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no.15, op.28≫ 1악장의 발전부를 중심으로 주제적 구성의 양상을 살피고, 해당 발전부에 대한 해석으로서 ‘꿈과 현실의 내러티브’를 도입한다. 발전부를 세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각을 현실에서 꿈속으로의 이동, 꿈속의 지속, 꿈속에서 현실로의 이동이라 는 구조로 파악한다. 이로써 전통적인 고전 소나타 형식에서 벗어난 발전부의 독특하고 모호한 음 악적 전개를 설명하는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소나타 형식의 재현부는 일반적으로 제시부에서 다른 조성으로 제시되었던 주제들을 원조에서 재현함으로써 거시적 불협화를 해결하는 공간으로 이해된다. 최근의 소나타 이론(Hepokoski and Darcy 2006)에서는 특히 제2주제가 원조성에서 정격종지를 성취하는 순간을 필수구조종결점(ESC) 으로 강조하며 소나타 전체를 이 순간을 향해 달려가는 목적론적 과정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그러 나 브루크너의 재현부는 코스트베트(Korstvedt 2004)가 작곡가의 형식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 이라고 언급한 바 있듯이 자주 이러한 패턴에서 벗어난다. 제2주제가 원조가 아닌 다른 조성에서 나타나는 것은 물론 원조성에서의 정격종지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소나타 이론에 따르면 이러 한 ‘미해결 재현부’(non-resolving recapitulation)의 사례는 정규적 소나타 공간에서는 ESC를 확보 할 수 없는, 이른바 ‘소나타 실패’(sonata failure)를 표현하기 위한 작곡가의 의도적인 전략으로 이 해된다. 특히 다씨(Darcy 1997)는 브루크너의 미해결 재현부와 코다에서의 뒤늦은 종지의 확보를 작곡가의 종교적 배경과 결부시켜 ‘실패’와 밖으로부터의 ‘구원’의 구도로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학적 설명은 미해결 재현부가 담지하고 있을 수 있는 음악 내적인 필연성을 찾는 작업 의 중요성을 가려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본 연구는 브루크너의 원숙기 교향곡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전체적인 소나타 구상을 논의하면서 재현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그러한 구상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논의한다. 첫째, 브루크너 특유의 3부분 제시부와 전자에서 후자로의 연속적인 이행을 표 현하는 제시부의 조성계획 비롯된 형식적 균형의 문제, 둘째, 으뜸조성과 종속조성을 독립된 두 개 체로 대비시키기보다는 과 이후 나타나는 그 반대 방향의 이행과정, 셋째, 브루크너의 중후기 교향 곡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불협화적 대립구조’(dissonant counter-structure)의 제시와 그 해결 양상이다. 본 연구는 이 세 가지 측면을 고려했을 때 미해결 재현부를 통한 브루크너의 접근 은 오히려 긴밀한 형식적 논리를 성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교향곡 제7번≫ 1악 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밝히고자 한다.
본 논문은 라코치(Rákóczi) 음악 재료에 대한 리스트의 재작업을 다룬다. 1840년대를 중심으로 리스트가 기존의 라코치 선율과 노래, 행진, 라멘트를 어떻게 그의 편곡, 재작업, 작곡에 활용했는 지를 본고는 두루 탐구한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의 재작업의 의미를 찾아 보는 것이 본 연 구의 목적이다. 본격적인 논의는 베르붕코쉬 레퍼토리에서 집시 연주자가 재작업한 라코치 음악 을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를 토대로 리스트의 재작업이 어떻게 집시의 라코치 모델에서 주 요한 특징을 채택하면서도 그만의 고유한 예술음악을 창조하게 이르렀는지 그의 ≪헝가리 랩소디≫ 사례를 통해 살펴보게 된다. 결국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리스트의 재작업이 기존의 베르붕코쉬 레 퍼토리에 대한 비판적 대응으로서, 그의 동시대 영웅적 헝가리 행진곡의 일환으로서, 그리고 창의 적 편곡의 추구로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조명된다.
≪루치오 실라≫(K. 135)는 모차르트가 177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작곡한 오페라로, 독재자 루치오 실라와 그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오페라는 모차르트 초기 작품 중에서도 연구가 드물고, 알프레드 아인슈타인과 허만 아버트 등 학자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필자는 기존의 단편적 평가를 넘어 이 오페라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을 느끼고, 아리아의 유 형, 형식, 주제를 중심으로 작품을 연구하였다. 특히 체칠리오와 다른 인물들의 아리아를 비교함으 로써 작품 내 등장인물 간의 관계와 음악적 특징을 더욱 깊이 탐구하였다. 본 논문은 이 비교 분 석을 통해 ≪루치오 실라≫에 대한 기존 평가를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17-18세기 여자수도원의 음악이 시대의 음악 양식 변화에 활발히 발맞추는 가운데 남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여자수도원에서 어떠한 음악교육이 이루어졌는지 논구하며 다음의 결 론에 이른다. 그때, 그곳들의 음악교육 내용은 다양하고 과감하며 체계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 녀들 삶의 중심이 성무일도와 수도원 미사 등의 전례였기에 라틴어 전례 성가 교육이 가장 중요 하게 다루어지면서 기초 음악이론 학습, 가창 실습이 이루어졌고, 테너와 베이스가 편성되어 있는 4성의 다성 음악까지 아우르는 가창법이 익혀졌다. 아울러 ‘남성 악기’로 간주된 오르간, 바이올린, 첼로, 트럼펫, 트럼본, 팀파니 등을 연주해 내는 훈련이 행해졌고, 그 훈련의 수준은 마침내 전문 성까지 띠었다. 전례의 오르간 기능, 온전한 오케스트라 편성을 능히 감당해 낼 수 있는 연주 교 육이 이루어진 것이다. 통상 여성에게 작곡은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특출한 재능을 지 닌 수련수녀들은 진지한 작곡 교육을 받았을 수 있다.
본 논문은 19세기 말의 세기 전환기 혹은 20세기를 벗어나 16-17세기 음악의 그로테스크를 탐 구한다. 우선 그로테스크가 만연할 수밖에 없었던, 혼란과 격변의 16세기 유럽의 시대적 배경을 살핀다. 신대륙 발견과 종교개혁이라는 근본적 질서 재편의 시기, 그 혼돈의 중심에 있던 베네치 아에서 카니발 기간을 위해 작곡된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포페아의 대관≫은 여러 면면에서 그 로테스크를 뚜렷하게 담아낸다. 극심히도 부도덕한 사랑의 주제, 이러한 사랑이 신에 의해 옹호되 는 서사는 분명 인간의 삶에서도, 예술 작품에서도 이질적이고 불편하다. 한없이 진지하고 비통한 극적 전환점에서는 대칭구조가 사용되나, 그 틀 안에는 우스꽝스럽고 외설적인 쥬스티니아나의 구성이, 대칭의 가장 중심에는 유쾌한 춤곡 리듬이 자리한다. 또한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영향을 받아 진지한 서사를 단절하는 라찌적 장면이 삽입된다. ≪포페아의 대관≫에는 여러 층의 그로테 스크가 포개어져 있는 셈이다.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혼란과 당황스러움, 놀라움, 기이의 ‘그로테스 크들’과 그것들을 담아내는 견고하고 균형적인 구조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본 논문은 한국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 이건용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한국어의 음악적 표현 을 ≪동승≫(2004)과 ≪왕자와 크리스마스≫(2010)의 몇몇 아리아 및 합창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를 행함에 있어 한국어 고유의 특징인 장단, 고저, 억양, 음절언어적 특성, 말토막 개념 및 음악 에서의 박자 악센트와 리듬 악센트 등을 활용했다. 그 결과 이건용의 오페라에서는 문장 및 말토막이 본래의 언어적인 호흡을 유지한 채 음악화 되었으며, 한국어의 장단구조, 수식구조, 단어의 높낮이, 문장의 억양 등이 다양한 박자 악센트 및 리듬 악센트와 결합하여 해당 텍스트의 음운론적인 측면을 강화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건용의 오페라는 단어 및 문장에 새로운 장단이나 악센트 등을 부여하기도 하였다. 이 경우 해당 선율들은 ‘방언’을 구사하거나 특정 인물의 성격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이외에 도 한국어의 음절언어적 특성을 드러내듯 음악의 흐름 안에 또렷하게 인지되는 고른 텍스트의 분 포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런 성부를 토대로 하는 대위법적인 짜임새의 표현성이 두드러졌다. 화성적으로 반음계 섹션을 등장시킴으로써 해당 구간에서 발화되는 텍스트를 독특한 방식으로 청취되도록 하거나, 실제 언어 수행 시 나타나는 상호작용적인 담화방식, 감정이 섞인 말의 반복, 특정 연령 집단이 보여주는 언어적 행동 등을 오페라 안에 음악적으로 구현한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이건용의 오페라는 한국어를 민감하게 다루고 있으며, 한국어의 다양한 음운론적인 특 징과 담화 상의 속성 등을 음악적으로 반영함으로써 표현력을 강화한다. 따라서 이건용의 오페라 는 개인의 오페라 작법을 구축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오페라’로서의 기본적인 속성을 스 스로 구체화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이건용이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현실에 직면하여 예술가곡 작곡을 중단하 고 대중적 장르인 쉬운 ‘노래’로 양식변화를 한 것에 주목하였다. 1980년대의 비판적 현실을 민중 과 소통하기 위한 그의 노래 작곡은 음악과 삶의 관계성을 중시하는 그의 현실결부적인 음악관에 따른 것이다. 군사정부가 물러난 1990년대에 그의 예술가곡 작곡은 다시 시작된다. 이 시기의 가 곡 작곡에서도 이전 시기의 가곡 작품들과 구별되는 양식변화가 나타난다. 1970년대의 작품들에 서 존재론적이고 자아탐구적인 시적 내용이 두드러지는 것에 반해, 1990년대 이후의 작품들에서 는 공동체와의 공유적 감성이 강화되어 있으며, 양식적으로도 단순화된 경향을 보인다. 이건용은 음악의 가치를 작품의 완결성보다는 공동체적인 삶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되어감’의 과정에서 파악한다. 그의 노래와 가곡 작곡에 나타난 양식변화는 이러한 ‘되어감’의 과 정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는 이탈리아 출신 현존 작곡가 니꼴라 싸니(Nicola Sani, 1961-)의 작품인 ≪일종의 무 한대처럼≫(Come una specie di infinito, 1997)과 ≪로우≫(RAW, 2005)를 분석함으로써 그의 음 악에서 나타나는 이탈리아 현대음악의 유산에 대해 조명한다. 싸니는 ‘내면의 서사’에 집중한 루이 지 노노(Luigi Nono, 1924-1990)의 후기 작품에 나타나는 음악적 사유를 계승하였고, 침묵, 다이내 믹, 음색, 공명, 진동, 즉흥성 등으로 설명되는 포스트-노노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받았다. 노노의 ≪고요한 파편들, 디오티마에게≫(Fragmente-Stille, an Diotima, 1980)는 정치적인 메시 지에서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서사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실험적인 현악기의 특수주법과 다이내믹의 극단적 변화를 통해 음악적 파동을 형성한다. 이러한 파동은 내면의 감정과 내러티브를 묘사하며, 침묵에 가까운 페르마타의 정지된 순간에 투영된다. 내면의 표현에 대한 탐구는 노노 이 후 세대인 살바토레 샤리노(Salvatore Sciarrino, 1947-), 알레산드로 스보르도니(Alessandro Sbordoni, 1948-)에게도 나타난다. 샤리노는 “제로 사운드”나 “글라이딩 음절 발화 양식”과 같이 소리 와 침묵에 대한 전통적 개념에 도전하는 음악어법을 제안하였고, 스보르도니는 즉흥성을 활용하여 내부 조화와 외부 공명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음향에 주목했다. 주류 음악계와 거리를 두고 자신만 의 독자적인 영역에서 활동한 지아친토 셸시(Giacinto Scelsi, 1905-1988)는 ‘단음음악’을 통해 하나 의 중심음이라는 제한된 소재 내에서 미묘한 음고와 음색의 변형을 통해 무한한 음향의 가능성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노노와 몇몇 포스트-노노 작곡가들의 음악적 사유와 표현기법은 싸니의 창작 팔레트에 담겨 다 양하고 독창적인 모습으로 발산되었다. ≪일종의 무한대처럼≫은 작곡가의 개인적인 대화와 감정 을 담은 작품으로, 중심 음향과 음악적 요소의 변화를 통해 인간 감정의 고요함과 요동을 표현한 다. ≪로우≫는 전쟁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제한된 음고를 중심으로 세밀하게 움직이는 미분음과 음색의 변형이 ‘음 타래’를 형성하며, ‘다이내믹 파도’를 통해 증폭되며 전쟁에 대한 거센 감정을 표출한다. 특히 ≪로우≫에서 나타나는 제한된 음고의 다양한 표현, 실험적 음색 의 추구, 다이내믹의 극단적 변화는 1950년대 이후 이탈리아의 다양한 아방가르드 음악 중 내면의 서사에 집중했던 한 조류의 영향을 발견하게 해준다. 이러한 연구는 음악학계에서 다소 주변부로 소외되었던 새로운 이탈리아 현대음악에 대해 재고할 수 있게 해주며, 오늘날의 현대음악에 대한 범위와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이 기록하고자 하는 것은 17세기 후반 독일 바로크의 오페라 문화와 관련된 복잡하고 다 층적인 서사이다. 이 서사에는 국내 음악학 담론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독일 바로크의 오페라 문화와 그것의 태동, 그리고 성장 등을 다루는 일련의 과정이 담겨 있다. 특별히 이 글은 이 과정 을 17세기 후반,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공공 오페라 극장을 중심으로 기술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역설하고자 하는 것은 라이프치히의 오페라 문화가 17세기 중반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의 주 요 음악도시, 예컨대 함부르크, 드레스덴, 하노버, 그리고 베니스 등이 제공했던 문화적, 음악적 연 결망 안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다. 라이프치히의 오페라 문화를 이러한 방식으로 읽는 것은 이 도 시의 음악적 지형이 멀리는 베니스와 가까이는 하노버 등의 도시와 얼마나 유사했었는지도 가늠 하게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음악적 몰입은 음악 청취, 악기 연주 등의 음악 활동에 참여하는 동안 음악에 깊게 집중하고 있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음악을 청취하는 동안 나타나는 몰입은 청취자로 하여금 긍 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하며, 이때 몰입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주관적 행복감이 높은 것으 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음악 청취 시 나타나는 음악적 몰입 상태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으며, 청 취자가 몰입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인지과학, 신경과 학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들이 음악 청취자의 몰입 상태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정량화하고자 시 도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플로우(flow), 몰두(absorption), 참여(engagement) 등 몰입 을 설명하는 여러 개념들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어 음악적 몰입 현상을 개념화하기 어렵다는 문 제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몰입에 관한 다양한 논문 리뷰를 통해 음악 청취 활동 시 나타나는 몰 입 모형이 선행요인-몰입 상태-결과의 3단계로 구분될 수 있음을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 의 플로우 이론에 기반하여 확인할 것이다. 또한, 음악 청취의 몰입을 행동적, 생리학적, 신경과학 적으로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론과 향후 연구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베베른의 ≪3개의 가곡≫ op. 25, no. 2 작품을 스트라우스(Joseph Straus)의 총체 적 성부진행(Total Voice Leading)을 통해 음향 사이 내재된 모든 성부진행의 가능성들을 조명하 고, 음향 간 성부진행의 관계를 다각적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이다. ‘음향 간 성부진행’ 분석을 통 해, 베베른의 가곡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음향 간 총체적 성부진행 구조와 시의 구조, 시에 내재 된 의미들의 의미화 과정을 밝히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분석 결과, 다른 가사가 등장할 때 선율은 실제로 다른 선율 음정 구조, 다른 선율 방향성, 다른 다이내믹, 다른 텍스쳐 등으로 등장 하지만 다른 시어에 내재된 의미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음향 간 성부진행의 총체적 가능 성을 통해 연결 구조를 확보하며 음향 간 성부진행에서 ‘의미의 구조화’를 확립하고 있음을 확인 하였다. 본 연구는 무조음악의 음향 진행의 근저에 내재된 총체적 성부진행을 통해 시의 의미적 구조와 음향 간 성부진행이 어떻게 연결되어 ‘의미화’ 될 수 있는지 조명한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의 《음악적 농담》(Ein musikalischer Spaβ, K.522)은 1787년에 완성된 디베르티멘토이다. 이 작품에서 모차르트는 일부러 적절하지 못한 작 곡기법들을 사용하고 전통 형식에서 벗어나는 요소들을 통해 음악적인 풍자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의 의도적인 실수로 보이는 것은 호른의 불협화음, 바이올린의 온음음계, 부속 화 음의 미해결, 병행 5도 진행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을 언급하고 있는 연구 논문들은 대부분 이런 표면적인 음악적 풍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분석의 예를 통해서 설명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본 논문에서는 고전 기악곡들의 형식을 기능과 연관해서 설명하고 있는 캐플린의 이론과 그가 제시한 유형들을 분석 모델로 삼아 모차르트 작품의 제1악장과 제3악 장의 악곡 분석을 통하여 악구 구조와 형식 측면에서 이 작품의 이례적인 점들을 음악적 풍자와 연관 지어 살펴본다.
본 연구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초기 종교음악 중 ≪호칭기도≫ K. 109와 K. 125를 차용이라는 관점에서 고찰한다. 이 두 곡은 각각 1771년 5월, 1772년 3월에 잘츠부르크에서 작곡 되었는데,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지금까지 논의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모차르트의 곡들을 아버지 의 작품과 꼼꼼하게 비교하여 아버지의 영향이 가장 구체적인 경우에서부터 추상적인 경우까지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할 것이다. 모차르트가 아버지 레오폴트의 작품을 모델로 하여 어떻게 독 립적인 곡들을 만들어나갔는지 살펴보며, 이를 통해 모차르트의 ≪호칭기도≫ 뿐만 아니라 종교 음악 전반에 관한 학문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이 글의 목적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와 그의 교회 칸타타 안에 흐르는 ‘당대’ 루터교의 신학 언어를 읽어내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역시 신학적인 언어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바흐 의 ≪칸타타 75번≫, ‘주린 자는 먹을지어다’(Die Elenden sollen essen)를 분석한다. 이 작품 안 에 담긴 루터교의 교리와 메시지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들은 어떤 신학적 언어로 기록되어 있 는지 파악해 나간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칸타타 75번≫에서 발견되는 두 개의 교리, 즉, ‘칭의’와 ‘십자가 신학’이고 이것의 신학적인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루터 교를 상징하는 두 교리가 ≪칸타타 75번≫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역설하면서, 이러 한 주장이 내포하는 바에 대해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