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포항 유적은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 형성되어, 동북한 선사시대 문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유적의 절대연대가 측정되지 못해서 북한학계에서도 중국과 비교연구 하면서 연대를 소급시킬 뿐이었다. 그런데 이 유적에서는 신석기문화층 뿐만 아니라 청동기시대문화층도 연해주문화와의 관련성이 토기 및 토우 등에서 뚜렷하게 관찰된다. 이미 서포항 청동기시대는 연해주 청동기문화와 관련지어져 왔으나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1유형이 새롭게 고찰되고, 리도프카문화의 토기가 관찰됨에 따라서 서포항유적의 청동기시대층의 편년을 정리하고자 한다.
그 결과 서포항 청동기시대 4계의 단계로 구분되는데, 서포항 청동기 1단계는 유적의 5기가 해당된다. 7호 주거지에서 출토된 시니가이 문화 서부 1유형의 파수가 한쪽만 달린 토기가 출토되는 등 토기와 석기가 모두 시니가이 문화 서부 1유형과 비슷하다. 서포항 청동기 2단계는 5호, 6기 퇴적층 일부 토기가 포함되며,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 1유형과 동부 2유형이 공존하는 특징이 확인된다. 서포항 청동기 3단계는 2호 주거지와 이와 유사한 유물이 확인되는 7기 퇴적층 일부를 포함한다.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 2유형과 동부 2유형이 함께 확인되는 단계이다. 서포항 청동기 4단계는 7기에서 확인되는데, 4호와 10호 주거지 및 7기 퇴적층 유물과 6기 퇴적층유물도 일부 포함되며, 주로 리도프카 문화와 관련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시니가이 문화 및 리도프카 문화와 절대연대를 비교하면 1단계는 3300~3200년 전, 2단계는 3200~2900년 전, 3단계는 2900~2500년 전, 4단계는 2500~2300년 전으로 볼 수 있다.
서포항 5기보다 이른 시기의 동북한 청동기시대 유적은 범의구석 1호인데, 이곳에서 출토된 대부마연 토기가 마르가리토프카 문화의 돌대각목 혹은 이중구연의 적색마연토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따라서 동북한에서 청동기시대는 신석기시대부터 단절 없이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변화되며, 특히 서포항 유적의 5~7기에서는 연해주의 청동기시대문화인 시니가이문화, 리도프카문화 특징이 반영되었다.
이 글은 중서부지역이나 최근 新자료가 늘어난 강원지역 등과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영남지역 신석기~청동기시대 전환기에 대한 자료의 검토를 위해 작성되었다.
그간의 신석기~청동기시대의 전환기 양상연구에 대한 동향은 많은 연구자에 의해 단절 또는 계승이라는 이분법적 연구결과로 점철되어 왔다. 그 배경은 양 시기 집단이 고고자료상 매우 소극적 접촉결과만을 남기고 있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양 시기의 물질문화에 대한 구체적 비교·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토기나 문양 또는 역연대의 결과도 양 시기가 결코 단절적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다.
전환기 양상을 검토함에 있어서 그동안 신석기시대는 가장 최후의 토기양식기인 율리식단계에만 집중한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신석기 최후 단계인 율리식토기단계의 경우 대부분의 유적이 패총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취락유적으로 존재하는 청동기시대의 물질문화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에는 이중구연토기라는 한정적 자료에 봉착하여 더 이상의 논의를 하기 힘든 점이 사실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전환기 양상을 급격한 시간적 간극을 통한 과정으로 파악하고 자료의 외연을 후·말기로 확장하여 파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료의 선정에 있어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의 유구가 동일 유적·층위에서 확인된 사례를 검토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 영남내륙지역의 김천 송죽리유적, 밀양 금천리유적, 남강유역의 상촌리유적, 진주 평거 3-1지구유적을 대상으로 하였다.
그 결과 접점이라 할 수 있는 이중구연토기, 문양, 이형토기 등에서 공통분모를 어느 정도 간취할 수 있었고 그러한 공통분모를 양방향적인 교류로 이해하였다.
호서지역은 차령산맥을 경계로 이북과 이남에서 청동기시대 전기부터 뚜렷한 문화적 차이를 보이며 이러한 차이가 석촉의 제작 방법과 형태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석촉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파악 하기 위해, 석촉에 대한 명목형 속성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석촉의 형식 분류를 시도하였다. 먼저 경부 의 유무 및 형태를 기준으로 Ⅰ류(무경식), Ⅱ류(이단경식), Ⅲ류(일단경식)로 구분하였으며 각 종류마다 유의한 속성의 조합으로 세부 형식 기준을 설정하여 모두 3류 17형식으로 분류하였다.
각 시기별 세부 형식의 분포 양상을 통해 호서지역에서의 청동기시대 석촉의 변화는 단순히 무경식-이단경식-일단경식으로의 변화를 보이는 것은 아니며 동 시기 한반도 내 다른 지역과도 같은 형식이 시·공간적으로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무경식 석촉의 경우 차령 이북과 이남에서 지역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Ⅱ류와 Ⅲ류인 이단경식, 일단경식 석촉은 분포상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차령 이남에서는 경부 말단부 형태가 사각주형인 B형 석촉의 비율이 높고, 차령 이북에서는 경부 말단부 형태가 원추형인 A형 석촉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전기에 취락 유형의 차이로 인한 지역성이 나타나 중기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후기에는 지역성은 사라지지만 이전과 전혀 다른 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다른 계통의 석촉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시간적, 공간적 양상은 자연환경이나 기능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 및 제작 집단의 차이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