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5학년 아동 112명을 대상으로 규칙적인 메트로놈 소리에 대한 손가락 태핑 반응을 측정하여 청각-운동 동조화 능력의 발달적 측면을 연구하였다. 실험 결과 5학년으로 갈수록 응답 정확도가 증가하였으며, 학년별 차이는 BPM 120 빠르기 (500ms 시간 간격)에서 가장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5학년으로 갈수록 자극과 응답 간 시간 차이가 줄어들고 응답 변화도가 낮아졌다. 또한 3년 이상 악기 교육을 받은 3, 4학년 아동의 경우 BPM 120 빠르기에서 유의미하게 더 일관된 응답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최초로 한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규칙적 리듬에 대한 운동 반응을 측정하였으며, 실험 결과 초등학생은 BPM 120 빠르기를 중심으로 청각- 운동 동조화 능력이 발달하며 악기 훈련이 이 발달을 더 촉진하는 것을 보여준다. 언어 처리에서도 대략 500ms 간격의 시간적 규칙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언어 장애 아동의 경우 이 간격에 대한 태핑 반응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음악 교육을 통한 태핑 능력의 향상이 언어 처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숭고와 숭고의 역개념인 역숭고 사이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탐구하여 음악이론과 대중음악담론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연구이다. 이 연구는 음악적 숭고 개념을 다루는 음악이론과 대중음악담론의 최근 연구를 분석하고, 현재 음악학 담론의 관점에서 칸트의 숭고 개념 과장 파울의 역숭고 개념을 재해석함으로써 음악적 숭고와 역숭고의 이론적, 이념적 성격을 파악 한다. 나아가 음악분석을 숭고와 역숭고의 체험으로 재개념화하여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의 음악분석의 문제적 측면에 대해 재고하는 한편, 음악이론과 대중음악담론이 음악 자체라는 문제적 대상을 다루는 방식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두담론의 접점과 차이를 구체화하고자 한다.
이 글은 여성 작곡가 진은숙에 관한 다양한 텍스트를 고찰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 음악가의 재현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진은숙은 동아시아 여성으로서 백인 남성 중심의 서구 현대 음악계에서 주류 작곡가로 자리매김한 작곡가이며, 현재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글의 목적은 서구 음악계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구축한 한국 출신의 작곡가 진은숙은 누구인가, 그녀를 둘러싼 텍스트들은 그녀가 누구라고 말하는가, 그리고 그 말하기의 방식에서 드러나는 담론의 의도는 무엇인가를 탐구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먼저 관련된 이론과 서구에서의 진은숙 재현의 양상을 간략히 정리하고, 한국 사회에서 여성 작곡가 진은숙을 재현하는 양상이 매체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뉴스 기사에서의 재현은 진은숙이 해외에서 거둔 성공을 동일시함으로써 국가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데에서 시작하여, 한국에 돌아와 활동하는 진은숙을 애국자로 묘사하고, 그녀의 작품을 현대음악 정전의 위치에 올려놓는다. 다른 한 편으로 진은숙은 개인으로서나 작곡가로서나 ‘여성으로서’ 재현된다. 『객석』등의 잡지기사에서는 진은숙을 더 이상 여성으로 재현하지 않고 전문가로서의 작곡가로 재현하며 서술 태도가 변화하는 특정 시점이 나타난다. 이 연구는 작곡가 진은숙에 관한 담론을 통하여 여성 음악가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관점과 태도를 고찰하려 했다. 이러한 시도가 음악을 통하여 한국사회를 들여다보는 창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영화에서 사용되는 오페라의 음악 및 줄거리는 유사성을 통하여 의미를 강화하고, 극적 전개에 기여한다. 오페라가 영화에 사용되면 그것은 분명 내재적 음악에 해당하나, 세련된 의미 전달과 강화를 위해 영화 제작자들은 영화 속 오페라의 위치성을 조작하여 현장감(청각적 충실도)을 성취하거나, 그와 반대로 처리하여 외재적으로 변용하기도 한다. 이 논문에서는 필자는 음악의 현장감을 확보하거나 무마하기 위해 위치성을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음원의 명료성과 좌우 혹은 중앙의 방향성을 분석하였다. 전자는 위상상관계수, 후자는 고니오미터를 통해 계측이 가능한데, 필자는 영화에 사용된 두 요소의 미묘한 조정이 영화의 의미 형성 및 강화에 어떻게 기여하고 또 나아가 내러티브 전략을 보조하는 측면을 논의하였다. 필자는 『대부3』(1990), 『007: 퀸텀 오브 솔라스』(2008), 『미션임파서블 5 로그네이 션』(2015)에서 사용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토스카⪢, ⪡투란도트⪢가 음향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기능하는지 위상상관계수와 고니오미터를 통해 분석하였다. 『대부3』에서는 오페라의 특정 지점에서 위상상관계수를 높여 가사를 대사 수준의 명료하게 확보하는 처리가 돋보였고, 『007: 퀸텀 오브 솔라스』에서는 근본적으로 내재성을 지닌 ⪡토스카⪢가 외재적으로 삽입 된 아놀드의 음악과 결합하며 만들어내는 위치성의 변화를 통한 역동적인 현장감 확보와 매체 간 감정 공유 방식이 드러났고, 『미션임파서블 5: 로그네이션』에서 음악의 처리 방식과 방향성 및 음향 조절을 통한 현장감 전달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음향 조절은 영화음악이 내재와 외재의 위치성을 넘어 앰비다이제틱하거나 메타다이제틱한 음향 효과를 보조함으로써 관객들의 감정적 만족도와 풍요로운 정보로 인한 몰입도를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20세기에 들어서서 베토벤을 바라보는 관점은 예술 음악을 이해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매김해 왔다. 현재 통용 중인 음악사 문헌은 그러한 결과적 베토벤을 소개한다. 하지만 베토벤 상의 형성 과정이나 그것과 결부된 주요 요소들은 자주 간과된다. 본 연구는 베토벤 수용사에 관한 주요 연구물을 중심으로 수용사에 나타난 핵심 관점들을 정리하고, 그것이 현재 통용되고 있는 음악사 문헌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한국의 대학에서 교재로 활용되는 네 개의 음악사 문헌에서는 전반적으로 베토벤 패러다임을 근간으로 하여 베토벤을 소개한다. 하지만 그 역사적 과정이나 관점 도출에 동원된 근거들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이것은 향후 베토벤 수용의 폭과 깊이를 제한하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베토벤 수용의 전개 상황에 대해 보다 근접하여 소개하는 음악사 문헌을 기대한다.
본 연구는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음악사 문제를 논의로 삼고, 그 현상을 기억이론의 맥락에서 논의하였다. 빈악파 그리고 빈 고전주의의 구성원으로 조명 받는 베토벤은 사회적으로 음악적으로 분분한 이견을 초래함에도 여전히 기존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다. 이것을 문화인류학자 알라이다 아스만(Aleida Assmann)의 기억이론을 바탕으로 살펴보고, 동시에 사회적, 음악적 관점에서 그 해석을 뒷받침하고자 하였다. 베토벤 음악은 ‘빈’이라는 특별한 장소의 문화적 기억으로 전승되었고, 빈 귀족사회의 후원과 하이든(Franz Joseph Haydn),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의 음악 행보가 베토벤을 더욱 18세기 고전과 연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나아가 음악사 서술에서 아스만이 주장한 기능기억과 저장기억의 상보작용이 음악사 서술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1719년 독일 아욱스부르크에서 태어나 1789년 잘츠부르크에서 사망한 음악가이다. 그는 바이올린 연주자이며 작곡가로 잘츠부르크 궁정악단의 궁정음악부감독 (Vice-capellmeister)를 역임하고, 음악이론가이자 음악교육자로서 성공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음악사에서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음악에 대한 전문성과 가치가 심하게 폄하되어 있고, 심지어는 몇몇 미디어와 영화 등의 비전문적 접근으로 인해 그에 대한 인간적인 평가마저 훼손되어 있다. 본 논문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아욱스부르크에 있는 볼프강 모차르트에게 보낸 편지 BD 346(1777년 10월 9일)과 BD 348(1777년 10월 12/13일)을 분석 연구하였다. 이 편지 속에는 레오폴트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18세기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모차르트 가족들이 주고받은 편지에는 18세기 음악과 18세기 사회상을 이해하고, 볼프강 모차르트의 성장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가 담겨 있어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촉구된다.
본 논문은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에서 악구확장을 포함한 주제가 다시 등장 할 때 더욱 확장된 모습으로 나오는 경우를 다룬다. 첫 단계의 악구확장과 둘째 단계의 악구확장을 비교하여 살펴봄으로써 삽입된 아이디어를 더욱 확대 발전시키려는 작곡가의 의도를 가늠해 보며, 작곡가의 세밀한 작곡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필자는 둘째 단계에서의 추가확장 방식을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우선 1) 첫 단계 악구확장의 삽입된 부분 안에서만 새로운 내용을 추가 삽입한다(모차르트의 K. 581/3악장과 K. 333). 2) 첫 단계의 삽입된 부분을 그대로 두고, 악구의 다른 곳에서 새로운 삽입을 추가함으로써 단락을 확장한다(모차르트의 K.533와 하이든의 두 소나타,Hob: 33, 43). 3) 삽입의 규모를 늘려가면서, 인접 악구와 단락 간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결국 전체 단락의 재구성을 가져온다(모차르트의 K. 576과 하이든의 Hob: 34). 각 유형에 속하는 작품들을 하이퍼박자와 화성진행 위주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첫 번째 유형의 경우 삽입된 아이디어가 변주 또는 발전되어 악구의 종결을 최대한 연기하고 있다. 따라서 제시부를 끝맺는 종지(EEC)보다 재현부를 끝맺는 종지(ESC)를 훨씬 강조하고 있다. 둘째 유형에 속하는 악구확장에서 기존의 삽입은 주변 악구들 사이에 또 다른 삽입을 야기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며 단락을 확장시킨다. 한편 마지막 유형에서는 삽입된 아이디어가 형식적 단락들 사이를 넘나들어 등장하면서 매우 파격적이고 흥미로운 작곡과정을 보여준다. 모차르트의 D장조 소나타(K. 576)에서는 종결주제 단락을 확장하면서, 제2주제를 종결주제의 후행악구 중간에 포함되는 거대한 삽입으로 처리하고 있다. 또한 하이든의 경우(Hob: 34) 여러 차례에 걸친 삽입으로 인해 거대한 코다 단락을 새로 형성하기에 이른다. 즉 악구의 삽입에서 시작한 지엽적인 현상이 단락간의 삽입이라는 거시적 현상으로 확대 해석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첫 단계에서의 삽입은 둘째 단계에서의 거대한 삽입을 이끌어내는 일종의 촉매제가 된다.
이 글은 바흐와 그의 음악을 1700년대를 전후한 독일의 오페라 전통이라는 음악문화 안에서, 또는 그것에 기대어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전통적인 바흐연구는 바흐가 속한 사회적 맥락을 경건과 세속, 또는 교회와 그 외부로 엄밀하게 구분했고, 작곡가를 경건과 교회에 속한 루터교 교회음악가 로 규정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시각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당대 독일, 특별히 라이프치히의 지적, 신학적 담론이 세속과 교회가 구분되는, 그리하여 서로 넘나드는 유동적이고 탄력적이며 다양한 문 화적, 사회적, 신학적 지형을 만들어나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주장한다. 이러한 지형 안에서 당대 작곡가들은 전례음악과 오페라 모두를 넘나드는 작품을 작곡하였다. 이 글의 결론은 바흐 역시 당대의 음악관습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본 논문은 골만(Claudia Gorbman)의 내재적· 외재적 음악의 분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러한 이분법적 공간을 넘어서는 공유공간과 사이공간인 앰비다이제시스(ambidiegesis)와 메 타다이제시스(metadiegesis)에 대한 개념적 검토와 정의를 시도하였다. 기술발전에 힘입어 영화에서 음악의 처리 방식이 다원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홀브룩, 스틸웰, 스미스와 같은 학자들은 음악의 위치성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앰비다이제시스와 메타다이제시스는 물론, ‘환상적인 갭’(fantastic gap), ‘애매한 상태’ 등을 제시하였으나 이들 간의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다. 필자는 음 악의 위치성에 대한 최근의 논의들을 검토하고 이들에 대한 비교, 종합, 적용을 시도하였으며, 장면의 변화에 따라 음악의 위치성 변화를 역동적으로 판단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몇몇 사례로 든 영화의 장면들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음악의 위치성 변화에 대한 역동적 인지가 해석에 끼칠 수 있는 영향과 여기서 나오는 풍부한 의미에 대해 탐구하였다.
현재 한국 음악대학의 커리큘럼은 20-30년 전의 커리큘럼과 비교하여 별 다른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조성음악을 위한 화성법, 대위법, 구조분석에 대한 수업은 필수로 지정되어 있는 반면, 조성 음악 이후의 음악에 대해서는 한, 두 과목 선택 과목으로 개설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와 관련 수업이 개설도 안되어 있어 무조음악에 대한 교육적 경험의 기회조차 받을 수 없는 음악대학들도 무수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 국내 음악대학들의 커리큘럼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현 실태를 파악하였으며, 세계 우수한 음악대학들의 커리큘럼 조사를 통해 어떠한 수업들을 제공하며 21세기 흐름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미국, 독일 음악대학들의 커리큘럼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와는 매우 상이한 수업 설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공 음악 수업뿐만 아니라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개설하여 깊이 있는 해석 능력 함양이 가능토록 하고 있었으며, 4년의 학부 기간 동안 조성음악에만 초점 맞춘 것 이 아니라 20, 21세기 현대 음악까지 음악이론과 음악사를 연계시켜 단계적으로 매우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었다. 또한, 정통 서양 음악에서 벗어나 현재 음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곡가, 장르 등을 다양하게 수용하여 개설하고 있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우수 음악대학들의 커리큘럼 분석 연구를 통해, 필자는 21세기, 한국 음악대학의 커리 큘럼을 개발하여 제안하였다. 전공필수의 음악이론 1-9 수업을 조성음악 분석법에서부터 현대음악 분석까지 아우르도록 설계하여 4년의 학부 과정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조성음악 뿐만 아니라 20세 기, 21세기, 현대음악까지 접하고, 분석⋅해석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음악이론 수업과 음악사 수업 내용이 연결되도록 설계하였으며, 이러한 이론적 학습과 함께 분석 실습, 연주 실습 등도 연계된 교육과정을 제안하였다.
손드하임의 뮤지컬은 20세기 후반의 미국 극장예술의 새로운 양식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해답을 주었다. 그의 뮤지컬 음악은 각 대본과 극중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찰의 결과물이다. 또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그 수준을 따지지 않고 활용하는 그의 비범한 절충주의의 결과이다. 이 논문에서는 그의 대표 뮤지컬 중 몇 장면을 음악적인 측면으로 분석하고 사용된 작곡 소재와 기법을 화성, 선법, 리듬, 텍스처, 형식 구성 원리 등의 측면에서 살펴본다. 그리고 그 결과 어떻게 극의 총체적 예술성에 공헌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왜 그의 뮤지컬이 미국 고전으로 남을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본 연구는 20세기 후반의 작곡가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오라토리오 양식 활용의 의미를 찾아 보려는 목적으로 헨체의 유일한 오라토리오 《메두사호(號)의 뗏목》(1968)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것이다. 이 작품은 1816년에 실제 일어난 프랑스의 호위함 메두사(Méduse)의 난파 사건을 소재로 했고 솔로, 혼성합창단, 관현악이 함께하는 전통 오라토리오 양식과 유사한 구성의 세속 오라토리오이다. 헨체는 인간의 삶을 향한 순수하고 강한 의지를 이야기하는 소재 선택과 인간에 대한 존중 과 도덕성을 노래한 전통 오라토리오의 장르 미학을 연결하고 악곡 구성의 기초로 삼았다. 그리고 상징적인 등장인물을 설정하고, 적절한 시각적인 무대와 극적인 움직임의 요소를 도입했으며 이야기 속 인물들과 그들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오케스트라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20세기 후반의 음악에서 확실하게 드러나는 작곡가의 개별성을 담았다. 사회 참여적인 작곡가로 변화하며 자신의 새로운 예술 철학을 담기 시작한 작품이기도 한 헨체의 《메두사호(號)의 뗏목》은 종교적인 내용이 중심 주제인 오라토리오 장르가 세속적인 내용 을 담아서도 그 예술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했다. 또한, 작곡 경향의 자유로움이 무한한 20세기 후반에도 전통적인 장르 양식 활용이 작품을 창의적으로 전개하는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본 논문에서는 칼 필립 엠마뉴엘 바흐의 건반악기를 위한 A장조 소나타, W. 55/4의 1악장을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W. 55/4의 1악장에서는 각 스키마 유형이 소나타 형식의 구조안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활용된다. 이는 작곡가가 갈랑 스타일로서 스키마를 인식하였을 뿐 아니라 형식적 구조 또한 면밀히 고려하여 작품을 구상했음을 의미한다. W. 55/4의 전체 악장에서는 종지가 갈랑 스타일을 반영하는 또 다른 척도이다. MI-RE-DO, 커드워스 종지, 회피 또는 위종지, 수렴 종지, COMMA, 클라우줄라 베라, 그랜드 종지 등의 다양한 유형이 용도와 기능에 맞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작품을 끝맺는 3악장의 종결부에서는 그랜드 종지, 회피 종지, 커드워스 종지가 연이어 나타나 종지를 극대화한다. 여딩엔의 스키마 이론은 갈랑 음악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과 지침서로서 전형화된 음악적 패턴인 ‘성부 진행 스키마’를 제시하였고 이러한 스키마 유형과 종지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갈랑 음악의 스타일과 다양한 양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스키마 이론은 전고전시대 뿐 아니라 적용 가능한 고전 시대 작품까지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1713년 2월 23일 연주된 바흐의 세속칸타타 208번에 포함되어 있는 두 개의 아리아, 즉 제7악장 베이스 아리아와 제9악장 소프라노 아리아를 통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 두 악장은 바흐가 비빌디의 협주곡을 접하기 이전, 즉 1713년 7월 이전에 작곡된 음악들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바흐담론은 비발디 협주곡을 통해 학습한 리토르넬로 형식은 1713년 7월 이후 작곡되는 바흐의 성악작품에 침투하였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칸타타 208번의 분석을 통해 이 글은 이미 1713년 7월 이전부터 바흐는 리토르넬로 형식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나간다. 이를 통해 이 글은 바흐의 작곡공정이 뮬하우젠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쳐, 비발디의 협주곡을 학습하고, 이것을 바이마르의 루터교 칸타타에서 실험하여 라이프치히에서 최상의 수준에 이른다는 일관성 있고, 체계적이며, 논리적인 내러티브의 재고를 요청하고 있다.
1641-1649년에 하르스되르퍼(Georg Philipp Harsdörffer, 1607-1658)는 8권으로 구성된 방대한 문학전집 『여성실에서의 대화놀이』(Frauenzimmergesprächspiele)를 완성하고 4번째 권에 《젤레비히》(Seelewig)를 수록하여 1644년에 출판한다. 당시 하르스되르퍼의 대본을 가진 《젤레비히》는 무대작품의 표현법들을 담아 슈타덴(Sigmund Theophil Staden, 1607-1655)의 음악과 함께 극작품으로 탄생된다. 따라서 ‘텍스트의 소통을 위해’ 《젤레비히》에서 사용된 개별 악기와 조성은 각각의 등장인물과 연계되어 상징적 의미와 정서적 표현을 가지며 텍스트의 내용과 전개처럼 음향적 내용과 전개로 소통력을 보여준다. 결국 제시된 악기와 조성의 상징적 의미와 정서적 표현은 바로크 뉘른베르크 오페라 «젤레비히»에서 소통된 당시 사회의 ‘문화적 소리’로 음악 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 글에서 필자는 오늘날 철학과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풍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공감에 대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음악에 대한 공감이란 어떤 것일 수 있으며 어떻게 가능한지, 그리고 음악적 경험을 공감이라는 개념을 통해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논구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먼저 공감이 역사적으로 사고된 방식, 그리고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절정에 이르렀던 미적 공감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고 다음으로 거울뉴런체계의 발견과 더불어 새롭게 제시된 공감 개념과 공감에 대한 현대적 논의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음악적 공감을 마음읽기의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분석한다. 필자는 오늘날 많은 공감이론가들이 지지하는 공감의 이원론이 음악적 공감에서는 성립되지 않으며 음악적 공감은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절차임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체화된 음악적 내러티브라는 개념을 통해 해명한다. 또한 필자는 발제적 입장에서 음악적 공 감은 음악 안에 미리 확정되어 있는 속성들을 청자가 시뮬레이션 하는 심적 작용이 아니라 청자와 음악 사이의 역동적이며 순환적인 상호 관계를 통해 성취되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발제적 입장에서 마음읽기의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음악적 공감을 이해하는 것이 음악적 관여가 갖는 신체성, 그리고 청자가 음악에 대해 종종 느끼곤 하는 일체감과 음악의 타자성 사이의 긴장을 해명하는 데 다른 무엇보다 유용한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본 연구는 인지행동 음악치료 프로그램이 음악전공자들의 무대공포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실시되었다. 연구대상은 서울 소재의 음악대학 및 예술대학 3곳에서 무대공포증을 겪는 음악전 공자를 대상으로 무대불안 척도를 사용하여 높은 점수를 얻은 음악전공자 10명을 선정하였다. 실험 집단 5명과 통제집단 5명으로 구분하여 무선 배치하였으나, 실험집단 1명이 중도 포기를 하여 실험 집단 4명, 통제집단 5명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본 프로그램은 2018년 3월 15일부터 4월 17 일까지 주 2회 50분으로 10회기로 구성하여 진행되었다. 연구결과 무대불안 척도점수에서 실험집단의 평균이 통제집단보다 37점 낮게 나타나 음악치료가 효과적인 중재임이 입증되었다. 양적연구와 함께 무대공포증을 겪는 음악전공자의 질적인 변화를 알아보기 위하여 참여자들이 작성한 설문지와 연구자의 관찰기록내용, 참여자들의 경험 및 변화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하여 분석하였다. 내용분석의 결과, 참여자들의 무대공포에 대한 경험변화는 원인 찾기, 생각 공유, 나의 변화, 새로운 음악경험, 스트레스 해소, 새로운 다짐으로 6가지의 구체적인 하위영역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질적연구의 결과에서도 음악치료는 내담자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적 경험으로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