 국면을 설정하여 순수문학의 기치를 확고히 하였다. 특히 인상주의 비평과 유미주의(예술지상주의) 비평, 그리고 형태주의 비평을 통하여 ‘열정’, ‘관조’, ‘공감적’, ‘미적 태도’, ‘미적 경험’, ‘변별력 있는 주목’, ‘활동’ 등을 성리학Neo-Confucianism적 바탕에서 수용하여 조화를 이루고 있는 비평의식을 정립하고 실천하였다.비평은 성숙된 개성의 발견, 즐거움과 쾌락의 전달, 공감적 감각을 실생활의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임을 감안할 때, 비평은 그 시대의 ‘성숙된 인간성의 창조’, ‘열정과 즐거움의 공간 창조’, ‘실생활의 질적 변화와 창조’라는 교육적 기능을 함축하고 있는 장르임을 알 수 있다.1930년대 김환태의 비평은 순수문학의 터전을 바탕으로 인상주의와 예술지상주의, 형태주의의 요소를 수용하여 그 시대와 사회에 교육적 기능을 발휘하였다. 특히 당대의 비평의식에 미적 태도, 미적 경험, 열정, 관조 등에 대해 주목하고 세계관의 설정과 주관의 성숙을 논구함은 성리학의 이원적 요인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평의 교육적 요건은 시대와 민족, 그리고 제반 환경의 교육적 기능을 자각하고 실천한 것으로 현재 우리의 교육 현장에 되살려야 할 것이다.
9,800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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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는 오래전부터 일본인의 심정을 표현하는 정형시(詩)로 고대부터 계승되어온 일본문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와카의 창작이란 문예적 창작이며 개인 심정의 표출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향수되는 장소나 방식은 위정자(為政者)와의 관계를 끊을 수 없었다.9세기에 궁정에서 천황에 의해 개최된 ‘우타 아와세(歌合)’는 와카의 창작이 집단적으로 행해졌고 또 그 와카의 우열(優劣)을 승부하는 시합 형식으로 오락성을 겸한 행사였다. 천황이 왕비의 외가세력에 대항하기위해 ‘우타 아와세(歌合)’를 열고 칙찬집(勅選集)의 편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12세기 후 ‘우타 아와세(歌合)’에 종교적인 색채가 더해져 와카 계의 뛰어난 가선(歌仙)들의 공양이라는 ‘에이구(影供) 우타 아와세(歌合)’가 탄생하였고, 이는 절이나 신사(神社)에서도 열렸는데, 그 배경에는 ‘언령신앙(言霊信仰)’이 있었다. 또 이 시대에 새롭게 정권을 장악한 무사계급에게 전통성을 가진 와카는 자기 정당성을 구현하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17세기 포르투갈의 카드로부터 전래되어 형성된 ‘햐쿠닌잇슈 가루타(百人一首カルタ)’가 성행하고, 메이지(明治) 시기에 들어와 그 방식이 획일화됨으로써 근대국가의 정신적 통제 수단의 역할을 완수하기에 이르렀다.집단적으로 와카를 향수하는 ‘우타 아와세(歌合)’, ‘에이구(影供)’, ‘햐쿠닌잇슈 가루타(百人一首カルタ)’는 와카의 계승에 큰 역할을 했는데 그 전통성 유지에 있어서는 정치적요소도 배제할 수 없다.
6,900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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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소나기>를 연구대상으로 발화행위 이론을 이용하여 다양한 언어 환경에서 나타내는 전형적인 언표내적 행위에 의해서 언표내적 행위의 목표, 지향성, 심리적 태도 이 세 가지 차원에서 소녀와 소년의 대화를 분석해, 소녀와 소년의 심리상태와 성격을 해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제2장에서는 설의 이론을 대해 살펴볼 것이다. 설은 언표내적 행위의 목표, 심리적 태도, 지향성을 언표내적 행위의 분류하는 데에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기준에 의하여 언표내적 행위를 진술 행위, 지시 행위, 언약 행위, 표출 행위, 선언 행위로 분류한다.제3장에서는 설의 언표내적 행위 분류 기준으로 <소나기>에서의 대화를 분석하고자 한다. 특정된 환경에서의 특정된 언표내적 행위 유형에 속하는 대화문을 분석함과 동시에 각 유형의 대화문수와 백분율을 통계해 보기로 한다.화용론적인 발화행위 분석을 통해서 소설의 주인공인 소년과 소녀의 성격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소녀의 지시 행위에 질문이 많고 금지의 심리적 태도를 나타내는 지시 행위도 있다. 표출 행위의 경우에는 소녀의 대화 비중이 소년보다 훨씬 더 높다. 따라서 <소나기>는 외향적이고 도전적이며 호기심이 많은 소녀를 기술하고 있다. 소년의 지시 행위에는 금지의 심리적 태도를 나타내는 것이 없다. 표출 행위의 경우에는 소년의 백분율이 소녀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소나기>는 내성적이고 수동적이며 수줍음이 많은 소년을 기술하고 있다.
5,800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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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교육에서 오류 분석은 언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의 언어를 연구하거나,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안을 고안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방법론의 하나이다. 하기에 많은 학자들이 학습자들의 작문이나 발화에서 오류문을 추출하여 연구를 시도하고 있으며 또한 많은 연구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들마다 오류에 대한 견해에서 서로 다른 의견들을 제기하고 있으며 그 판정에서 어려움을 시사하고 있다.본고에서는 학자들의 견해를 기초로 하여 한국어 교육에서 오류의 판정, 오류와 실수, 중간언어와의 관계에 관한 학자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고 필자의 견해도 밝히고자 하였다. 그 견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1. 오류는 외국어 학습자 자신에게 있어서 필요 불가결이며 교사는 오류 분석과 오류 교정에 주목해야 한다.2. 오류 판정에서 문법성, 체계성, 반복성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원인을 밝힐 수 있으면 오류로 보아야 한다.3. 오류는 학습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없고 교정할 수 없지만 실수는 학습자 스스로가 인식할 수 있고 교정할 수 있다.4. 오류는 중간언어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고 원인을 밝힐 수 있다.
5,400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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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행이 된 한류현상을 비판철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한류문화가 세계적인 문화로 거듭날 수 있기 위해 필요한 인문학적인 성찰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한류의 기원과 정체성, 한류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 그리고 한류문화담론 및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 등의 비판철학적 시각을 제시하였다.한류(韓流, Hallyou, Korean Wave)는 ‘한국의 TV드라마,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콘텐츠가 동아시아를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유행해 라이프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말한다. 한류는 가족윤리를 중시하는 전통적 가치와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현대적 가치가 융합된 세계적인 문화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서구의 대중문화가 아시아적 가치에 적합하게 필터링된 모방문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비판이론가의 문화산업이론에 따르면, 대중문화는 ‘동질성’과 ‘예측가능성’ 때문에 대중들의 허위의식을 조장하여 비판의식을 상실하게 한다. 한류문화가 지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변증법적 종합을 통해 세계적인 문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서구문화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필요하며, 한국의 전통문화에 내재된 비판정신이 회복되어야 하며, 미디어 교육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통과 현대의 변증법적 교섭과 실천을 통해 한류문화는 세계적인 문화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7,800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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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근대 ‘천황제’ 국가는 ‘천황제’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된 절대군주제 국가였다. 이 ‘천황제’ 이데올로기는 일본의 고래의 신도사상(神道思想)과 충효의 윤리를 바탕으로 한 전제적이고 가부장적인 유교사상을 근간으로 하여 ‘천황’의 권위를 신성시하고 절대시함으로써 국민의 일상은 물론 정신세계까지 지배하여 국가 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을 얻어내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종교적, 반민중적, 반이성적 성격이 들어있었다. 일본 메이지시대 전반기에 형성된 이러한 ‘천황제’ 이데올로기는 의무화된 근대교육 기관과 군대, 교화기구를 통해서 자국민에게 체계적으로 주입되었으며,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 침략전쟁을 통해서 해외 식민지를 강점․지배하면서 더욱 강화되고 정교화되어, 지배이데올로기로 활용되었다. 일본의 종교정책은 메이지유신기에 형성되었는데 그 기조는 국가신도 내지 신사신도(神社神道)를 정점으로 하여, 그 하위에 교파신도와 불교, 기독교를 국가의 공인종교로 삼고 국가 시책에 충실히 따르도록 통제․이용하면서, 그 외의 종교는 ‘유사종교단체’라 하여 불법화하고 경찰력을 동원하여 통제․탄압하는 것이었다. 일본에서 기독교는 전래 초기부터 사회적인 비난과 배척을 받아 교세가 크게 발전하지 못했으며, 국가와의 관계에 자신을 적응하여 자신의 유용성을 변증하고자 하였다. 일본 기독교는 초기부터 국가의 종교정책에 저항하기보다는 순응하고 협력하는 길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일본 기독교는 천황숭배와 신사참배를 인정하고, 침략전쟁에 협력하였으며, 대륙침략을 재개한 1930년대 이후에는 일본적 기독교라고 하여 교리와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까지 변질시켰다. 1939년 4월 종교단체법이 공포된 이후에는 개신교 교파들이 통폐합하여 일본기독교단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침략 전쟁에 협력함으로써 국가의 교화단체의 하나로 전락하고 말았다.
6,400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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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에는 다양한 정서적 용어가 소개되어 있다.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불안,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분노와 격분 등은 현대 심리학에서도 중요하게 취급되는 정서분야이다. 막연한 상황에서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인해 발생한 불안, 구체적인 위협상황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 그리고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표현으로 나타나는 분노와 격분 등은 인간 내면의 심리적, 영적 성향과 의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7,000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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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inese Recorder and Missionary Journal』에 기고했던 재중 선교사 티모티 리차드, 존 로스, 및 D. Z. 셰필드의 글들은 19세기에 맺어진 서구열강과 중국 간의 조약들, 그 조약에 포함된 선교적 권리들, 그리고 선교사의 향후 태도에 대하여 서로 다른 견해를 보여준다. 리차드는, ‘조약권리’ 중 기독교 선교와 관련된 항목들이 본국 외교부와 중국 관료들에 의해 이행되지 않으면서 더 많은 중국 신자들의 박해가 일어나고 선교에 큰 장애가 되어왔다고 간주하여, 동 권리의 이행 및 법 개정을 위한 외교부의 노력을 주장하였다. 그는 ‘신자들의 종교자유권’, ‘선교사의 내지거주권’, 그리고 박해자의 처벌을 포함하는 ‘신자 및 선교사 보호권’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그의 주장은 선교현장에서 ‘선교의 자유’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던 개신교 선교사공동체의 내적인 딜레마를 잘 보여주고 있지만, 또한 그의 제국주의적 서구의 중국침탈에 대한 인식의 결여를 잘 보여준다. 로스는, 선교사들이 서구열강의 억압으로 쥐어짜낸 ‘조약권리’에서 나오는 선교적 권리를 포기하고, 신자들과 비신자간에 일어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공사관의 권력에 의지하지 말며, 극단적인 박해사건에 개입하되 관리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하여 ‘우호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의 견해는 서구 제국주의의 본질을 통찰하고 중국인들의 입장을 고려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역시 텐진조약이 가져다 준 북부항구의 개방이라는 외교적 조건 안에서 기독교 선교를 수행하는 한계를 안고 있었지만, 선교적 문제해결에서 ‘가장 덜 제국주의적인 방식’의 해결을 제안하였다. 이와 달리, 셰필드는, 기독교선교와 문명의 전파를 위하여 서구국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기독교신앙과 진보정신 그리고 우월한 인종을 보유한 서구기독교국가의 선교는 독자적인 가치를 지니며 서구국가들 및 중국의 보호를 받을 만하다고 보았다. 기독교 선교의 방법으로써 말(word)과 힘(power)을 제안하는 셰필드의 견해는 매우 가부장적이며, 나아가 서구제국주의에 대한 무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리차드, 로스, 그리고 셰필드는 청말의 동시대에 중국선교사로 일하였지만, 중국의 조약법 및 기독교선교를 위한 조약법의 이행에 대하여 매우 다른 견해를 가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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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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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은 신여성을 다룸에 있어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일관하던 동시대 많은 작가들에 비하여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고 보였다. 신여성에 대한 극도의 혐오를 보인 남성 작가들이 신여성들의 역사적, 사회적 무지를 강조하여 신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되 그들에게 아무런 변론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과 달리 염상섭은 신여성들을 주동인물로 다루면서 오류의 삶에 대한 자기변호의 기회를 주고 있으며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리가 가까워졌다고는 하나 신여성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나 이해의 정도는 그렇지 않았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염상섭은 남성의 근대성은 긍정하면서도 여성의 근대성에 관하여 매우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였다. 그는 여성의 주체적 행보를 주시하기보다 전통적인 여성성을 공고히 견지하며 여성을 극단적으로 이분화하려 하였다. 전통적 아비투스를 답습하고 그 안에 안주하는 여성들을 긍정적으로 보는가 하면 전통적 여성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들을 부정, 그들의 존재를 위기로 담지하였던 것이다. 염상섭의 이런 위기의식은 작품 내에서 작중인물로 하여금 감상적인 토로와 한탄을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설 장면의 빈번한 활용이나 인물의 비분강개식 토로를 통하여 작가는 당시 사회에 대하여, 또 신여성에 대하여 하고자 하는 말을 지나칠 정도로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소 미숙한 방식의 글쓰기 방식을 무릅쓰더라도 일제하의 경박한 근대성에 대한 경계 등 작가의 주제의식을 뚜렷이 하고자 하는 의도 때문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염상섭은 당시 부정하고자 하는 모든 부정적 가치를 신여성에게 전가함으로써 이율배반적 근대의식을 보이고 있다. 그의 이러한 극단적 젠더의식은 당시 사회에 진출하려는 여성 지식인을 배제하고자 한 남성 지식인들의 그것에 다름 아니다.
7,7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