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원은 고려 후기 화엄교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승려로 신라 의상 (義相)의 「백화도량발원문」이 그의 『백화도량발원문약해』를 통해 세상에 알려 졌다. 간략한 해석이라는 뜻의 『약해(略解)』는 「백화도량발원문」의 주석서로 체원의 해설을 통해 의상의 관음신앙을 살펴볼 수 있으며, 체원이 어떻게 이해 하고 풀어내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발원문에 대한 체원의 이해에도 접근할 수 있다. 『약해』는 총 20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크게 서론과 본론으로 나눌 수 있다. 체원은 서론에서는 최치원의 「의상본전(義相本傳)」을 인용하여 의상 의 전기(傳記)를 소개하였고, 본론에서는 「백화도량발원문」이라는 제목과 본문 을 해설하였다. 이 글에서는 제목과 본문에서 귀의에 해당하는 발원문의 앞부 분을 살펴볼 것이다. 발원문에서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관세음보살의 주처 (住處)인 ‘백화도량’을 발원자가 귀의하는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의상(義相)은 관 음(觀音)의 대원경지와(大圓鏡智)와 제자의 성정본각(性靜本覺)을 먼저 관(觀) 함으로써 성인과 범부가 비록 의보(依報)와 정보(正報)는 같지 않지만 하나의 대원경(大圓鏡)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때의 관(觀)은 관하는 주체의 지혜로서 망상과 집착을 여의고 허공과 같이 청정하여 걸림이 없는 경지로 ‘지 (止)’의 실천을 포함한 지혜이다. 이러한 진관(眞觀)으로 관(觀)하면 관음의 대 원경지와 제자의 성정본각은 성기법성(性起法性)이어서 서로 통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승[관음]과 제자[의상]는 각자의 자리를 움직이지 않고서도 융섭하여 하나가 되므로 귀의의 대상과 귀의의 주체라고 할 것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체원이 바라본 관음은 백화도량에서 머물며 대비행 법문을 설해 중생을 구제하고 보살도를 행하는 분이 아니다. 발원을 하는 범부인 제자 또한 관음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본 논문은 관음의 눈을 중심으로 그 치유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본 연구자가 특히 관음의 눈에 주목한 이유는, 상담자가 지녀야 할 안목이 관음의 눈과 같아 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총 2개의 장으로 구성하였다. 먼저 ‘관음의 눈의 의미’에서는 『법 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의 게송을 중심으로 관음의 눈의 의미에 관하여 서술 하였다. 관음의 눈은 중생들의 모든 어려움을 소리로 듣고 ‘관’할 수 있는 지혜 와 자비의 눈이며 대중의 모든 소리를 관찰하고 그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역할을 하는 눈임을 피력하였다. 3장에서는 상담자로서 관음의 눈에 대하여 이 야기하였다. 상담자가에게 필요한 눈은 내담자에 대한 공감의 눈과 상담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지혜의 눈이라고 할 수 있다. 관음의 오관(五觀)에서 지혜 관은 상담자의 안목으로, 자관과 비관, 곧 자비관은 공감의 마음으로 이해하였 다. 이러한 관음의 눈을 갖추기 위한 방법으로는 자비명상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본 논문의 목적은 『능엄경』의 이근원통과 『법화경』의 보문시현의 수행체계 와 사상적 구조를 통하여 관음사상을 비교하는 것이다. 『능엄경』의 「관세음보 살 이근원통장」에서는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을 통하여 문성(聞性)을 관조(觀 照)하는 방법이 제시된다. 문성을 관조하는 것은 망심(妄心)을 유발하는 모든 경계를 해제하는 반문자성(反問自性)의 방법이다. 반문자성은 생멸심(生滅心)에 의지하지 않으며 육결(六結)의 단계를 거쳐 생사와 번뇌의 근본을 풀어가는 수 행의 원칙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다. 『능엄경』에서 요구하는 수행의 원칙은 수행의 시작과 목적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두 가지 결정의(決定義)로서 인지(因 地)와 과지(果地)를 일치시키되 문제의 근본에서 해탈의 열쇠를 찾는다. 『법화경』의 「관세음보살 보문품」에서는 세존이 무진의보살에게 관세음보살 의 보문시현과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묘용을 상세히 설하고 있다. 중생이 모두 고뇌에 빠졌을 때 관세음보살의 명성을 듣고 일심으로 그 명호를 부른다면 관 세음보살은 곧 그 소리를 관하고 모두를 해탈케 한다고 하였다. 관세음이라는 명호는 전생의 본원과 인지(因地)에서 자기극복을 수증하는 자리(自利)의 공부 로만 성립된 것은 아니다. 과지(果地)에서 전적으로 남을 이롭게 한 공덕에서 비롯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의 반문문자성 (反聞聞自性)과 일심칭명(一心稱名)의 필경지(畢竟知), 자리(自利)와 이타(利他) 의 방편의 관점에서 『능엄경』과 『법화경』에서 드러나는 관음사상의 양상을 비 교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의 자비 심과 그 심리치유적 요인에 관하여 고찰한 것이다. ‘관세음(觀世音)’은 세상 의 소리, 곧 중생의 소리를 관(觀)한다는 의미로서 ‘관한다’는 것은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보살핌’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호소하 는 고통을 보고 듣고 보살피는 구원자로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중생의 다양한 재난을 상징하는 ‘칠난(七難)’을 실제적인 재 난이 아닌 심리적인 괴로움으로 이해하였다. 이러한 심리적인 재난 상황에 처한 중생들이 관세음보살을 칭념하고 의지하면 관세음보살과 감응하게 되 고, 보살의 자비로운 원력의 작용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얻게 된다고 보았다. 천태지의는 관세음의 관(觀)을 ‘관조(觀照)’의 의미로 이해하여, 관세음보 살이 단순히 중생들의 소리를 듣고 그 소리에 따라 감응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인 내가, 대상인 무엇을 관조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천태지의의 해석에 따라 관세음보살은 외재적 초월자가 아니라 내면을 관조 하는 수행자 자신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끝으로 자비의 개념을 심리치유에 적용하여 심리치료 프로그램으로 활용 되는 ‘자비명상’의 방법과 효과를 살펴봄으로써 관세음보살의 자비가 심리치 료에 실천적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여말선초 관음보살상 중에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취하는 좌법으로 알려진 윤왕좌(輪 王坐, Maharaja-lila 또는 Rājalilāsana)를 취하고 있는 조각이 다수 확인된다. 기존의 불교조각사에서 제작된 바 없는 작례로서 활발한 대외교섭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고려 시대 관음신앙을 통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윤왕좌를 취하고 있는 관음보살상의 도 상을 살펴보면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에 상주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는데, 중국 송대 제작된 수월관음보살의 모습에서 그 원류를 확인할 수 있다. 윤왕좌를 취하고 있는 관음보살상의 양식적 특징은 여말선초 불교조각의 양식사적 흐름위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는다. 통일신라 양식을 기반으로 외래양식을 적절히 수용한 전통양식과 원․명대의 독특한 티베트계 양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제작경향을 살펴보면 소형의 호지불상(護持 佛象)이나 경상(鏡像)과 같은 휴대용 불교용구에 집중적으로 제작되어 독특하다. 이들은 제난구제(諸難救濟)나 안산(安産) 등 현세이익적인 원(願)이나 정토로 향하고 싶은 내세에 관 한 염원을 담을 수 있는 대상으로서 이를 성취하고자 하는 강한 마음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은 양주 청련사의 조선후기 불교조각 가운데 1670년에 조성된 대웅전의 아미타삼존상과, 1651년에 조성된 원통보전의 관세음보살상을 다룬 것이다. 이 두 조각상은 2017년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친 복장 조사를 통해 제작 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웅전의 아미타삼존상은 1670년(강희 9, 庚戌)에 수조각승 녹원(鹿苑)을 비롯한 인종(印宗)ㆍ도운(道云)ㆍ유경(唯敬)ㆍ사운(思運)ㆍ성심(性諶) 등 6명이 참여해 조성한 17세기 후반의 불교조각으로, 확실한 조성 연도와 조각승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청련사 아미타삼존상은 1670년에 조성된 이후 1913년과 2000년에 개금불사가 이루어졌으며, 1940년에 복장품 일부는 도난되었다.
청련사 관세음보살상은 1651년(효종 2, 辛卯)에 전라도 흥양현 팔영산(八影山) 지장암(地藏庵)의 좌협시보살로 조성된 사실이 조성발원문에 기록되어 있다. 조성발원문의 내용을 통해 아미타삼존상 가운데 좌협시보살로 조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1940년에 개금ㆍ중수하였던 원문(願文)이 발견되었다.
청련사 원통보전의 관세음보살상이 어떠한 이유로 청련사로 이안(移安)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조선 말기에 왕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왕실 관련 사찰에 여러 지역의 불상들이 이동된 경우가 많았던 사실을 비추어 볼 때, 양주 청련사의 관음보살상도 화계사와 흥천사처럼 왕실과의 인연으로 고흥능가사의 지장암에서 청련사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法華寺十一面觀音菩薩像은 높이 100cm의 입상으로 한그루 의 비자나무(榧)로 된 9세기 檀像풍의 일목조상으로 알려져 있다. 본 상에서 특징적인 것은 얇은 동판을 잘라서 鬢髮과 垂髮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같이 표현된 점인데, 마치 이와 대 응하는 것처럼 바람에 펄럭이며 뒤집힌 천의의 끝단 표현도 훌륭한 조각 기법으로 완성되어 주목된다. 이와 같은 이른바 風動表現에 관해서는 중국 당대 화가 吳道玄의 화풍을 답습 한 결과라고 한 井上正의 견해가 정착되었다. 그런데 본 상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光明皇后연고인 東大 寺아미타당에 안치된 檀像十一面觀音像(현존하지 않음), 혹 은 紫微中臺十一面悔過所의 畵像本尊(현존하지 않음)의 模刻 이라고 하는 견해가 제기되었다. 원래 光明皇后의 십일면관음 신앙은 아미타신앙과 결합한 신앙으로, 8세기에 제작된 東大 寺아미타당상이나 紫微中臺畵像本尊도 황후의 아미타신앙 과 밀접하게 관련하고 있으며 陀羅尼集經에서 말하는 阿彌 陀佛輪印法과 같은 수행법인 同經에 게재된 掐數珠印제11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한다면 法華寺 像에서 보이는 吳道玄풍의 풍동표현이나 未開敷蓮華등을 조 형화 한 광배는, 아마타불의 극락정토에 서있는 십일면관음을 표현하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생각되는데, 光明皇后에 얽힌 설 화에 물든 法華寺像도 황후의 십일면관음신앙의 계보를 잇는 상으로 원래는 法華寺아미타정토원 금당에 모셨다고 하는 선행연구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法華寺像의 풍동표현 이나 광배 장식은 光明皇后의 십일면관음신앙의 성격을 전해 주고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특수한 표현은 紫微中 臺畵像本尊등에서 이미 채용된 표현을 法華寺像이 답습한 결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예전부터 추정된 것처럼 法華寺像 은 여전히 光明皇后연고의 십일면관음상의 모각이었을 개연 성이 높다.
초기 통계에 따르면 용문석굴 당대 기년관음보살상은 53구가 있으며, 기년이 없는 상은 140여구가 있다. 필자는 현장조사에 의거해 기년관음 상에 대해 구체적 기록 및 분석을 진행하고, 역사문헌과 비석의 내용들 을 참고하여 용문석굴 당대 관음상의 특징 및 형상변천 규율에 대해 정리하였다. 또한 당대 관음상에 관한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검토하여 당대 용문을 비롯하여 낙양지역의 정토신앙 및 관음신앙에 대해 살펴보 고자 한다.
자본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핵심적 기제는 사유(私有, private possession) 이다. 그런데 미래에 예상되는 사회경제적 주요 현상으로 공유(共有, sharing)가 지목되고 있다. 공유가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자연스런 귀결이 될 지 아니면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할 대안적 모델인지는 분명치 않다. 중요 한 것은 공유 개념에 대한 분명히 의미 정리와 공유에 대한 냉철하고 비판 적 사고, 그리고 올바른 방향의 모색일 것이다. 이에 불교 특히 관음사상의 주요 상징들이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관음 사상은 공유사회에서 재해석하여 되새길 만한 세 가지 주요한 상징 을 내포하고 있다. 자비(慈悲, compassion), 이근원통(耳根圓通), 천수천안 (千手千眼)이 그것이다. 자비가 보여주는 공유에 필요한 핵심적 가치는 바 로 공감이다. 또 원통(圓通)이 보여주는 공유에 필요한 핵심적 가치는 편들 지 않고 가리지 않음이다. 원이 나타내는 ‘골고루’(regular, even)의 상징성 이 이를 나타낸다. 그리고 천(千)은 순서상의 차별성을 극복하고 ‘한꺼번에’ 의 상징을 통해 공유의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관음사상에 내포된 공유적 관점은 단순히 종교적 이상에 그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삼계교(三階敎)라는 교단조직을 통해 실제적으로 구현 되기도 했다. 따라서 관음사상에 내포된 공유적 상징성은 현대 공유사회의 방향성을 모색하는데 있어서도 시사점 내지는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종교가 세상에 참여하고 구원하는 방식이다.
인류 정신사의 고결한 정신 유산인 대승불교의 ‘보살사상’은 타인 구제를 전면에 내 세운 휴머니즘의 결정체이라 할 수 있다. 중생구제의 큰 원력을 세우고 자비를 실천하 기 위한 대자비심의 화현이 관세음보살이다. 모든 중생의 어머니가 되고, 귀의처가 되 어 사바세계의 현세적인 고통을 해결해 주는 대승 보살사상은 출가자 중심의 한국불 교 수행문화 전통에서 소외되기 쉬운 기층 불교 신도들의 역동적인 신행문화의 근간 을 이루며, 이들의 종교적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사상적 분출구라 할 수 있다.
‘관음주송’은 신행자의 문제나 어려움의 해결자이자 구원자인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쉼 없이 염하는 것으로 신행자의 마음을 오롯이 신앙 대상에 모으는 역 할을 하며, 나아가 신행 주체가 신앙 대상과 하나 되는 체험을 유발하여 존재론 적 변형을 경험하게 한다. 즉 신앙 대상이 수행의 매개체로 기능하는 가운데, 신행 주체가 신앙 대상과 분리되지 않는 불이의 전변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 는 것이다. 신앙 대상에 대한 타력적 신앙이 점차 신행자 자신의 의지적 자력 수행을 통해 주체와 대상이 합일되는 극적인 체험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신비주의 전통에서 볼 수 있는 신비체험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관음주송을 위시한 각종 소리(종교언어)를 통해 개별 종교 전통이나 공동체가 지향 하는 궁극적 경지를 추구하는 행위는 다양한 정서적 변화와 심신 치유를 가능하게 한 다. 나아가 고도의 집중 수련에 의한 비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의식의 변화를 도모하는 등 인식의 지평을 넓혀 나갈 수 있다.
관세음보살을 단순히 염하는 ‘관음주송’은 그 자체로 종교 의례적인 몸짓이자 수행 법이며, ‘관음기도’라고 불리듯이 기도의 속성까지 아우르는 복합적인 종교기능을 그 속에 응집시키고 있다. 즉 관음주송 자체가 곧 언어적 의례(verbal rite)이자 수행이며, 기도라 할 수 있다. 나아가 ‘관음주송’이라는 ‘언어적 의례’을 실행하는 자신이 바로 의 례의 집전자이자 수행자, 기도의 주체로서 종교의 다양한 역할을 스스로 행하는 것이 다. 이처럼 언어적 의례는 실천적 종교 의례를 보다 개인화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몸 짓으로 행하는 다소 형식적이고, 정형화된 의례를 대체하여 보다 역동적이고, 내적으 로 충만한 구원의 방식을 지향하며, 반의례주의적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관음주송은 언어를 수행의 도구로 삼아, 일상적인 의식 상태를 탈피해 종교적 통찰 을 주는 의식 상태를 의도적으로 구현하는 대표적인 만트라 수행법으로 이해될 수 있 으며, 언어를 활용해 언어를 초월하는 종교적 통찰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탈자 동화와 변형의식상태의 개념을 통해 적절하게 분석될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대승불교를 관통하며 기층 신행의 저변에 도도히 전승되어온 관음신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바램과 희구를 어떻게 수렴하여 이상적 모델로 현현될지 자못 궁 금하다.
이 논문은 관음신앙에 대한 천태의 선적 이해를 분석해 정리한 것이다. 동북아 불교신앙의 중요한 형태 중의 하나인 관음신앙은 중국인들에 의해 다양하게 수용되었다. 외재적이며 초월적 존재로 대중적 지지를 받았으며, 중국에 토착화하여 낭랑신앙이나 해신신앙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러나 천 태지의는 이러한 종교적 관념에 동의하지 않았다. 관음을 수행적으로 이해 하고자 했다.
관음을 천태신앙의 독특한 수행방식인 관법으로 이해하고자 한 것은 법 화경에 대한 그의 주석인 법화문구이며, 이 책의 「석관세음보살보문품」 에서 십쌍과 오척으로 관음보살을 해석하면서 특유의 관법에 의거한 관음보 살의 해석이 등장한다. 이들 중에서 본 논문은 오척을 중심으로 관법에 의 거한 관음보살의 해석을 분석해 정리하고자 한다.
「석관세음보살보문품」의 오척에선 관세음이란 단어를 축자적으로 한 글자 씩 해석하고 있으며, 이 경우 관이란 글자를 관법에 의거해 이해하고자 한 다. 즉, 석관(析觀), 체관(體觀), 차제관(次第觀), 원관(圓觀)이란 의미로 해 석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법은 결국 천태의 일심삼관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본고는 일심삼관의 구체적인 고찰을 통해 관세음의 관을 관법으로 해석하고 자 한 천태의 의도를 살펴보고자 했다.
그리고 관세음의 관이란 글자를 일심삼관이란 관법의 수행으로 이해하고 자 한 근본적인 이유는, 일심삼관이란 수행이 마음의 번뇌 망상을 제거하는 것에서 출발해서 중생을 제도하는 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또한 일심삼관 의 수행을 통해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과 본질의 세계가 실상의 세계 임을 인식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내용은 바로 ‘다양한 세상의 근기를 관찰하고 적절하게 응병여약(應病與藥)’하는 관세음의 속성과 형식적으로 상통하는 점이 있다. 결국 관음은 종교적 수행의 완성이며, 자기의지의 절대 적 실현을 의미한다. 따라서 천태는 관음을 객관화하지 않고, 주체적이며 자 기실현의 완결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 논문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 조선시대 다라니경전류와 관련된 문헌들 을 고찰하여 왕실발원판 『오대진언집』이 조선시대에 민중들의 관음신앙을 형 성하여 발전하는데 미친 영향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세 단계로 논의를 전개하였는데, 첫째는 오대진언집의 성격을 규명하고, 둘째는 왕실발원판의 간행자의 의도와 역사적 배경을 고찰하고, 셋째는 왕실발 원판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이 과정에서 밝혀진 것은 첫째는 오대진언집이 관음 신앙을 위한 다라니들을 모아 간행되었다는 점, 둘째는 인수대비가 민중들이 쉽 게 다라니를 독송하도록 다라니를 언해로 표기하였다는 점, 셋째는 관음신앙을 선양하기 위하여 영험약초 를 언해하였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왕실발원판이 조선 후기까지 민중들의 관음신앙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왕실발원판의 일부분인 영험약초 가 독립적인 문헌으로 간행되어 조선 후기까지 유통되었다는 것을 규장각 소장 문헌들을 통해 밝혔다.
재의식(齋儀式)은 가장 보편화된 불교의식의 하나이다. ‘재(齋)’는 본래 심신을 닦는 수행을 뜻하는 말이나, 근래에는 불공을 올리며 그 공덕을 함께 하는 의식으로 수용되고 있다. 재의식에서는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 모두에 게 불법을 일러주게 되며, 그 가운데 시식(施食)의 절차가 들어있다. 시식의 종류에는 관음시식(觀音施食), 전시식(奠施食), 화엄시식(華嚴施食), 구병시 식(救病施食), 상용영반(常用靈飯), 종사영반(宗師靈飯) 등이 있다. 관음시식은 관세음보살의 자비에 의지하여 망인(亡人)의 명복을 비는 제 사의 한 형태이며, 이 의식은 망인을 위한 재를 올린 뒤에 행하거나 망인의 기일 또는 명절 등에 행한다. 진행절차는 창혼(唱魂), 증명(證明), 시식(施 食), 장엄(莊嚴)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불성(佛性)이란 부처의 본성으로, 깨달음 그 자체의 성질이나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뜻한다. 세친(世親)의『불성론(佛性論)』은 불성에 대해 체 계적으로 논한 것으로, 모든 중생에게는 본디부터 불성이 갖추어져 있음을 밝혔다. 이 논서의 구성은 연기분(緣起分), 파집분(破執分), 현체분(顯體分), 변상분(辯相分)의 4분(分)으로 나누어져 있다. 관음시식의 창혼의식에서 나타나는 불성론은 다음과 같다. 먼저「현체분」 의 경우 삼인품(三因品)에서 불성의 본질, 여래장품(如來藏品)에서 소섭장 (所攝藏)·은부장(隱覆藏)·능섭장(能攝藏)의 세 가지 의미로 나타난다. 「변 상분」의 경우 자체상품(自體相品)에서 불성의 개별특징 중 불변성(無別異 性), 현과품(顯果品)에서 10지전(十地前)의 범(凡)·성(聖), 10지(十地)의 여 러 계위로 나누어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음을 뜻하는 무주처열반으로 나 타나며, 「변상분」의 경우 명인품(明因品)에서 여래성을 획득하기 위해 제거 해야 할 네 가지 원인, 무변이품(無變異品)에서 본래 상태의 불성[住自性性] 과 개발된 불성[引出性] 등으로 나타난다. 시식의식에서 나타나는 불성론은 다음과 같다. 「현체분」삼성품(三性品) 에서 무상성(無相性)·무생성(無生性)·무진성(無眞性)의 3무성과, 분별성 (分別性)·의타성(依他性)·진실성(眞實性)의3자성으로나타나며,「 변상분」 자체상품(自體相品)에서 불성의 개별적 특징 중 불변성[無別異性], 무변이품 (無變異品)에서 법신(法身)의 다섯 특징 중 불일불이(不一不異)와 양 극단을 벗어나는 여섯 특징 중 소멸의 대상과 소멸의 주체에 집착하는 것으로 나타 난다. 또한「연기분」에서 여래는 다섯 가지 오류를 제거하고 다섯 가지 공덕 을 낳기 위해, “모든 중생에게 남김없이 불성이 있다”고 하였고, 「변상분」 사능품에서 청정의 불성[淸淨性]이라는 작용의 특징에서 열반의 즐거움에 대한 관찰 등으로 나타난다. 위와 같이 관음시식에 나타나는 법어나 게송에 담긴 불성을 고찰해보면 착어에서부터『열반경』사구게까지 모두 공(空)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러한 법어는 천도해야 할 영가의 마지막 남은 집착을 끊고 열반의 세계에 들 게 하려는 의도와, 모든 중생이 불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 불성을 깨달아 분별을 버릴 것과 생과 사가 오직 마음에 달려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대승불 교의 핵심사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