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수준과 갈래를 달리하는 고고 자료를 분석ㆍ비교하면서,‘금강(錦江)의 중ㆍ상류역’청동기 시대 사회문화적 특징을 탐색한다. 기본적인 정보는 광역적 취락분포유형, 취락 내 주거양상, 생산성 을 반영하는 환경요소의 분포와 취락입지의 관계, 생산도구 조합상, 분묘양상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얻어진다. 그런 일련의 정보를 통해 광역적인 인구추세와 재편양상, 국소 공동체 또는 취락 내부 양상, 가구 의 생산양상, 주거 대 매장양상의 상관적 양상 등이 상호 일치/불일치함을 파악하게 된다. 전반적으 로 유적의 밀도가 떨어지고 산악지형이 우세한 탓인지 광역적 사회복합화 또는 계층화는 미약함을 지 시하지만, 국소 공동체 내부의 양상은 그런 사회변화가 현저한 지역과 부합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지역(학)적 접근에 입각한 결과는 자체 맥락 이해는 물론, 더 포괄적인 문화적 실체―예를 들어 충청북도를 포괄하는 몇 수계―와의 비교를 통해 보편/특수성을 논의하면서 그 실효를 배가하게 될 것이다.
경기지역은 한반도의 중앙부인 지정학적 위치로 인하여 청동기시대 전반에 걸쳐 7개 취락유형의 발생과 소멸, 확산 및 공존, 병존이 복합적으로 전개되었던 지역이다. 시기별로 조기의 미사리유형, 전기전반의 토평동유형, 각형토기유형, 전기후반의 역삼동유형, 중기의 역삼동유형, 천전리유형, 송 국리유형, 후기의 점토대토기유형이 전개하였다. 토평동 유형은 한강 일대를 중심으로 분포하는 지역 성과 함께 이중구연계 토기 중심에 토기기형, 구연장식, 석기상 및 주거요소의 지역성과 동질성을 감 안하여 신규 유형으로 범주화하였고 조기 미사리유형 이후 전기 역삼동유형 사이에 위치하는 시간성 을 보인다. 경기지역 청동기시대는 전기후반 역삼동유형으로 대표되며 폭발적인 확장으로 중서부지역 일대에 크게 4개의 대형취락을 중심으로 주변으로 중소형 취락이 산재한다. 접경지역에서는 주변 문 화와의 상호작용으로 토기상의 변이와 수용이 다각적으로 발생하였다. 중기 이후에는 인접한 송국리 유형, 천전리유형 등 타 취락유형이 경기도로 확장하면서 역삼동유형의 영역권이 중서부지역으로 점 차 축소되나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타 유형과 공존, 병존한다. 점토대 토기유형이 전개되는 후기에도 경기도에서는 재지집단인 역삼동유형과 송국리유형이 점유하고 있었 으나 점토대토기유형과의 접변 양상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는 새로이 유입된 점토대토기유형 집단이 거점취락을 중심으로 미점유 지역에 대한 점상점유 전개 전략을 채택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또한 각 취락유형들의 시기별 전개는 지형단위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파악되며 이를 검토하기 위해 분수계와 유역권의 개념을 적용하였다. 구체적인 분석은 제외하였으나 경관해석에 틀로서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한다. 유형론은 청동기시대 연구에서 유용한 방법론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이와 함께 정의와 기준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자성과 대안도 논의되고 있다.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현 시점에서 유형론은 광역단위 문화의 해상도를 밝히는데 여전히 유용한 방법론임은 부정할 수 없다. 여러 문제의식들을 수렴하며 유형론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지역의 청동기시대 취락 연구는 취락과 주거의 시간적, 공간적 단위의 모호함으로 인해 체계적 이고 정량적인 취락체계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방사성탄소연대와 고고자료를 토대로 시기별 분 기를 재설정하고, 점유표면분석을 통해 단위공동체의 범위를 정량적이고 일관된 기준으로 추출하였다. 또한 순위-규모 분석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통합도와 규모상 분화를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중기에는 전기에 비해 취락 수와 규모가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또한 전기에서 중 기로의 이행에서 지역공동체 내 단위공동체의 규모상 분화가 심화되는 양상으로 전기보다 중기에 안 정적인 통합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전기와 중기 모두에서 광역적 수준에서의 정치 체 형성을 보여주는 규모상 분화는 나타나지 않았고, 기존 연구에서 중심취락으로 주장되던 환호취락 또한 내부 단위공동체 간 규모상의 뚜렷한 분화를 보이지 않거나 취락체계 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 시설만으로 중심취락의 경계를 설정하거나 취락의 위계를 논의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