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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靑銅器學報 KCI 등재 한국청동기학보 Journal of Society for Korean Bronze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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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

제38권 (2026년 4월)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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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지역의 초기 금속문화는 대략 청동기~초기철기시대에 해당되나, 강원지역처럼 초기 철기시대가 설정되지 않는 곳도 있다. 이에 초기 금속문화는 가장 보편적인 ‘동검’ 유물 기준으로, 금속기가 처음 출현하는 선동검(문화)기와 곡인형의 동검군이 발달하는 비파형 동검(문화)기 및 직인형의 동검군이 발달하는 세형동검(문화)기로 구분하여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강원지역의 초기 금속문화는 북한강권 중심으로 전개되었는데, 특히 춘천 일원에는 대 형 취락이 발달하고, 요동~서북한권 및 길림~동북한권으로 연결되는 문화요소 외에 서남 한권으로 이어지는 문물교류 양상까지 확인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춘천 일대를 중심으 로 차별화된 상호작용의 네트워크가 발달하였으며, 이에 더해 환호취락으로 대표되는 선사 도시가 형성되고 초기 정치체가 등장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강원지역의 경우, 비파형동검문화기에는 북한강권(춘천)이 금속기의 주된 소비처로 기능했던 것과 달리 세형동검문화기에는 남한강권(상류)이 금속기의 원료 공급처로 기능했 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관련 유적들이 처음에는 북한강권으로 밀집되었으나, 나중에는 서 해안권으로 밀집되는 것과 맞물리는 현상이다. 결국 춘천 일대에는 비파형동검문화기 환호 취락으로 대표되는 초기 정치체가 등장하였으나, 세형동검문화기 금속유물 제작·유통 환경 이 원활하지 못해 지속적인 성장에는 도달하지 못하였던 것을 보여준다. 춘천지역 역사문화권과 관련되는 논의에서 초기 금속문화는 별로 주목되지 못한 감이 있다. 이에 춘천지역 선사문화의 정체성도 대외 교류에 기반하는 금속문화의 보편성과 지 역성을 중심으로 재구성할 필요성이 있다. 광업이나 금속문화 측면에서 보면, 강원지역 근 대화의 과정에서 확인되는 지역 정체성은 선사시대의 문화 정체성과 일정하게 연결되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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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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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확립된 중·고 계열화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선사 문화 삭제라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였다. 특히 청동기시대의 서술은 보통 고조선 건국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 정도로만 다루어진다. 그러나 이 시기는 단순한 선사시대를 넘어, 농경 생산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계층 분화가 시작되며 국가로 전환되는 기틀이 마련 되는 등 한반도 고대 문화의 결정적인 분기점이다. 청동기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없 이 고대국가의 성립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학생들이 청동기시대를 입체적이고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청동기시대 사회 변동의 핵심적 내용과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그간 축적된 청 동기시대 성과의 무엇을 어떻게 서술할 것인가를 제안하고자 하였다. 먼저 청동기시대의 서술은 청동기시대 개념과 특징, 청동기시대로의 전환, 청동기시대 전기, 중기, 후기의 문 화와 사회, 주변지역과의 관계로 구성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각 내용에는 다음과 같 은 목적을 고려하여 구성해야 할 것을 제안하였다. ① 학생들이 한반도 청동기시대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맥락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② 청동기시대의 공간과 다양한 시간 속에서 여러 지역문화들이 다층적으로 공존하였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③ 그 속에서 고조선이 성장하고 주변과의 정세가 한반도에도 여 러 영향을 미쳤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④ 벼농사의 집약화가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 켰는지, 그리고 변화 속도도 지역마다 다양했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⑤ 무엇보다 현 대사회의 원형이 청동기시대에 등장하였고, 청동기시대 문화와 사회의 토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음 시대로 이어졌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서술을 통해 학생들은 같고도 다양한, 발전이 아닌 변화의 시각에서 고고학, 역 사학의 성과와 논쟁을 이해하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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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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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부에 뚫은 구멍은 청동기시대 옹관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저부 전체를 절 단하여 매납한 것도 있다. 이에 대해 배수 또는 의례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단편적인 언급들이 종종 있었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미약하다. 소성 후 천공(穿孔)이라는 특성상 정 해진 규격이나 모양이 있었다기보다는 구멍을 내는 그 자체에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 다. 옹관의 구연부 주변에 토기편을 깔거나, 저부를 분리하여 묘광과 옹관 사이에 끼우거 나, 불에 그을린 것도 있어 유아를 매장한 옹관묘에도 장송의례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 다. 성인을 매장한 지석묘나 석관묘에 단 한 점 완형으로 출토되는 적색마연호에 대해 피 장자의 영혼을 담은 항아리였다는 견해를 제출한 바 있다. 이럴 때 옹관에 뚫린 구멍은 유아의 영혼을 위한 출입구로서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마한의 옹관이나 원통형토기 및 유공광구소호에 있는 작은 구멍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의견들이 있었다. 그리고 신석 기시대 옹관으로 알려진 토기 저부에도 소성 후 천공이 있으며, 중국과 일본열도의 선사시 대에도 토기에 구멍을 뚫어 망자의 영혼이 출입하거나 영적인 힘을 계승하는 의미가 부여 되어 왔다. 고려시대 왕릉에도 유사한 의미에서의 구멍이 있고, 근세의 민속 사례에서도 의례적 기능이 알려져 있다. 이상과 같은 측면에서 보아 청동기시대 옹관의 저부 천공은 유아용의 관에 보이는 특이한 장송의례적 요소로 추정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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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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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선사시대 한반도에서 출토된 식물고고학 집합체에서 서속과 공반 출토된 잡초 분류군의 생태학적 분석을 통해 신석기-청동기시대 한반도 서속 재배의 양상을 살펴보았 다. 분석 결과 마디풀, 명아주, 강아지풀 등의 탄화된 일년생 밭잡초가 주거지에서 상당량 의 탄화 서속 유체와 빈번하게 공반 출토되었으며, 이들이 이른 신석기시대부터 함께 생장 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았다. 일년생 밭잡초의 우세와 달리, 다년생 잡초는 사실 상 부재하여 서속 경작지에서 반복적인 경운 활동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해석되었으며, 그 강도는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서속은 초여름에 파종되어 가을에 이삭 부 위를 목표로 수확되어 간 것으로 드러나 오늘날과 유사한 재배 양식을 보였다. 한편, 청동 기시대에는 잡초 분류군의 구성 및 생태적 특성이 비교적 다양해지는데, 이는 서속 재배와 연관된 것이 아니라 복합 작물 재배 체계 내 벼농사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되었다. 신석 기-청동기시대 한반도에서 서속은 저투입·저위험의 기본 작물로서 비교적 안정적인 방식 으로 재배 체계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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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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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청동기시대 취락 입지와 생계 자원 이용의 상관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취 락 주변의 환경 자료를 대리지표로 구성하여 가용자원영역분석(SCA)의 관점으로 GIS 분 석을 기반한 계량적인 검토를 시도하였다. 종실·압흔분석으로 확인된 7개 주요 작물 자료 가 출토된 전·중기 시기 구분이 가능한 90개 취락을 대상으로 지형과 수계, 토양 등 환경 자료의 변이를 검토하였다. 이후 단일 변수와의 관계만을 비교하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성분분석(PCA)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 취락 입지는 전반적으로 저지대와 완경사, 수계 접근성이 확보되는 범위에서 선택되지만, 작물별로 토양유형과 수계 접근성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결합하는 경향이 확 인되었다. 특히 쌀은 논토양과 수계 근접성이 함께 작동하는 양상이 비교적 뚜렷하지만, 반면에 조·기장은 충적지 및 밭토양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고, 보리·밀은 특정 지형에 강 하게 국한되기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확인되었다. 콩·팥속은 토양 선호가 상대적으로 약해, ‘입지 조건’ 외 또 다른 생계 전략의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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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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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한국 청동기시대 주거지의 광역적·통시적 변동 양상을 검토하고자 방사성탄 소연대 자료를 활용한 공간적 커널 밀도 추정(Kernel Density Estimation, KDE)을 실시 하였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축적된 대규모 발굴 자료는 청동기시대 연구의 기반을 크게 확장시켰으나, 전국적 차원에서 주거지 밀도의 장기적 변동을 절대연대 기준으로 비교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남한 전역을 대상으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치가 확보된 청동기 시대 주거지 3,162기를 분석 자료로 선정하고, 보정 연대의 확률분포 전체를 반영하는 방 식으로 시기별 공간 밀도 변화를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기원전 1100~700년 구간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주거지 밀도가 확인되었 으며, 특히 춘천 일대와 울산 일대에 두드러진 집중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지적되어 온 지역별 편중 현상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시기별 밀도 중심의 이동과 확산 양 상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반면 기원전 500~300년 구간에서는 전 체 밀도가 급감하는 양상이 확인되어, 청동기시대 후기 주거지 자료 감소 경향을 보여준다. 다만 본 연구는 방사성탄소연대가 확보된 주거지에 한정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표본 구성상의 한계를 지닌다. 또한 주거지 외 분묘 등 다른 종류의 유구는 분석에 포함 되지 않았으며, 연대측정의 지역적 편차 역시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절대연대를 이용하여 동일한 기준 위에서 전국적 범위의 장기적 변동상을 가시화할 수 있었으며, 확률 가중 KDE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향후 이루어질 정 밀한 시공간적 분석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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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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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빅데이터 시대의 새로운 연구 방법론으로 부상한 AI 기반 토픽모델링 (BERTopic)을 고고학 연구동향 분석에 적용하고, 그 실체적 효용성과 한계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 청동기시대 석기 관련 연구 논 문 75편을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을 수행하였다. 기존의 빅데이터 기반 연구동향 분석이 거시적 경향성 파악에 치중하여 개별 연구의 논리적 맥락을 소거하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본고는 전문가의 정성적 검토가 가능한 규모로 데이터셋을 통제(Controlled Dataset)하여 AI 분석 결과의 미시적 정합성을 정밀하게 검증하였다. 이후 그 결과를 동일시기의 연구 성과를 정량·정성적으로 고찰한 연구사적 논문 결과(손준호 2013)와 직접 비교·분석을 진 행하였다. 텍스트 분석 결과, AI는 방대한 문헌 속에서 ‘형식·편년 중심’과 ‘생산·생계 중심’이라는 거시적 연구 지형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텍스트 이면에 잠재된 방법론적 맥락(자연과학적 분석 등)을 수치로 입증하는 데 탁월한 효용을 보였다. 그러나 미시적 분석 단계에서는 비 판적 논조를 파악하지 못하는 ‘문맥 소거’, 이질적인 시공간 데이터를 기계적으로 결합하 는 ‘사실 왜곡’, 그리고 연구의 질적 경중을 가리지 못하는 ‘가치 평가 부재’라는 결정적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필자는 AI의 연산 능력을 맹신하는 태도를 경계하고, 연구자의 경험적 통찰이 AI 의 기계적 객관성을 보완하는 ‘전문가 매개(Expert-Mediated) 통합 분석 모델’을 제안하 였다. 이는 AI에게 1차적인 데이터 처리와 지도 작성을 맡기되, 사실 검증(Fact Verification), 논리적 맥락의 복원(Contextual Calibration), 연구사적 가치 부여 (Qualitative Valuation)의 최종 권한은 인간 연구자가 수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결론적 으로 디지털 고고학의 미래는 데이터의 양적 팽창에 함몰되지 않고, 연구자의 전문적 식견 을 통해 데이터에 학술적 생명력을 불어넣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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