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의《4번 교향곡》(d단조, op. 120)은 “한 악장으로 구성된 교향곡”이라는, 그 이전까 지의 교향곡 문헌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슈만이 남긴 교향곡 중에서 가장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곡은 슈만 생존 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 품의 1버전(1841년)과 2버전(1851년)에 대한 찬·반 논란이 팽팽한 가운데 그에 대한 배경 과 작품의 양식적 특성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선 행연구에서 도출된 주장들을 검증하고, 설명하며, 수정하면서 비판적으로 수용하였다.
이 글은 ‘영상도식’이라는 개념을 통해 음악을 제스츄어로서 듣는 경험의 근본적인 토대를 해명할 것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먼저 영상도식이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음악적 제스츄어가 갖는 특징들을 제시한 후, 이러한 설명을 바탕으로 음악을 제스츄어로서 듣는 경험을 영상도 식 개념에 의해 분석한다. 궁극적으로 이 글은 음악에서 제스츄어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연속적으로 울리는 소리들을 듣는 이가 영상도식을 통해 하나의 의미 있는 덩어리로 지 각해 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이 글은 음악을 제스츄어로서 이해 하는 것은 적어도 음악을 전문적인 형식적 어휘들에 의해 이해하는 것만큼 정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아울러 주장한다.
댕디(Vincent d’Indy, 1851-1931)의 서곡3부작 《발렌슈타인》(Wallenstein)에 나타난 ‘표 제적 연주회용 서곡’의 장르적 의미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오페라 의 극적 내러티브를 악곡구성에 반영하던 19세기 오페라 서곡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이 작 품은 일종의 ‘음악적 드라마’로 이해될 수 있다. 둘째, ‘표제적 연주회용 서곡’ 작곡가들은 ‘서 곡’이라는 장르 명칭과 함께 베토벤과 바그너 등의 ‘표제적 서곡’의 전통을 따라 리스트가 교 향시에서 점차 소멸시킨 것, 다시 말해 반복의 원리에 입각한 소나타악장 형식 안에서 표제 를 다양하게 재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서곡들에 나타난 표제와 악곡구성 간의 관계는 19세기 베토벤에 의해 시작되고 바그너를 비롯한 많은 작곡가들에 의 해 발전했던 전통적인 ‘표제적 서곡’의 역사 안에서 고찰될 필요가 있다.
조지 거쉬인의 《포기와 베스》는 장르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과 연 《포기와 베스》는 뮤지컬인가, 오페라인가. 이러한 의문은 오래된 것이지만, 그것에 대 한 해답은 명쾌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많은 음악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악 그 자체에 대한 분석 중심으로만 연구했다. 이 논문은 장르 그 자체의 개념에 대한 이해 와 함께 《포기와 베스》가 가지고 있는 장르의 이중적인 면을 논의한다.
본 논문에서는 장르에 대한역사적인 관점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장르의 영향력을 칼버 그, 슈커, 파브리와 같은 다양한 학자들의 이론을 통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또한 《포기와 베 스》의 수용사 연구는, 이 작품이 오페라 혹은 뮤지컬과 같이 이중적으로 수용될 수밖에 없 었던 상황을 보여준다. 장르가 가지고 있는 역할, 작곡가의 의도와 청중의 인식이 변화되는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보다 명확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