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제3의 장소’ 관점에서 도농복합지역 문예회관의 특성을 분석하 고, 이를 기반으로 문예회관이 문화적 교류와 소통의 중심이 되는 문화 플랫 폼으로 발전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순천문화예술회관을 사 례로, 문헌 조사, 현장 관찰,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접근성’ 측면에서 시니어 세대는 문예회관을 ‘동네마실’과 같은 편안한 공간으로 인 식했으나, 예술 참여에 대한 심리적 장벽은 여전히 존재했다. ‘상호작용성’ 측면에서 문예회관은 시니어 세대에게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 기능하지만, 일 부 이용자는 상호작용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다양성’ 측면에서 콘텐츠 의 한정성이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희성’ 측면에서 문예회관은 지역민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흥미로운 콘텐츠와 예 술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상권 활성화와 지역사회 활력 증진, 나아가 문화 적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지역성’ 측면에서 지역성을 반영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지역민의 문화적 자긍심과 소속감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역문예회관이 ‘제3의 장소’로서 기능하기 위해서 는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접근성 개선, 개방형 문화공간 조성, 유·아동 대상 프로그램 운영, 지역특화 콘텐츠 개발 등이 보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대덕구 용호동 탑제를 중심으로, 지역 민속신앙이 구술을 통해 어떻게 기억되고 변화하는지를 분석하였다. 구술채록을 통해 탑제 가 단순한 신앙 의례가 아니라 공동체 정체성을 형성하고 재구성하는 사 회적 수행 행위임을 밝혔다. 특히, 석탑이라는 특정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제의가 공동체 기억을 보존하고 재생산하는 기제로 작용함을 확인하였다. 세대별 구술 분석 결과, 노년층은 탑제를 신성한 의례로 인 식한 반면, 젊은 세대는 이를 문화유산이나 지역축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민속신앙이 신앙적 실천에서 문화적 자원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 여준다. 또한, 석탑은 단순한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마을의 역사와 정체 성이 응축된 ‘기억의 장소’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장소성과 공동체 정체 성 형성의 관계를 드러낸다. 본 연구는 민속신앙이 변화 속에서 어떻게 지속되는지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며, 향후 구술채록과 민속 지 연구의 결합을 통해 보다 정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한다.
본 연구에서는 존 어리의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시선으로 박태 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小說家 仇甫氏의 一日)을 연구하였다. 1930년대 경성이라는 도시 내에서 구보씨(仇甫氏)의 산책로를 따라 한 장소에서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서 각각의 파편적인 장소에 녹아있는 소설가 구보씨의 개인적 기억과 감정뿐만 아니라 한 시대의 애환과 정서 를 다양한 방향으로의 서술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특히 이러한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 중에서 ‘장소’, ‘이동’, ‘만남’을 중심으로 한 장소 안 에서 그리고 장소 간의 이동 중에서 생긴 만남과 감정을 분석하였다. 대 상과 주체가 이동을 통해 끊임없는 순환과 사회적 위치(계급)의 존재, 다 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물, 정치와 경제, 문화와 교통이 서로 복합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문학작품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지금 까지 사회학의 관점의 하나인 존 어리의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으로 문학 작품을 분석•연구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사회학에서 주로 논의되어 온 모빌리티 개념과 특징을 하나의 문학작품과 연계하여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더 많은 문학작품을 살펴보기 위해 인문학과 사회학의 융 합적인 새로운 시도는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인문지리학의 장소, 장소성, 장소 상실 개념을 토대로 라띠 꾸말라의 『버따위 연대기』에 구현된 자카르타의 장소성과 토착민 버따위 사람들이 경험하는 장소 상실을 고찰하였다. 작품은 버따위 공동체가 뿌 리내린 자카르타가 오랜 세월 이들에게 안정과 정체성이라는 거주의 본 질을 담지하는 삶의 토대로 여겨져 왔음을 그려낸다. 곳곳의 고유한 자 연환경과 과거 이 도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흔적은 장소와 그들 간 의 유대와 애착을 두텁게 연결하는 유의미한 매개로 기능해 왔다. 그러 나 도시 개발은 집과 같은 공간에서 이들이 쌓아온 애착, 친밀함, 안락함 의 상실을 초래했다. 또한 풍요로운 자연경관과의 교감, 공동체가 공유하 던 기억이 사라진 자카르타는 장소 상실의 공간이 되어 버린다. 더욱이 삶과 생계의 토대였던 토지를 잃고 변두리로 내몰린 상황은 장소를 상실 한 내지의 이방인으로 이들을 위치시켜 박탈감과 무력감을 안겨준다. 인 도네시아의 신수도 개발을 앞두고 원주민 관련 다양한 문제와 우려가 제 시되는 현 지점에서 『버따위 연대기』에 그려진 장소성, 사람과 장소와의 관계 맺음, 그리고 장소의 변형으로 인한 장소 상실 문제가 신수도 누산 따라에서 전개될 수 있는 원주민의 뿌리 뽑힌 삶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영화에서 장소는 단순한 물리적 배경일 뿐만 아니라 내러티브 진행과 내러티브에 묘사된 캐릭터의 심리와 극적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소와 내러티브, 캐릭터는 각각 독립된 존재로만 기능하지 않고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본 고에서는 영화에서 장소가 내러 티브와 캐릭터에 영향을 준 다양한 사례들을 종합하여 고찰하였다. 구체 적으로 ‘장소와 내러티브’, ‘장소와 캐릭터’ 두 부분으로 카테고리를 세분 화하여 장소가 내러티브 및 캐릭터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였 다. 연구 결과 장소의 건축적인 요소나 대도구 및 장식품들은 독특한 장 소감을 만드는데, 이는 분위기 조성, 문화적 대비, 물리적 특성, 상징과 은유 등으로 내러티브를 발전시키며 캐릭터의 감정 몰입을 돕는다.
연구대상지인 김천 공자동은 유가의 시조인 성현(聖賢) 공자(孔子)의 존함을 그대로 차용해 이루어진 지명을 갖는 마을이다. 이러한 공자동을 배경으로 하는 구곡시가에 나타난 지명의 물리적 환경과 인간 활동 그리고 그 의미 간의 상호작용의 산물인 마을의 장소성 구명(究明)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에 따른 분석과 해석을 통해 도출한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례향교와 도동서원을 중심으로 16~17 세기 선비문화가 발전한 김천 공자동 설동(設洞)의 가장 유력한 설은 조선초 김천 부항면 출신 병마사 이회(李晦)가 자택에 보관하던 공자의 화상(畫像)을 1650~1670년 사이에 경주 이씨·김해 김씨·밀양 박 씨를 본관으로 하는 세 선비가 인근 지례향교로 옮기면서 공자동이라 명명하였다는 것이다. 이후 인근 지역의 지명까지도 공자와 관련된 고사(古事)와 관련된 인물과 행적과 관련지어 명명하면서 유가의 성 현 공자의 소환을 통한 유가의 이상세계를 구현하고자 하는 지명의존과 장소착근 현상이 심화되었다. 둘째, 공자동이 지속적 마을 형성과 발전을 지탱해온 바탕에는 이곳이 지례면과 김천시를 잇는 길목에 있는 교통요충지라는 이점과 더불어 성현의 존함을 차용한 공자동이라는 지명 자체가 마을의 물리적· 정신적 토대이자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소속감과 장소애의 본질로 판단된다. 지금도 존재하는 공자 관련 지명은 대항면 대성리의 공자동·창평, 주례리의 주공, 구성면 상거리의 저익촌·백어·명덕·벽계, 구성면 상좌원리의 문도동 등 다수가 존재한다. 셋째, 공자동의 산수경관이 노래된 황남별곡(黃南別 曲), 공자동구곡(孔子洞九曲) 그리고 구곡단가(九曲短歌)는 공자와 관련한 인명과『논어(論語)』의 고사를 통해 공자에 대한 숭모(崇慕)와 득도(得道)의 열망이 표출된 것이다. 지명 공자동(孔子洞), 창평 (昌平), 주공(周公), 안연대(顏淵臺), 백어(伯魚), 명덕(明德), 저익촌(沮溺村), 문도동(問道洞), 상좌원 (上佐院), 모성암(慕聖巖), 자하령(子夏嶺) 등은 특히 성현 공자를 향한 흠앙(欽仰)과 존양(存養)의 장소 로서, 공자와 유가사상이 깃든 장소의존과 장소애착의 산물이다. 넷째, 벽계천(碧溪川)을 중심으로 설 정된 공자동구곡과 구곡단가의 제1곡 모성암을 비롯한 구곡명과 경물 그리고 구곡 바위글씨는 공자 이외에 무이구곡 문화를 실천한 주자(朱子)의 덕행에 대한 흠모를 바탕으로 유가의 실존과 덕행을 따르 고자 했던 흔적이다. 공자동에서 보여지는 지명과 경물에 부여된 의미경관과 실존경관은 궁극적으로 모두 공자와 주자에 대한 흠앙과 존숭(尊崇)을 통해 유가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조선 선비들의 신 념이 표출된 것으로 공자동 장소정체성의 본질이다. 다섯째, 공자동 구곡 일대의 바위글씨 대부분은 제1곡 모성암과 제6곡 안연대에 집중(75.6%)된다는 점에서 해당 장소가 문화경관적 맥락에서 장소적 중요성과 가치를 지님을 확인하였다. 또한, 모성암의 바위글씨는 장소와 관련한 인물에 대한 흠앙과 존숭 그리고 장소에 대한 찬미의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 안연대 바위글씨는 공자의 제자 안연(顏淵)에 대한 추모와 함께 안빈낙도하고 유유자적한 삶의 동경이 강하게 표출됨에 따라 구곡간의 장소성에는 다소의 차이가 발견된다. 공자동 일대의 지명 등은 공자뿐만 아니라 공자의 아들과 제자, 공자가 숭모한 인물 주공 그리고 공자의 정신이 함축된 것일 뿐 아니라 공자동구곡 및 구곡단가를 통해 주자가 무이산 무이구곡에서 실행했던 덕행 또한 오롯이 담겨 있는 유교적 이상세계를 구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공자동을 중심으로 산재한 지명과 경물명 그리고 구곡명은 유가의 시조 공자와 주자 성리학을 숭모하 며, 철저한 유학자적 삶을 추구하고자 했던 조선 선비들의 관념이 장소화 된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심린 길은 싱가포르 태생으로 어린 시절 다양한 국가로 이주하며 성장하였다. <숲>은 그와 같은 길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사진 작품이다. 길은 싱가포르와 말레 이시아에 있는 열대 숲의 식물들에 텍스트가 인쇄된 종이를 삽입한 후 16점의 흑백 사진을 촬영하여 <숲>을 구성하였다. 열대 식물에 이식된 종이 텍스트들은 그곳의 기후와 환경에 따라 식물과 함께 자라나거나 부패하는 등의 과정을 겪는다. 즉 낯선 장소로의 이식과 적응의 과정 거치는 것이다. 특히 <숲>이 제작된 장소와 길이 이용 한 종이 텍스트들은 과거 식민주의적 이주의 역사와 깊이 관련된 요소들이었다. 길은 이와 같은 <숲>을 통해 이주민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뿐 아니라 식민주의적 이주가 이루어졌던 장소들의 의미 변화 과정을 이야기한다.
This study tested the effect on the toxicity of formaldehyde to select a shelter site due to formaldehyde leakage. As a result of the experiment, the range of ERPG-2 and 3 is between 2.2km and 9.6km, ASET is 6 minutes at 1km, 15 minutes at 3km, 22 minutes at 5km, and the lethality rate is 99.9% at 1km and 9% at 3km. In areas where refuge time is less than 15 minutes or the lethality rate is more than 2%, a shelter is installed. This is because if there are only a few evacuees, the evacuation time may take longer than the pre-movement time of 15 minutes or less specified in PD 7974-6:2004, and the lethality rate with the lowest number of deaths was calculated to be 2%. The shelter must be equipped with a hepa-filter, positive pressure equipment, air purifier, air respirator, goggles, chemical protective clothing type 4 and sufficient parking space must be secured to ensure the safety of evacuees.
본 연구는 예비유아교사 일상에서 의미 있는 장소성을 탐색하고자 수행 되었다. 이를 위해 2023년 4월 2주부터 4주까지 예비유아교사 19명이 참여하였다. 연구 참여자에게 가장 의미 있는 장소 사진(이미지), 이유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최종 90장의 사진과 텍스트가 분석에 사용되었 으며 수집 자료는 빈도 분석 및 내용분석을 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예비 유아교사가 일상에서 의미화한 장소 빈도 분석한 결과, 음식점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 여행지, 집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둘째, 예비유아교 사 일상에서의 장소성은 음식점, 여행, 자연을 포함하는 회복과 힐링의 장소, 가상공간 게임, OTT 플랫폼 등을 포함하는 즐거움과 행복감의 장 소, 술자리, 회식, 인스타그램을 포함하는 소통과 구심의 장소, 교육봉사 기관을 포함하는 책임과 도전의 장소로 의미화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토 대로 예비유아교사의 안녕감과 시간 관리 행동 지원을 위한 논의를 하고 예비유아교사의 자기 이해, 대학 생활 적응, 사회적 교류 증진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소셜미디어 이미지를 이용하여 대구광역시 내 반려견 산책 선호장소와 특징을 분석하 였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약 2년간의 시간적 범위를 기반으로 ‘#반려견산책’ ‘#강아지산책’, ‘#개산책’ 세 가지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활용해 분석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첫째, 추출된 622 건의 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구광역시 내 반려견 인기 산책 장소는 총 13개인 것으로 나타났으 며, 상위 세 개 장소의 경우 국채보상공원, 두류공원, 수성못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반려견 동반 산책 선호장소의 공간적 특징 및 경향성 파악을 위한 719개의 사진분석결과 ‘수변산책로’, ‘거주지 주변’, ‘공원’, ‘도시/도시인프라’, ‘반려견운동장/카페’ 총 다섯 가지 분류체계 항목으로 조사되었 다. 사진들의 다양한 요소 및 특성(Attributes) 분석틀에 의한 유형분류 결과 반려견만을 집중하여 확대, 촬영한 사진들을 제외하고 ‘경관’, ‘자연요소’, ‘활동/레저’, ‘사람’, ‘도시/장소’의 다섯 유형 으로 분류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반려견 산책 선호장소와 유형들을 파악하여 반려견 산책환경 개 선방안을 도출하였다.
13세기부터 15세기까지 양식적 변화와 이를 설명하는 미술에 대한 문헌들은 공방의 협 업에서 미술가 개인에 대한 관심으로 변화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교회 미술처럼 장소와 미술품이 밀접한 관계를 지닐 때, 공방의 작업과 미술가 개인의 작업은 다르다는 점에서 표 현에 대한 접근 방식도 변화되었다. 이런 점은 공방의 문화를 다루었던 첸니노 첸니니와 미 술의 원리를 다루며 개인의 선택으로서 표현을 다루는 알베르티의 색채에 대한 접근 방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첸니니는 원색에 흰색을 추가해서 명암을 표현했다면, 알베르티는 검정-원색-흰색을 통해 명암을 표현한다. 장소를 매개로 공간 속에서 미술가의 표현을 조절 해야 하는 공방의 입장은 미술가 개인의 역량을 드러내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고자 하는 입장과 다르기 때문이다. 미술품과 장소의 관계는 15세기 이후 이론이 미술에 대한 담 론을 주도하는 경우에도 새로운 이질적 표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기 교회 미술의 사례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장소와 미술품의 관계는 양식의 변화를 이해하 는 데 중요한 요인이며, 동시에 이론에 바탕을 둔 이론적 관점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시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본고의 목적은 선교적 실행을 위하여 장소의 개념과 종류, 그 변화에 대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상황은 탈장소화라 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초기술 사회의 소통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로 인하여 비장소, 다장소, 가장소, 그리고 무장소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전의 공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최근 장소 중심의 세계관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 탈장소화 시대에서의 장소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장소는 공간과 구별되어 이해되어야 하는데 장소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특정 공간이다. 특히 기독교적 혹은 선교적 공동체를 위하여 탈장소화 시대에서의 선교와 장소와의 관계, 장소의 변화와 선교적 장소에 대하여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적으로 모든 공간을 담보하기 위하여 우리는 특정 장소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역설을 발견한다. 그리고 ‘특정 장소를 기반으로 한 탈장소화’ 는 시대적 거대 상황에 대한 전략적인 상황화와 함께, 이를 통하여 선교적 장소들을 오히려 창의적으로 재생산하여 미래 기독교 공동체의 구체성과 현실성을 상실하지 않아야 한다.
본 연구는 지리학자가 아니라 철학자로서 장소를 다룬 말파스(Jeff Malpas) 의 관점과 중국 도가(道家)의 고전인 『장자(莊子)』의 관점을 토대로 장소와 존재의 근거, 구별, 중첩을 탐구하였다. 장소와 공간은 고대부터 다양하게 논의 되어 왔다. 1970년대 들어 인본주의 지리학자를 중심으로 장소를 공간과 분리 하여 논하기 시작하면서, 장소는 의미 없는 영역인 공간과 달리 인간이 중심이고, 경험과 애착이 더하여진 곳으로 언급되었다. 말파스는 하이데거의 장소 존재론을 확장하여 논의하며, 인간 존재가 근거할 수 있는 것으로 장소를 보았다.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에서 ‘나비’이게 하고 ‘장주’이게 하는 것은 각각의 장소에서 가능하다. 이는 “장소가 주관성 위에 확립되는 것이 아니라 주관성이 장소 위에서 확립되는 것”이라는 말파스의 주장과 통한다. 더불어 하이데거가 주장한 ‘존재’가 그 자신을 열어 밝히기 위해(to disclose) 필요로 하는 그 장소(stätte)로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과도 통한다. 반면 고대 중국의 사유에서 중국인들은 인간과 분리된 존재를 상정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장소는 인간 존재의 근거가 된다. 장소 존재론을 근거로 생각하면, 각각의 장소에 각각의 존재가 들어서며 구별이 생긴다. 이러한 예는 『장자』 곳곳에서 발견된다. 붕정만리(鵬程萬里)와 관련한 대붕과 매미, 지어지락 (知魚之樂)을 논하는 장자와 혜자 등. 주체의 존재는 복잡한 형태의 공간성의 존재와 ‘동시적’이다. 그리고 객관성의 파악은 공간성의 파악을 요구한다. 이 것은 ‘나비’와 ‘장주’의 장소를 넘어, 이를 인식하고 있는 화자인 ‘나’, 간과 쓸개의 장소를 넘어 있는 ‘관찰자’, 초나라와 월나라의 경계를 뛰어 넘어 있는 ‘관찰자’를 상정할 수 있다. 이것은 분별을 넘어선 또 다른 장소이다. 그래서 내가 자신을 발견하는 장소에 관해 얼마나 폭넓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현재 위치에서 다양한 위치들의 상관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조 릉지번(雕陵之樊)에 나오는 숲 주인, 장자, 새, 사마귀, 매미는 각자의 장소에 있고, 이 장소의 연결 고리는 계속 더 이어질 수 있고, 어쩌면 이러한 중첩은 무한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장소의 중첩은 각자 자신만의 장소를 근거로 분쟁을 유발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장자와 말파스가 비판 받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의 역할은 여기까지이다. 이상의 장자와 말파스의 장소에 대한 논의를 통해, 각자 자신의 장소에 위치하여 세상을 논하고, 그러기에 장소는 존재의 근거가 되고, 장소에 따라 존재가 구별되며, 각각의 장소의 중첩 속에 많은 가치 판단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이러한 것을 어떻게 적용시켜 우리가 사는 이곳을 보다 나은 세상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과제로 던져졌다.
서유기 속 많은 장소는 고도의 상징과 비유의 기법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그중에 서도 화과산은 손오공이 나고 자란 곳이며, 손오공과 매우 밀접하게 관계 맺고 있는 장소이다. 장소와 장소 경험의 주체가 상호 작용하면 ‘장소성’, 즉 장소의 정체성이 형성된다. 화과산은 손오공의 탄생, 손오공의 다섯 차례의 귀환에 따라 각기 다른 모 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본 연구는 손오공의 발전과정, 변모를 살펴보고 그와 상호작 용하는 화과산의 모습, 의미 등을 분석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화과산이라는 장 소가 가지는 상징성과 장소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20세기를 통틀어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스펙트럼의 반대편 극단에 위치하였던 미국에서의 화인들의 삶을 두 문화를 동시에 경험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으며 변화된 시대의식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다. 哈金의 경우 20세기 말 미국 이주 화인의 삶을 화려하지 않지만 담백한 문체로 은유된 재현의 방식을 통해 문학에 구현해냈으며 한국에서의 학술적 외연 확장의 중국문 학이라고 범주화했을 때 인지도가 있는 작가다. 여기서는 哈金의 단편소설집을 중심으로 상상된 중국이라는 이미지를 미국 사회와 문단에서 두드러지게 재현할 수 있었던 소설의 특징적인 요소를 주로 살펴보게 된다. 나아가 뉴욕 퀸즈 플러싱이라는 주요 배경이 된 장소에 대해서 그 공간적 의미를 살펴본다. 장소로서의 특수성에 은유된 화인 디아스포라들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로부터 상상된 중국과 미국 내 특수한 로컬의 결합이 어떻게 트랜스문화적 공간 속에서 글로컬 정체성을 만들어내는지의 과정을 진단한다. 결국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哈金의 문학의 지향점이 코스모폴리타니즘을 향해 있다고 가정되는 세계문학 속의 하나의 지점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한다.