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능엄경』의 이근원통과 『법화경』의 보문시현의 수행체계 와 사상적 구조를 통하여 관음사상을 비교하는 것이다. 『능엄경』의 「관세음보 살 이근원통장」에서는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을 통하여 문성(聞性)을 관조(觀 照)하는 방법이 제시된다. 문성을 관조하는 것은 망심(妄心)을 유발하는 모든 경계를 해제하는 반문자성(反問自性)의 방법이다. 반문자성은 생멸심(生滅心)에 의지하지 않으며 육결(六結)의 단계를 거쳐 생사와 번뇌의 근본을 풀어가는 수 행의 원칙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다. 『능엄경』에서 요구하는 수행의 원칙은 수행의 시작과 목적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두 가지 결정의(決定義)로서 인지(因 地)와 과지(果地)를 일치시키되 문제의 근본에서 해탈의 열쇠를 찾는다. 『법화경』의 「관세음보살 보문품」에서는 세존이 무진의보살에게 관세음보살 의 보문시현과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묘용을 상세히 설하고 있다. 중생이 모두 고뇌에 빠졌을 때 관세음보살의 명성을 듣고 일심으로 그 명호를 부른다면 관 세음보살은 곧 그 소리를 관하고 모두를 해탈케 한다고 하였다. 관세음이라는 명호는 전생의 본원과 인지(因地)에서 자기극복을 수증하는 자리(自利)의 공부 로만 성립된 것은 아니다. 과지(果地)에서 전적으로 남을 이롭게 한 공덕에서 비롯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의 반문문자성 (反聞聞自性)과 일심칭명(一心稱名)의 필경지(畢竟知), 자리(自利)와 이타(利他) 의 방편의 관점에서 『능엄경』과 『법화경』에서 드러나는 관음사상의 양상을 비 교하고자 하였다.
본 논문은 백제 사비시대 부여와 익산의 왕실사찰인 정림사지, 제석사지, 그리고 미륵사 지에서 출토된 3점의 塑像에 대한 분석을 통해 6세기 후반~7세기 전반 백제 미술의 對中交 流 양상을 고찰했다. 구체적으로는 3인이 하나의 세트를 이루는 세속 인물상의 자세 및 의복, 그리고 두 보살상의 두발 표현 등을 중국 남북조시대 및 隋唐代 자료와 비교분석하였다. 3인상의 경우, 남북조의 출행도 및 예불도와 유사성이 지적된 바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기존 연구가 남북조시대 출행도에서 나타나는 지역적 차이를 간과했음에 주목했다. 3 인의 자세, 인물 구성, 侍者의 성별과 역할, 그리고 폐슬과 소매가 넓은 포복의 형태 등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실마리로 백제 3인상이 북조가 아닌 남조 문화와 더욱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무왕이 건립했다고 전하는 제석사지와 미륵사지에서 발견된 두 점의 보살상 頭部에는 連 弧形 髮際線이 출현한다. 연호형 발제선은 중국에서는 이미 4~5세기부터 출현했지만, 중국 전역으로 보급된 것은 대략 6세기 말부터이며, 그 연원은 장안양식과 관련이 있다. 연호형 발 제선은 삼국에서는 7세기에 비로소 등장하며, 이후 통일기 신라에서 유행한다. 그러므로 백제의 두 사찰 출토 소상에서 출현하는 연호형 발제선은 6세기 말부터 백제가 행한 적극적인 수 당 교류의 결과이자, 백제 미술에 미친 수당대 장안양식의 한 사례로서 주목할 만하다.
오대산(五臺山)은 신라시대 자장스님에 의해 중국 오대산으로터 문수신앙 이 도입되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수신앙의 성지가 되어 왔다. 그 중심에 상원사가 있다. 상원사에는 1466년 조선왕실이 발원한 동자 문수 보살상과 1661년에 의천스님이 발원, 조성한 문수보살상이 나란히 안치되어 있다. 1661년 조성된 문수보살상은 진여원의 세 번째 중창된 만들어진 상원 사의 본존불이다. 이 불상이 조성되기 전 이미 상원사에는 동자 문수보살상 과 노(老) 문수보살이 전하고 있었다. 동자 문수보살은 왕실에서 조성한 것이 기 때문에 지금과 달리 특별히 마련된 원당에 봉안되어 있었을 것이고 노 문수보살상은 상원사의 원래 본존으로 봉안되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문수보살상이 1599년에서 1661년 사이 인근 보현사로 이안되면서, 새로운 문수보살상이 의천스님에 의해 계획된 것으로 보이며, 지금의 문수보살상이 바로 그 문수보살로 추정된다. 보살상의 제작에는 임진왜란 이후 팔도도총섭 체제로 개편되는 불교의 시스템과 관련이 깊다. 팔도도총섭은 전란으로 피해 를 입은 사찰을 복구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승려장인들을 육성하였고, 이 보 살상을 제작한 승려 역시 도총섭 체제하에서 육성된 승려장인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1661년에 제작된 문수보살상은 如意를 지물로 취하고 있다. 조선시대 이 전 如意는 주로 보현보살의 지물로 등장하지만, 차츰 문수보살상의 지물로도 사용되다 17세기 이후에는 완전히 문수보살의 지물로 채택되고 있다. 따라 서 상원사 문수보살상의 여의는 조선 후기 조각승들이 인식했던 문수보살의 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보살상을 제작한 사람은 신겸과 회감인데, 신겸은 이 시기 대표적인 불화승이고 회감은 조각승이다. 불화승과 조각승의 공조로 불사가 진행되고 있어 당시 불사의 특징을 이해하 는 데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다.
본 논문은 『묘법연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드러난 보살 사상 및 그 전개가 칼 융의 분석 심리학에 나타난 ‘자기’(the Self) 의 부분이자 상징이라 고 할 수 있는 개성화를 이룬 인간 및 개성화의 과정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가 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분석 심리학에서 인간은 자아에서 시작하 여 자기로의 여정을 거치는데, 이 자기(Self) 및 개성화를 이룬 인간의 특성을 살펴보면 이 특성은 대승 불교 경전의 여러 곳에서 등장하는 보살의 특징 및 행법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고는 그 중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나타난 관세음보살은 ‘자기(Self)’의 외현적 상징으로, 사바 세계를 노닐며 중 생을 돕는 과정은 자아의 개성화 과정과 유사하다는 관점에서 둘을 비교 고찰 하려 한다. 분석 심리학에서 개성화를 이룬 인물은 몇 가지 특징을 갖는데, 그 림자를 이해하고, 정신적 영역의 여성성과 남성성인 아니마 아니무스가 잘 분 화되어 통합을 이루고 있으며 집단 무의식에 열려있어 사람의 행동을 잘 이해 하고 깊은 연민을 느끼며 성격의 어느 한 측면이나 태도, 원형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페르조나를 잘 사용하지만 이는 사회적 편의 때문이 지 자신의 본성(Self)과 헷갈리지 않는다. 「관세음보살보문품」의 관음은 그 경 전의 이름과 같이 모든 중생의 소리를 듣고(觀音) 지혜로서 그곳에 나투며 (普 門) 그들을 도우나 도운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근기 마다 그 근기에 맞게 나투 지만 그것은 방편일 뿐 본성에는 물듦이 없다. 열반 해탈과 중생의 경계선에 있어 중생을 향하여 돌아보나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렇듯 관세음보살의 행법 은 분석심리학의 개성화된 인간이 가지는 특징과 깊은 유사성을 보이며, 분석 심리학자들은 관세음보살을 불성(佛聖)이라고 하는 ‘자기(Self)’ 의 외현 이며 높은 수준의 아니마로 바라보기도 한다. 더하여 본 논문은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나타난 개성화의 상징들을 고찰 하고자 한다. 보문품의 큰 흐름이 원형과 그림자의 만남, 페르조나의 상실, 아 니마 아니무스의 만남, 페르조나의 사용 및 자기(Self)로의 회귀와 다르지 않다 는 관점에서 둘을 비교하려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관세음보살을 신앙 적 가치를 넘어선 심리학적 가치를 가진 정신적 도착지로서 그 개념을 확장하 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의 자비 심과 그 심리치유적 요인에 관하여 고찰한 것이다. ‘관세음(觀世音)’은 세상 의 소리, 곧 중생의 소리를 관(觀)한다는 의미로서 ‘관한다’는 것은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보살핌’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호소하 는 고통을 보고 듣고 보살피는 구원자로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중생의 다양한 재난을 상징하는 ‘칠난(七難)’을 실제적인 재 난이 아닌 심리적인 괴로움으로 이해하였다. 이러한 심리적인 재난 상황에 처한 중생들이 관세음보살을 칭념하고 의지하면 관세음보살과 감응하게 되 고, 보살의 자비로운 원력의 작용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얻게 된다고 보았다. 천태지의는 관세음의 관(觀)을 ‘관조(觀照)’의 의미로 이해하여, 관세음보 살이 단순히 중생들의 소리를 듣고 그 소리에 따라 감응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인 내가, 대상인 무엇을 관조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천태지의의 해석에 따라 관세음보살은 외재적 초월자가 아니라 내면을 관조 하는 수행자 자신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끝으로 자비의 개념을 심리치유에 적용하여 심리치료 프로그램으로 활용 되는 ‘자비명상’의 방법과 효과를 살펴봄으로써 관세음보살의 자비가 심리치 료에 실천적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본고는 「상불경보살품」에 나타난 인간존중사상의 논리적 특징을 불성론의 입장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이 품에는 현대사회의 핵심 용어 중의 하나인 평등, 인격존중, 사랑 등에 관한 용어는 사용되고 있지 않다. 다만 상불경이란 용어는 ‘언제나 모든 사람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모든 인간은 존귀하고 존엄하다는 의미에서 항상 존경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스토리의 주인공이란 점이다. 인간존중, 평등 등에 관한 전문적인 용어는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평범한 이야기와 메타포를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밝히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어떠한 형태의 모습이나 삶을 영위하고 있더라도, 그 내면에 불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존경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이 품에서는 그런 내용을 ‘인간은 누구나 깨달아 부처가 될 존재’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경전의 내용에 대해 중국을 대표하는 법화사상가들은 불성론에 입각해 이해하고자 했다. 천태는 삼인불성론에 입각해 상불경보살의 보살행을 이해하고 있다. 정인, 연인, 요인불성에 의거한 설명이다. 길장은 수기를 주는 행태는 불성이 있다는 전제 속에서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 역시 불성론에 입각해 이 품을 이해하고 있다. 규기 역시 불성론에 의거해 이 품을 이해하고 있지만, 요인불성에 의거해 개개인의 수행과 노력을 중시한다. 이 품에서 나타난 상불경보살의 활동은 인간의 존엄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적인 의의가 크다고 본다. 특히 세계인권선언문의 내용과 대비해 보면, 양자에 상통하는 사상이 대략 2천여 년 이전에 이미 선언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러한 사상을 현실 속에서 구체화시키지 못한 것은 불교사의 왜곡 현상이며, 중국불교사의 한계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러한 사상을 어떻게 현실 속에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불교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여말선초 관음보살상 중에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취하는 좌법으로 알려진 윤왕좌(輪 王坐, Maharaja-lila 또는 Rājalilāsana)를 취하고 있는 조각이 다수 확인된다. 기존의 불교조각사에서 제작된 바 없는 작례로서 활발한 대외교섭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고려 시대 관음신앙을 통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윤왕좌를 취하고 있는 관음보살상의 도 상을 살펴보면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에 상주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는데, 중국 송대 제작된 수월관음보살의 모습에서 그 원류를 확인할 수 있다. 윤왕좌를 취하고 있는 관음보살상의 양식적 특징은 여말선초 불교조각의 양식사적 흐름위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는다. 통일신라 양식을 기반으로 외래양식을 적절히 수용한 전통양식과 원․명대의 독특한 티베트계 양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제작경향을 살펴보면 소형의 호지불상(護持 佛象)이나 경상(鏡像)과 같은 휴대용 불교용구에 집중적으로 제작되어 독특하다. 이들은 제난구제(諸難救濟)나 안산(安産) 등 현세이익적인 원(願)이나 정토로 향하고 싶은 내세에 관 한 염원을 담을 수 있는 대상으로서 이를 성취하고자 하는 강한 마음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이 논문은 관음신앙에 대한 천태의 선적 이해를 분석해 정리한 것이다. 동북아 불교신앙의 중요한 형태 중의 하나인 관음신앙은 중국인들에 의해 다양하게 수용되었다. 외재적이며 초월적 존재로 대중적 지지를 받았으며, 중국에 토착화하여 낭랑신앙이나 해신신앙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러나 천 태지의는 이러한 종교적 관념에 동의하지 않았다. 관음을 수행적으로 이해 하고자 했다.
관음을 천태신앙의 독특한 수행방식인 관법으로 이해하고자 한 것은 법 화경에 대한 그의 주석인 법화문구이며, 이 책의 「석관세음보살보문품」 에서 십쌍과 오척으로 관음보살을 해석하면서 특유의 관법에 의거한 관음보 살의 해석이 등장한다. 이들 중에서 본 논문은 오척을 중심으로 관법에 의 거한 관음보살의 해석을 분석해 정리하고자 한다.
「석관세음보살보문품」의 오척에선 관세음이란 단어를 축자적으로 한 글자 씩 해석하고 있으며, 이 경우 관이란 글자를 관법에 의거해 이해하고자 한 다. 즉, 석관(析觀), 체관(體觀), 차제관(次第觀), 원관(圓觀)이란 의미로 해 석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법은 결국 천태의 일심삼관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본고는 일심삼관의 구체적인 고찰을 통해 관세음의 관을 관법으로 해석하고 자 한 천태의 의도를 살펴보고자 했다.
그리고 관세음의 관이란 글자를 일심삼관이란 관법의 수행으로 이해하고 자 한 근본적인 이유는, 일심삼관이란 수행이 마음의 번뇌 망상을 제거하는 것에서 출발해서 중생을 제도하는 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또한 일심삼관 의 수행을 통해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과 본질의 세계가 실상의 세계 임을 인식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내용은 바로 ‘다양한 세상의 근기를 관찰하고 적절하게 응병여약(應病與藥)’하는 관세음의 속성과 형식적으로 상통하는 점이 있다. 결국 관음은 종교적 수행의 완성이며, 자기의지의 절대 적 실현을 의미한다. 따라서 천태는 관음을 객관화하지 않고, 주체적이며 자 기실현의 완결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 역자들은 현장(602~664)의『보살계본』(T.24.1501.1110b2~ 1115c22)을 최초로 영역하였다. 현장의『보살계본』은 담무참(385~443)의『보살계본』(T.24.1500. 1107a2~1110a24)과 더불어 유식계 보살계본들을 대표한다. 현장의『보살계본』과 다르게 담무참의『보살계본』은 몇 차례 온라 인의 형태로, 그리고 한 차례 출판본 형태로 영역되었다.1) 담무참은 본인이 한역한『보살지지경』10권을 저본으로 하여 본인의 보살계본 을, 그리고 현장은 본인이 한역한『유가사지론』100권을 토대로 하여 본인의 보살계본을 직접 만들었다. 비록 그 두 보살계본의 내용은 대동소이할지라도, 담무참의『보살 계본』은 4중계와 41경계로, 그리고 현장의『보살계본』은 4중계와 45 경계로 구성되어 있다. 그 두 종류의 보살계본은 출가의 포살과 수계 의식에 사용된 구족계 바라제목차를 모방하여 만들어졌고 출가와 재 가의 포살과 수계의식에 사용되었다. 비록 현장의『보살계』본문은 목차와 계목을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본 역자들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목차와 계목을 본 영역에서 괄호 속에 삽입하였다.
본 역자들은 당대의 대번역가인 현장(602-664) 의 보살계갈마문과 정매(생몰연대 미상)의 보살계갈마(문)서를 최초로 영역하였다. 비록 현장이 장안의 대자은사에서 649년 본 갈마문을 원전에서 직접 한역 하였다고 하지만, 본인이 한역한 유가사지론을 요약 정리하여 본 갈 마문과 더불어 계본을 본인이 직접 작성하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 장은 629년(또는 627년)에서 645년까지 중앙아시아와 인도로 구법 행각을 한 후, 유식 관련 텍스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불교경전들을 한역하였다. 동아시아 불교도들은 두 종류의 보살계본을 받아들이고 있다. 하나는 중국 위작인 범망경의 보살계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 도불교에서 유래한 유식 보살계본이다. 유식 보살계본으로는 담무참 (385-433)의 계본과 현장의 계본이 널리 알려져 있다. 담무참은 동일 한 텍스트에 보살계 갈마문과 목록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현장은 보살계 갈마문과 보살계 목록을 각각 다른 텍스트에 포함하고 있다. 비록 범망경의 영역은 몇 가지 존재하지만, 현장의 보살계 갈마문 과 보살계 목록의 영역은 전무하다. 담무참과 현장의 유식 보살계본 은 모두 유가사지론 본지분 보살지 제15 계품에 근거하고 있고, 담무 참의 계본은 몇 차례 영역되었지만 현장의 계본은 한 번도 영역되지 않았다. 현장의 갈마문은 동일한 텍스트의 전반부에 나오고 계본은 동일한 텍스트의 후반부에 나올 개연성이 많다. 그렇지만 언제, 그리 고 왜 갈마문과 계본이 분리되어 각각 다른 텍스트로 대정장에 수록 되었는지 추가적인 학문적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서문이 갈마문 이전에 수록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대정장에는 서문이 갈마문 뒤에 수록되어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본 역자들은 갈마문과 서 문의 순서를 바꿔 영역하였다. 대정장에서 서문이 갈마문 뒤에 언제, 그리고 왜 수록되었는지 추가적인 학문적 연구가 역시 필요하다.
본 논문은 고려 수월관음도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을 근저로 고려 중·후기 불교계의 특징, 수월관음에 관한 문헌적 전거, 거사불교(居 士佛敎)와 수월관음의 접점을 찾았다. 수월관음도가 고려 중·후기 라는 비교적 짧은 시기에 제작된 것에 비해 현대인들에게 미치는 파 급력은 엄청나다. 이 불화가 갖고 있는 대단한 영향력과 달리 그동안 고려 수월관음도 연구는 몇 가지 근원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명 칭의 전거에 관한 문제, 특정 지물에 관한 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본 논고에서 이들 중『불설고왕관세음경(佛說高王觀世音經)』의 전거 문제, 대나무의 등장시기에 대한 문제제기 등을 통해 수월관음도의 도상적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 특히 수월관음도를 구성하는 개개의 요소들 중 대나무에 관한 도상 학적 해석이 미비한 현 상황에서 간단하게나마 대나무에 관한 새로 운 불교미학적 해석을 시도했다. 대나무는 선승과 거사들이 절개, 은 일, 청정의 의미로 즐겨 사용한 소재이다. 청정(淸淨)은『금강경』에서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말하며 이는『반야심경』에서 말하는 공 (空)사상으로도 연결된다. 대나무는 어떻게 청정, 공(空)의 미학을 상 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수월관음도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수월관음과 불교신앙에 관해 관음신앙을 중 심으로 진행된 기존의 연구에서 벗어나 선종과의 연결고리와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