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정토진종(淨土眞宗)을 소재로 한 구라타 햐쿠조의 스님과 그 제자과 선종의 임제종을 소재로 한 다치하라 마사아키의 겨울의 유산, 이 두 작품을 인간 삶의 갈등과 구원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했다. 일제 강점기에 혼란된 정체성을 찾는 주인공의 도정을 그린 겨울의 유산에서는 주인공의 갈등이 결국 아웃사이드로서의 존재를 거부하고 주류로 편입하고자 하는 내적 갈망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단순한 구원보다 삶에 대해 더 깊은 질문을 던져온 주인공에게 작품의 강력한 모티브인 선종은 현실적인 구원의 방식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스님과 그 제자에서는 일본 사회의 전통적 인정과 의리라는 사회규범이 등장인물들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데, 이 작품의 구원은 악을 지닌 채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악인정기설로 우리 모두는 본래 이미 구원되어 있다는 믿음과 비승비속(非僧非俗)인 채로 순수하고 성실하게 살아야한다는 가르침이었다. 이 연구를 통해 종교적 구원과 현실적 구원은 여전한 평행선임을 보면서, 구원이란 우리 모든 인간의 평생 과업임을 상기하게 된다.
우리는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과 변화하는 세상 속에 서 오히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은 더 부족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 한국교회 앞에 놓여진 변화된 현실은 결코 녹록치가 않다. 이런 시대 변화의 흐름 속에 놓인 한국교회 는 새로운 변화의 현실 속에서 여러 가지 당면한 문제들을 스스로 헤쳐 나갈 변혁의 의지가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이다. 필자는 본고에서 한국사회에서 개신교가 타종교보다 사회봉사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원인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때 제자훈련으로 점철되었던 한국교회의 현상을 실례를 통해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뷰카와 팬데믹 시대에 한국교회가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길을 성찰하고 그 대안으로서 선교적 제자도를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는 그리스도를 온전히 따르지 못하는 제자도 의 부재, 상실, 혹은 미숙함의 문제에 그 원인이 있다. 본 논문의 목적은 변혁적 제자도가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교 신학적 개념이라고 주장하면서, 변혁적 제자도가 한국교회 위기 극복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논증하기 위해 변혁적 제자도의 개념과 발전과정, 그리고 그 특징을 살펴보고자 하는 데 있다. 변혁적 제자도는 2013년 WCC 부산총 회에서 발표된 TTL 문서를 배경으로 등장한 선교개념으로서, 2015년 3월 WCC CWME 위원회에서 처음 사용하였고, 2018년 WCC CWME 아루샤 세계선교대회에서 자세하게 다루어졌다. 이를 토대로 본 논문은 변혁적 제자도의 정의를 내리고, 5가지 특징을 살펴본다: 화해를 전하는 선교적 제자의 사명을 이어감, 그리스도께 속하여 연약한 이들과 연대 함, 사랑과 정의의 복음을 증거함, 성령을 통해 저항과 희망을 노래함, 그리고 시민직을 실천함이다. 이러한 다면적 특징을 갖춘 변혁적 제자들 은 세상을 섬기고 변혁시키는 통전적 선교를 실천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하나님의 선교의 동역자로서 한국교회가 어떻게 무슨 선교를 행할 것인가에 대한 반성적 연구가 필요하다. 본 글은 우선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잃게 한 선교신학적 근원을 검토했다. 이는 한국장로교 회가 강조한 영적 교회 설립과 개인주의적 영혼구원 선교였다. 이 정책은 초기 한국인과 갈등을 빚었다(1884-1910). 뒤이어 본 글은 영혼구원 선교에 더하여 사회선교를 강조한 통전선교를 행한 쉐핑 (Elisabeth J. Shepping, 서서평, R.N. 1912-1934) 선교사의 선교 를 검토하고, 그녀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은 한국인지도자들의 선교와 특징을 분석하였다(1910-1960). 이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하여 통전 선교와 예수 제자도 선교를 하였다. 본 글은 이 특징들이 오늘날 복음주 의 로잔 문건과 WCC 선교문건에서 어떻게 논의되는가를 살폈다. 이들은 주변부 선교, 변혁적 통전선교, 성육신적 제자도 선교인데, 본 글은 이들의 한국교회 적용을 논의했다.
헤어드레서 전문인 선교는 각자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속에서 전문적인 헤어기술로 사회봉사를 하면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별히 뉴질랜드의 총 인구 433만 명 가운데 헤어드레서 종사자는 11,457명이다. 이러한 수치는 헤어드레서 1명 당 377명을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써 직업부족 직종에 해당하여 사회적 대우와 근무환경이 한국보다 월등하다. 주 40시간 근무에 시간당 $19-32이상 의 임금을 지급 받고, 시간외 수당도 1.5배-2배까지 받을 수 있는 여건이다. 특수한 경제실정으로 인해 헤어커트 봉사는 소외되고, 가난 한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매력적이다. 헤어드레서 전문인 선교사는 좋은 작업환경과 무자본으로 지역사회 속에서 사회봉사, 기술교육, 상담 등의 사역을 하고, 지역주민과 원활한 소통을 하며, 복음을 전하는 가교의 역할을 한다. 또한 선교사는 복음으로 인해 회심한 자를 만나게 되면, 그 제자와 함께 동거동락하고, 영육간의 필요를 채워주며, 제자 양육이 가능하다. 한 명의 제자가 또 다른 제자의 영적 성숙이 이루어지 기까지 도와주고, 책임져 주면, 제자 삼는 재생산은 계속 이어지고, 효과적인 전문인 선교의 동력이 될 것이다.
제자백가의 각 학파는 비록 주장하는 사상이 서로 다를지라도 동일 사물에 대해서 언급하여 의견을 전달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그러한 사물 중에는 발명품이나 도구도 포함되는데, 본고는 그 가운데 規矩, 즉 그림쇠와 곡자를 고찰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제자백가의 대표적인 사상가들이 規矩를 어떠한 의미로 자신의 문장에서 거론 하였는지, 이 도구들이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작가간에 規 矩란 용어를 제시하는 방식에 있어서 공통점이 있는지 등 문제에 대해 분석했다. 또한, 사상가들이 본인들의 담론에서 規矩를 선택한 이유와, 그것을 통해서 추측 가능 한 당시의 사회상, 아울러 당시 사람들이 세계를 어떤 식으로 인식했는지 분석했다.
마태복음의 배경이 되는 마태공동체는 유대 그리스도인과 이방 그리스도인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면서 점차 유대교로부터 핍박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으라는 예수의 선교명령에 따라 열방을 향해 선교하였고, 동시에 유대인들을 향해서도 선교하 였다. 따라서 마태는 예수가 유대인들이 바라고 기다리던 다윗의 혈통 을 이은 왕이자 메시아임을 증거하기 위해 마태복음 전체의 구성을 모세오경과 유비시켰다(analog). 또 왕으로 온 예수를 강조하기 위해 하나님 나라보다 ‘천국’(Kingdom)을 선호하며 ‘왕’(King)의 복음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것은 마태복음의 결론이자 핵심인 ‘대위임령’을 천하의 제왕이 등극하는 형식, 즉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28:18)로 명령하고 있는 것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이 선교 명령은 결국 그가 자신을 따르는 자들을 가르치고 고치며 훈련했던 모든 것들이 ‘선교적 제자도’로 집약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의 목적은 현대 신학교육의 모델들과 커리큘럼을 ‘선교적 제자도’의 관점에서 재고하는 것이다. 동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교육 모델로서 베를린 모델은 교회의 필요에 따라 전문적인 사역자들을 훈련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그 모델은 교실 교육과 교회 현장 사이의 거리가 커짐으로써 학생들에게 실제적인 사역을 준비시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과목들을 공부하면서 아카데믹한 부분을 추구하는 반면에 목회자의 신앙과 영성 그리고 인격 훈련이 도외시 되고 있다. 본 연구는 위의 모델을 배제함 없이 ‘선교적 제자도’를 위한 도제교육의 모델을 강조할 것이다. 이로써 이 연구는 신학교육 기관들이 선교적 관점에서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커리큘럼의 재고를 제안할 것이다.
본 논문은 하워드 스나이더의 교회론을 중심으로 “공적 제자도를 이루는 생태학적-선교적 교회론”을 연구한 논문이다. 스나이더는 “교 회는 하나님의 위대하신 선교사인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유전학적으로 선교적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로 현존하게 된 공동체 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교회론의 출발점”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한 다. 또한 그는 ‟교회는 가장 본질적인 차원에서 선교적 공동체다. 비록 때때로 선교가 실제로 주변화된 때가 있었지만 선교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DNA 안에 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교회는 세상을 향해 전진하는 하나님의 선교 공동체로 공적인 영역에서 올바른 제자로 삶을 살아가는 것만이 하나님의 선교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스나이더의 교회론적 방향은 선교에 맞춰 져 있으며 교회의 진정한 본질은 선교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입장을 고려하면서 본 논고에서 그의 교회론을 세 가지 차원에서 탐구했다.
첫째 그의 교회론은 하나님의 창조의 영이 깃든 창조 세계를 보존하고 책임져야 하는 교회 공동체의 선교적 사명을 지향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계의 회복과 그 세계 안에 하나님의 샬롬이 이루어지기 위한 교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스나이더는 온 땅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주목하면서 하나님의 원대한 선교적 계획은 이 세계를 섬기는 것이며 그 범위는 역사를 초월하여 나아간다고 말한다. 그리고 교회는 이 세계를 섬기는 하나님의 선교적 행위의 도구로서 창조세계를 보존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사명을 지녔음을 강조 한다. 하나님의 선교적 통치는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피조 세계로 향한다. 전 피조 세계가 하나님의 샬롬을 통해 평화를 되찾고 파괴되고 상처 난 영역들이 온전한 회복을 가져오는데 있다.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생태학적 목적은 바로 하나님의 샬롬을 실현하 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둘째는 교회의 진정한 삶은 섬김, 즉 종으로 살아가는 데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 세상은 ‘빈익빈 부익부’의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 부의 축척을 위해 가난한 자들은 끝없이 가난의 굴레와 노동의 시간을 보낸다. 스나이더는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는 가난한 자를 해방하는 종의 공동체로 존재해야 함을 강조한다. 교회는 공평과 정의를 행하며 탈취당하는 자를 압박하는 자의 손에서 건지고 이방인과 과부를 압제하 거나 학대하지 않는 해방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교회의 부르심은 가난한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부유한 그리 스도인들이 가난한 자들을 위한 자발적 가난과 섬김이 없다면 그들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없으며 이런 실천이 바로 예수의 선교적 삶을 실천하는 길임을 강조한다.
셋째는 교회의 선교적 부르심의 행동은 공적인 제자도로 나타나야 함을 보여 준다. 스나이더는 공적 제자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스 도인들은 교회 안에서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지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광장에서도 동일하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께 서 교회를 이 세상 가운데 부르시고 파송하신 근본 목적은 제자의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말과 행실로 그리스도가 우리 가운데 보여준 사랑과 은혜를 세상 가운데 보여주고 실천해야 할 당위성을 지녔다. 교회가 교회됨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는 교회 안이 아니라 세상이다. 세상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살아내느냐에 따라 교회는 자신의 생태학적 삶을 구현할 수 있다. 선교의 실천이 단지 말에만 국한 된다면 교회는 공적 광장에서 복음으로 살아낼 수 없다. 말과 함께 실천적인 삶을 보여줄 때 공적 제자도를 이루는 공동체 가 될 수 있다.
최술은 韓愈의 「原道」에 나오는 道統論을 인용하여, ‘공자가 堯-舜-禹-湯-文-武-周公-孔子로 이어지는 道統의 전수자’라는 절대적인 위상을 설정하고 있다. 맹자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春秋戰國時代를 거치며 亂世로 접어드는 혼란 속에서 孔子이후의 道統의 전수자로 孟子를 설정한 것이다. 최술은 ‘孔子를 존재할 수 있게 한’ 孔子의 弟子들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그는 공자의 弟子24人을 德과 功勞에 따라 顔子부터 子思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배치하여 이들의 행적을 상세하게 고증하였다. 공자제자들의 위상을 순차적으로 설정하면서, 최술은 기존의 이른바 ‘孔門十哲’을 과감히 해체했다. 현재 成均館文廟配享順位에 포함된 孔門十哲중에서 12. 子游, 13. 子夏, 14. 子張, 15. 宰我, 16. 冉有5인이 10위권 밖으로 빼고, 8. 有子, 9. 原思, 10. 公西華, 11. 子賤4人을 이들보다 훨씬 앞선 순위에 배치시킨 것이다. 또한 최술은 『孟子』의 내용을 정치하게 분석하여 『孟子』에 등장하는 제자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공과를 분류하였다. 그는 이들을 樂正子․公都子․屋廬子, 萬章․公孫丑․充虞과 같은 “수준 높은 제자[高第弟子]” 두 그룹, 陳臻․徐辟과 같은 “차등의 제자그룹”, 그리고 陳代․彭更․咸丘蒙․桃應과 같은 “제자의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그룹”까지 4등급으로 나누어 철저하게 고증하고 있다.
이 논문은 제문이 가지는 특성에 주목하여 南冥 曺植(1501-1572)의 제자들이 지은 11편의 제문을 분석한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남명의 제자들이 문하에 나아간 때는 언제이며, 당시에 그들이 저마다 받은 각별한 가르침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았다.
11편의 제문에 드러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오건은 1551년에 남명의 문하에 나아갔으며, 자신이 스승에게 받은 특별한 가르침을 ‘공부하는 방법’과 ‘때를 알아보는 의리’로 함축했다. 정인홍은 남명의 교육은 책을 잡고 읽는 강학이 아니라 제자들의 정신을 깨우쳐 스스로 터득하도록 하는 방법이었다고 술회했다. 김우옹은 남들보다 백배 천배 노력하라는 말씀, 출처에 관한 경계, 성성자를 전해 받은 일, ‘雷天’ 두 글자의 훈계 등을 남명에게 받았으며, ‘서리 내린 소나무와 눈 쌓인 측백나무’처럼 어떠한 어려움에도 자신을 간직하라는 장려를 입었다.
정구는 남명이 6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 밤낮을 이어가며 강학을 진행했는데도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고 회고하며 스승이 제자들에게 얼마나 지극한 정성으로 가르쳤는지를 서술했다. 최영경은 그 어떤 가르침보다 남명이 가진 ‘깔끔한 맑은 기풍’에서 큰 배움을 얻었다. 하항은 남명의 교육 방법의 특징으로 일에서 비유를 취해 깨우치게 했다는 점을 특기했다. 이 기록을 통해 남명이 문장을 지을 적에만 비유적 표현을 많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제자들을 가르칠 때에도 적절하게 활용하여 깨닫도록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로는 스승의 모습을 봄날에 눈이 녹는 듯이 감화시키는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제신은 스승의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보았으므로, 그분의 언행이 일치한 것은 자신만이 안다고 확신했다. 류종지는 남명의 교육 방법을 ‘병통의 뿌리를 시원하게 도려내고 뒤이어 약을 처방하는 것’이라고 기억했다. 곽율은 남명이 제자들을 가르칠 적에 두 양단을 들어 남김없이 극진하게 말씀해주셔서 정성스러운 가르침에 감화를 입어 분발하게 되었다고 서술했다. 조원은 자신의 자질이 매우 부족했지만 정성스럽게 가르쳐주셨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선비[佳士]’로 장려해주신 일에 깊이 감격했으며, 가르침의 핵심을 ‘居敬窮理’라고 요약했다.
이러한 내용에 근거하여 두 가지로 그 의미를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제문의 작자들은 남명 문하에서 중요한 비중을 가지는 제자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남명이 산청의 산천재에 은거한 만년에 입문한 학자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둘째, 남명은 절실한 비유에 의해 새롭게 각성시키는 것, 핵심 단어와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수양의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 자신이 살아온 삶에 근거해 학자가 추구해야 할 이상을 보여주는 것 등으로 제자들을 가르쳤다.
중국에는 고대로부터 千字文이나 三字經과 같은 童蒙書들이 많이 편찬 되었다. 이런 교재들은 어린 학동들에게 識字 및 상식교육을 시킬 때 필수적으 로 사용되었던 교재들이다. 중국에서 현존하는 동몽서 중 가장 일찍 나왔던 책 은 急就篇이다. 그러나 이 보다 앞서 중국에는 최초의 학생규칙이었던 「弟子 職」이 있었는데, 이는 齊나라 稷下學宮의 학생 관리 규칙이기도 하지만, 훗날 동몽서 편찬에 영향을 주게 되는 ‘동몽서 雛形’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제자직」은 管仲이 지은 것으로, 제나라 桓公 때 세워진 직하학궁의 학생 생 활수칙이다. 직하학궁은 제나라 정권이 국가발전과 정권을 공고하게 하기 위하 여, 인재를 불러 모아 그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면서 학술연구와 학생교육을 담 당하게 하였던 교육기관이었다. 이 직하학궁 내의 각 학파 賢士들은 백가쟁명 의 구도 속에서 학생들을 지도 관리해야 했고, 이러한 배경에서 「제자직」이 나 오게 되었다. 「제자직」에서는 “尊師” “友愛” 정신과 道德修養, 학습활동과 생활습관 등 학 생들이 반드시 지켜야할 기본적인 준칙 등을 체계적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그 내용은 약 열 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형식은 기억하기 쉽도록 거의 전 부가 1구 4언의 운문으로 되어 있다. 「제자직」의 기본 정신은 곧 스승을 존중하고 법도를 중시하는 “尊師重道”사 상이다. 이러한 사상은 내용 중의 “謙恭”과 “虛心”의 태도에서 잘 나타나 있다. 이 사상은 학생이 갖추어야할 훌륭한 학습태도이자 덕성을 길러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가 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尊師” “重道”의 가치 관념을 체현 하는 방법인 것이다. 「제자직」에서의 “尊師” “重道”의 교육철학은 공허하게 추 상적・관념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이것이 구체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실천이 되도록 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尊師” 정신은 정상적인 교학활동을 위한 전 제조건이 된다는 점에서, 「제자직」에서는 지극할 정도로 선생님에 대한 “恭敬” 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君師父一體”라는 전통적 관념이 그대로 적용 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弟子職」이 漢書 「藝文志」 중에서도 孝經類에 분류되어 있는 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자직」 이후에 나온 千字文・百家姓・三字經・弟子規 등과 같은 동몽서들이 모두 다 「제자직」처럼 네 글자 형식으로 된 것은 아니지만, 그 격식 과 정신은 모두 「제자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제자직」 에서 교육내용을 學規와 통일을 시킨 編寫 원칙은 곧 훗날 동몽서들이 아동의 심리 특징에 맞도록 하고, 지식교육과 도덕 배양을 하나로 융합시켜 이상적인 교육효과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크게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